[글로벌24 현장] 물 밖에서의 익사? ‘마른 익사’ 주의

입력 2017.06.20 (20:34) 수정 2017.06.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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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날씨 무척이나 덥죠?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계획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그런데 물놀이 이후, 아이들의 몸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물 밖에서의 익사사고, 이른바 마른 익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김경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텍사스의 4살 소년, 프랭키 델가도.

지난 달 말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긴 뒤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였습니다.

<녹취> 친척 : "다음날 배가 아프다더니 설사를 했어요."

전에 장염으로 비슷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프랭키의 부모는 이번에도 비슷할 거라 여기고 집에서 약만 먹였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델가도(아빠) : "같이 축구도 하고 잘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증상은 며칠 동안 계속됐고,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델가도(아빠) : "밤에 일어나서 '아아~'하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황급히 병원에 데려갔지만, 프랭키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물놀이를 다녀온지 일주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녹취> 타라 델가도(엄마) : "의료진이 계속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어요. 저는 아이를 만지게 해달라고 소리질렀어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프랭키의 목숨을 앗아간 건 마른 익사, 혹은 2차 익사라고 부르는 희귀 증상입니다.

<녹취> 타라 델가도(엄마) : "완전히 잠기지도 않았어요. 수심은 무릎 높이밖에 안됐어요."

미국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2살 어린이 지오.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한 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프랭키와 증상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 지오를 마른 익사로부터 구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가론 베가(지오 아버지) : "프랭키 가족에게 뭐라고 고마움을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들의 아이가 우리 아이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물놀이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사망하는 것을 일컫는 마른 익사.

물 속에서 숨을 쉬다 물이 기도를 타고 폐로 들어가 염증 등을 일으켜 발생합니다.

폐에 물이 차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떨어져 심정지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전체 익사 사고의 1~2% 정도 밖에 안되는 드문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성장이 완전하지 않은 4살 이하의 아이들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녹취> 에릭 바덤(의사) : "아이들이 잠수를 하거나 물속에서 숨을 쉬면 폐가 확장되지 않고 폐포가 손상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 물놀이 후 아이가 구토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합니다.

단 몇 시간만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길게는 48시간 이후에도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녹취> 마크 아우어바흐(소아과 전문의) :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나중에 기침, 호흡 장애,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입니다.

<녹취> 에릭 바덤(의사) :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6개월이 됐을때부터 수영을 배우게 했습니다."

또 사고는 수영장에서도, 심지어 욕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만큼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녹취> 위니 휘터커(응급 소아과 의사) : "제 아들도 이런 경험이 있었어요. 수영장에 함께 있었는데도 말이죠. 사고는 순식간에 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일어나죠."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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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물 밖에서의 익사? ‘마른 익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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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6-20 20:56:37
    글로벌24
<앵커 멘트>

요즘 날씨 무척이나 덥죠?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계획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그런데 물놀이 이후, 아이들의 몸 상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물 밖에서의 익사사고, 이른바 마른 익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김경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 텍사스의 4살 소년, 프랭키 델가도.

지난 달 말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긴 뒤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였습니다.

<녹취> 친척 : "다음날 배가 아프다더니 설사를 했어요."

전에 장염으로 비슷한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프랭키의 부모는 이번에도 비슷할 거라 여기고 집에서 약만 먹였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델가도(아빠) : "같이 축구도 하고 잘 뛰어다녔어요."

하지만 증상은 며칠 동안 계속됐고,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델가도(아빠) : "밤에 일어나서 '아아~'하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황급히 병원에 데려갔지만, 프랭키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물놀이를 다녀온지 일주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녹취> 타라 델가도(엄마) : "의료진이 계속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어요. 저는 아이를 만지게 해달라고 소리질렀어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프랭키의 목숨을 앗아간 건 마른 익사, 혹은 2차 익사라고 부르는 희귀 증상입니다.

<녹취> 타라 델가도(엄마) : "완전히 잠기지도 않았어요. 수심은 무릎 높이밖에 안됐어요."

미국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2살 어린이 지오.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한 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프랭키와 증상이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 지오를 마른 익사로부터 구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가론 베가(지오 아버지) : "프랭키 가족에게 뭐라고 고마움을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그들의 아이가 우리 아이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물놀이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사망하는 것을 일컫는 마른 익사.

물 속에서 숨을 쉬다 물이 기도를 타고 폐로 들어가 염증 등을 일으켜 발생합니다.

폐에 물이 차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떨어져 심정지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전체 익사 사고의 1~2% 정도 밖에 안되는 드문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성장이 완전하지 않은 4살 이하의 아이들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녹취> 에릭 바덤(의사) : "아이들이 잠수를 하거나 물속에서 숨을 쉬면 폐가 확장되지 않고 폐포가 손상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 물놀이 후 아이가 구토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고 말합니다.

단 몇 시간만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길게는 48시간 이후에도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녹취> 마크 아우어바흐(소아과 전문의) :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나중에 기침, 호흡 장애,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입니다.

<녹취> 에릭 바덤(의사) :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6개월이 됐을때부터 수영을 배우게 했습니다."

또 사고는 수영장에서도, 심지어 욕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만큼 언제 어디서나 아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녹취> 위니 휘터커(응급 소아과 의사) : "제 아들도 이런 경험이 있었어요. 수영장에 함께 있었는데도 말이죠. 사고는 순식간에 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일어나죠."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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