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코 앞인데…등산로 곳곳 ‘파이고, 깎여’

입력 2017.06.27 (21:31) 수정 2017.06.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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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지성 호우에 장마까지 바짝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자주 찾는 등산로 안전이 걱정입니다.

서울의 주요 등산로를 점검해 보니 축구장 20개 크기의 면적이 훼손된 것으로 나타나 산사태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에서 멀지 않은 서울 관악산.

산을 오른 지 채 10분이 안 돼 깊이 파인 등산로가 누렇게 드러납니다.

<녹취> "원래 지반보다 120cm 정도 움푹 파였네요."

어른 어깨높이까지 작은 골짜기가 생긴 곳도 있습니다.

이곳 등산로는 1m 40cm가 넘게 파였는데요.

표면을 이렇게 맨손으로 긁어내도 흙이 쉽게 흘러내립니다.

이 등산로는 흙이 쓸려 내려가 나무뿌리가 거미줄처럼 드러났습니다.

무너져 내린 돌무더기가 등산로 한가운데를 차지합니다.

<인터뷰> 허금영(등산객) : "위험하죠. 많이 낙상하죠. 저도 한 번 넘어졌는데요. 며칠 전에도 넘어져가지고..."

환경단체와 함께 서울의 주요 등산로를 조사한 결과 이렇게 파이고 깎이고 훼손된 부분만 14만 제곱미터.

축구장 20개 크기입니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릴 경우 훼손된 등산로를 따라 흙덩이와 돌멩이가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려 사고 위험이 큽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물이 이렇게 고여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저 아래쪽에 계곡에 집중해서 흐른다면 그것 자체도 산사태 원인인자의 하나가 됩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속을 낮춰줄 배수로와 통나무 계단 설치가 필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배수로 같은 걸 정비하고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조그맣게 정비만 하면 되는데 그걸 놓치다 보면 거기서 시작점이 돼서 여기저기 화약고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6년 전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도 기록적인 폭우에 부실한 관리가 겹쳐 일어난 만큼 장마에 앞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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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철 코 앞인데…등산로 곳곳 ‘파이고, 깎여’
    • 입력 2017-06-27 21:34:48
    • 수정2017-06-28 10: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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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지성 호우에 장마까지 바짝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자주 찾는 등산로 안전이 걱정입니다. 서울의 주요 등산로를 점검해 보니 축구장 20개 크기의 면적이 훼손된 것으로 나타나 산사태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승목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에서 멀지 않은 서울 관악산. 산을 오른 지 채 10분이 안 돼 깊이 파인 등산로가 누렇게 드러납니다. <녹취> "원래 지반보다 120cm 정도 움푹 파였네요." 어른 어깨높이까지 작은 골짜기가 생긴 곳도 있습니다. 이곳 등산로는 1m 40cm가 넘게 파였는데요. 표면을 이렇게 맨손으로 긁어내도 흙이 쉽게 흘러내립니다. 이 등산로는 흙이 쓸려 내려가 나무뿌리가 거미줄처럼 드러났습니다. 무너져 내린 돌무더기가 등산로 한가운데를 차지합니다. <인터뷰> 허금영(등산객) : "위험하죠. 많이 낙상하죠. 저도 한 번 넘어졌는데요. 며칠 전에도 넘어져가지고..." 환경단체와 함께 서울의 주요 등산로를 조사한 결과 이렇게 파이고 깎이고 훼손된 부분만 14만 제곱미터. 축구장 20개 크기입니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릴 경우 훼손된 등산로를 따라 흙덩이와 돌멩이가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려 사고 위험이 큽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물이 이렇게 고여서 흘러내리기 때문에 저 아래쪽에 계곡에 집중해서 흐른다면 그것 자체도 산사태 원인인자의 하나가 됩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속을 낮춰줄 배수로와 통나무 계단 설치가 필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인터뷰>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배수로 같은 걸 정비하고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조그맣게 정비만 하면 되는데 그걸 놓치다 보면 거기서 시작점이 돼서 여기저기 화약고가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6년 전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도 기록적인 폭우에 부실한 관리가 겹쳐 일어난 만큼 장마에 앞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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