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기사 갑작스런 죽음…과로사 논란

입력 2017.07.14 (06:20) 수정 2017.07.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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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3개월간 휴일도 없이 일을 하던 50대 에어컨 설치 기사가 작업 도중 쓰러진 뒤 그 다음날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평소 과한 업무가 원인이 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낮 12시쯤 에어컨 설치 기사 55살 김 모 씨가 작업 도중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다음날 숨졌습니다.

유족들이 밝힌 사인은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과 패혈증.

유족들은 김 씨가 평소 과중한 업무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김 씨 부인 : "새벽 6시 그렇게 일찍 나가서 오밤중에 들어와서 내가 오죽했으면 일을 줄이라고 하고, 그런 말을 했을까…."

김 씨는 4월 중순부터 삼성전자 재하청 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고 에어컨 설치를 해왔습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그때부터 날마다 찍은 작업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유족들은 휴일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김 씨 딸 : "아빠가 좀 쉰다고 해서 진짜 하루종일 집에 있었던 적이 진짜 한 번도 없었거든요. 맨날 (일하러) 나가셨어요."

김 씨는 하루 평균 서너 건, 에어컨 설치 시간과 이동 시간 등을 포함해 최소 12시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컨 설치 기사들은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전혀 쉴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합니다.

많은 물량이 배분되는 데다, 하루라도 쉬게 되면 고객들의 항의 전화를 받거나 다른 동료가 일을 떠안아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에어컨 설치기사(음성변조) : "문제는 쉬라고 하면서 일을 계속 꽂아요. 자기가 날려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니까 쉬지를 못한 거예요."

삼성전자 측은 숨진 김 씨가 재하청업체와 한시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이고 평소 앓던 지병이 악화 돼 숨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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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기사 갑작스런 죽음…과로사 논란
    • 입력 2017-07-14 06:21:29
    • 수정2017-07-14 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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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3개월간 휴일도 없이 일을 하던 50대 에어컨 설치 기사가 작업 도중 쓰러진 뒤 그 다음날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평소 과한 업무가 원인이 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일, 낮 12시쯤 에어컨 설치 기사 55살 김 모 씨가 작업 도중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 씨는 다음날 숨졌습니다.

유족들이 밝힌 사인은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과 패혈증.

유족들은 김 씨가 평소 과중한 업무를 해왔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김 씨 부인 : "새벽 6시 그렇게 일찍 나가서 오밤중에 들어와서 내가 오죽했으면 일을 줄이라고 하고, 그런 말을 했을까…."

김 씨는 4월 중순부터 삼성전자 재하청 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고 에어컨 설치를 해왔습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그때부터 날마다 찍은 작업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유족들은 휴일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故 김 씨 딸 : "아빠가 좀 쉰다고 해서 진짜 하루종일 집에 있었던 적이 진짜 한 번도 없었거든요. 맨날 (일하러) 나가셨어요."

김 씨는 하루 평균 서너 건, 에어컨 설치 시간과 이동 시간 등을 포함해 최소 12시간 정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컨 설치 기사들은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전혀 쉴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합니다.

많은 물량이 배분되는 데다, 하루라도 쉬게 되면 고객들의 항의 전화를 받거나 다른 동료가 일을 떠안아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에어컨 설치기사(음성변조) : "문제는 쉬라고 하면서 일을 계속 꽂아요. 자기가 날려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니까 쉬지를 못한 거예요."

삼성전자 측은 숨진 김 씨가 재하청업체와 한시적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이고 평소 앓던 지병이 악화 돼 숨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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