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태국, ‘부패·가짜 승려’ 골치…전용 ID 카드 도입

입력 2017.07.24 (20:36) 수정 2017.07.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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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교국가 태국에서 승려들은 국민들로부터 특별한 대우와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위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부패 승려들이 있는가 하면 가짜 승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태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방콕 유석조 특파원 연결합니다.

<질문>
최근 태국에서는 미국으로 도피했다 송환된 한 전직 부패 승려 이야기가 화제라면서요?

<답변>
네, 지난 19일이었는데요.

넨캄이라는 38살의 전직 승려가 미국에서 붙잡혀 태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패 승려 넨캄의 이야기는 지난 2013년 국내언론에도 보도될 정도로 태국에서는 큰 충격이었는데요.

당시 한 사원의 수도원장이었던 넨캄의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선글라스를 끼고 유명 외국 브랜드 가방을 들고 개인 전용 제트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동영상이었는데요.

넨캄은 이런 자신의 사치 생활을 SNS에 올려 제트족 승려, 명품 승려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넨캄이 어떻게 이런 호화 생활을 할 수 있었느냐.

넨캄은 사람의 과거를 알아내는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신도들을 미혹하면서 거액의 자산을 모았는데요.

당시 그의 재산이 10억 바트 우리 돈 33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14살 소녀와 성관계를 갖고 아이까지 낳게 하는 등 문란한 사생활이 폭로되고 사기 행각이 드러나면서 미국으로 도피했습니다.

넨캄이 이번에 태국으로 송환돼 기소되면서 적용된 혐의는 사기, 돈세탁, 컴퓨터범죄법 위반, 15세 이하 여성과의 성관계 등 다양한데요.

아무래도 중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질문>
태국은 불교 국가다 보니 승려에 대한 대우가 상당하다고 하던데, 이걸 노리는 가짜 승려도 많다고요?

<답변>
네, 넨캄의 경우는 부패한 승려의 예지만요. 승려도 아닌데 승려 행세를 하는 가짜 승려가 적발되는 예도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태국에서는 새벽 6시쯤 되면 곳곳에서 맨발로 탁발하는 승려들을 볼 수 있는데요.

전 국민의 95%가 불교 신자인 태국에서는 매일 아침 주민들이 나와 탁발 승려들에게 음식과 돈을 정성껏 시주합니다.

승려들은 태국 국왕에게도 절을 하지 않을 정도로 높은 대우를 받고 일반 국민들의 존경심도 대단합니다.

<녹취> 스리잔트라판(방콕 시민) : "승려들에게 음식을 드리기 위해서는 돈이 들죠. 하지만 나눔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거라 생각해요. 승려들에게 음식을 드리면 마음이 행복해져요."

하지만 승려들의 이런 특권을 악용한 가짜 승려들도 있습니다.

음식과 돈을 쉽게 받아 챙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역 앞이나 시장 같은 데에서 진짜 승려들과 똑같이 승복을 입고 탁발을 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질문>
결국, 태국 정부가 가짜 승려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면서요?

<답변>
가짜 승려들은 심지어 자신이 승려라는 증명서도 위조해서 들고 다니는데요.

급기야 태국 정부에서 IC칩에 승려들의 주요 정보를 입력한 스마트 신분증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카드에는 승려의 인적사항과 소속 사원, 출가한 날짜와 이력 등 다양한 개인 정보가 입력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태국에서 승려 수가 36만 명에 이르는데요.

당장 이들 승려의 인적사항을 일일이 전산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 과연 태국 정부의 '가짜 승려' 솎아내기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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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태국, ‘부패·가짜 승려’ 골치…전용 ID 카드 도입
    • 입력 2017-07-24 20:39:28
    • 수정2017-07-24 20:54:07
    글로벌24
<앵커 멘트>

불교국가 태국에서 승려들은 국민들로부터 특별한 대우와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위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부패 승려들이 있는가 하면 가짜 승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태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방콕 유석조 특파원 연결합니다.

<질문>
최근 태국에서는 미국으로 도피했다 송환된 한 전직 부패 승려 이야기가 화제라면서요?

<답변>
네, 지난 19일이었는데요.

넨캄이라는 38살의 전직 승려가 미국에서 붙잡혀 태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패 승려 넨캄의 이야기는 지난 2013년 국내언론에도 보도될 정도로 태국에서는 큰 충격이었는데요.

당시 한 사원의 수도원장이었던 넨캄의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선글라스를 끼고 유명 외국 브랜드 가방을 들고 개인 전용 제트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동영상이었는데요.

넨캄은 이런 자신의 사치 생활을 SNS에 올려 제트족 승려, 명품 승려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넨캄이 어떻게 이런 호화 생활을 할 수 있었느냐.

넨캄은 사람의 과거를 알아내는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 신도들을 미혹하면서 거액의 자산을 모았는데요.

당시 그의 재산이 10억 바트 우리 돈 33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14살 소녀와 성관계를 갖고 아이까지 낳게 하는 등 문란한 사생활이 폭로되고 사기 행각이 드러나면서 미국으로 도피했습니다.

넨캄이 이번에 태국으로 송환돼 기소되면서 적용된 혐의는 사기, 돈세탁, 컴퓨터범죄법 위반, 15세 이하 여성과의 성관계 등 다양한데요.

아무래도 중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질문>
태국은 불교 국가다 보니 승려에 대한 대우가 상당하다고 하던데, 이걸 노리는 가짜 승려도 많다고요?

<답변>
네, 넨캄의 경우는 부패한 승려의 예지만요. 승려도 아닌데 승려 행세를 하는 가짜 승려가 적발되는 예도 심심치 않게 발생합니다.

태국에서는 새벽 6시쯤 되면 곳곳에서 맨발로 탁발하는 승려들을 볼 수 있는데요.

전 국민의 95%가 불교 신자인 태국에서는 매일 아침 주민들이 나와 탁발 승려들에게 음식과 돈을 정성껏 시주합니다.

승려들은 태국 국왕에게도 절을 하지 않을 정도로 높은 대우를 받고 일반 국민들의 존경심도 대단합니다.

<녹취> 스리잔트라판(방콕 시민) : "승려들에게 음식을 드리기 위해서는 돈이 들죠. 하지만 나눔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거라 생각해요. 승려들에게 음식을 드리면 마음이 행복해져요."

하지만 승려들의 이런 특권을 악용한 가짜 승려들도 있습니다.

음식과 돈을 쉽게 받아 챙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역 앞이나 시장 같은 데에서 진짜 승려들과 똑같이 승복을 입고 탁발을 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질문>
결국, 태국 정부가 가짜 승려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면서요?

<답변>
가짜 승려들은 심지어 자신이 승려라는 증명서도 위조해서 들고 다니는데요.

급기야 태국 정부에서 IC칩에 승려들의 주요 정보를 입력한 스마트 신분증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카드에는 승려의 인적사항과 소속 사원, 출가한 날짜와 이력 등 다양한 개인 정보가 입력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태국에서 승려 수가 36만 명에 이르는데요.

당장 이들 승려의 인적사항을 일일이 전산화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 과연 태국 정부의 '가짜 승려' 솎아내기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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