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 들이친 빗물…90대 노인 참변

입력 2017.07.24 (21:16) 수정 2017.07.2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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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에서는 아흔이 넘은 노인이 집 안에서 빗물에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습니다.

평소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 생활했는데, 같이 사는 80대 아내가 이웃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빗물이 한꺼번에 밀어 닥쳐 변을 당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제(23일) 하루 110mm의 비가 쏟아졌던 인천 남동구의 반지하 주택.

96살 이 모 할아버지가 여든이 넘은 아내와 단둘이 살던 곳입니다.

이곳에 빗물이 들이치기 시작한 건 폭우가 한창이던 어제(23일) 오전 9시쯤.

아내는 할아버지를 집에서 빠져나오게 하려고 이웃에 도움을 청하러 나갔습니다.

할아버지는 치매증세가 있었던 데다 지난해 겨울부터는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만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도움을 요청하러 간 직후, 빗물은 반지하 집안으로 순식간에 들이쳤습니다.

<인터뷰> 이웃 주민 : "할머니가 올라오셨어요. 할아버지가 밑에 있는데, 물이 좀 차 가지고 큰일 났다고, 아들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이웃들이 곧바로 할아버지를 구조했지만 이미 물은 허리까지 찬 뒤였습니다.

게다가 폭우로 인해 119구급대 도착도 다소 늦어져,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옮겨졌을 땐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인천소방본부 관계자(음성 변조) : "전화가 너무 많이 오니까, 비번 근무자까지 다 동원해서 일반 (비상) 전화로도 받았거든요. 비상 전화로 들어온 걸로 추정이 되는데..."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폭우라지만 배수 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말합니다.

특히 침수 지역은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곳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역시 '인재'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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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지하에 들이친 빗물…90대 노인 참변
    • 입력 2017-07-24 21:18:06
    • 수정2017-07-25 10: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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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에서는 아흔이 넘은 노인이 집 안에서 빗물에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습니다. 평소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 생활했는데, 같이 사는 80대 아내가 이웃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빗물이 한꺼번에 밀어 닥쳐 변을 당했습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제(23일) 하루 110mm의 비가 쏟아졌던 인천 남동구의 반지하 주택. 96살 이 모 할아버지가 여든이 넘은 아내와 단둘이 살던 곳입니다. 이곳에 빗물이 들이치기 시작한 건 폭우가 한창이던 어제(23일) 오전 9시쯤. 아내는 할아버지를 집에서 빠져나오게 하려고 이웃에 도움을 청하러 나갔습니다. 할아버지는 치매증세가 있었던 데다 지난해 겨울부터는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누워서만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도움을 요청하러 간 직후, 빗물은 반지하 집안으로 순식간에 들이쳤습니다. <인터뷰> 이웃 주민 : "할머니가 올라오셨어요. 할아버지가 밑에 있는데, 물이 좀 차 가지고 큰일 났다고, 아들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이웃들이 곧바로 할아버지를 구조했지만 이미 물은 허리까지 찬 뒤였습니다. 게다가 폭우로 인해 119구급대 도착도 다소 늦어져,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옮겨졌을 땐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인천소방본부 관계자(음성 변조) : "전화가 너무 많이 오니까, 비번 근무자까지 다 동원해서 일반 (비상) 전화로도 받았거든요. 비상 전화로 들어온 걸로 추정이 되는데..."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폭우라지만 배수 시설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피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말합니다. 특히 침수 지역은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곳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 역시 '인재'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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