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호텔촌으로 전락한 파주 통일동산

입력 2002.08.2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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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보관광지로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통일동산이 이른바 러브호텔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50만제곱미터의 드넓은 땅에 조성되고 있는 통일동산입니다.
안보교육장 등 통일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해 지난 90년 첫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통일동산 곳곳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텔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중인 곳이 6곳이나 되고 이미 네 곳은 완공돼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모텔들에는 화려한 치장이 더해집니다.
번쩍이는 장식과 환한 네온사인으로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자 선정적인 광고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객실 28개 가운데 빈 곳은 4개뿐.
낮에 손님이 더 붐비는 전형적인 러브호텔입니다.
⊙모텔 직원: 바람 쐬러 오는 사람이 많죠. 관광객은 많이 안 와요. 바람 피러 오죠.
⊙기자: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화순(서울시 신림동): 저는 아이 엄마로서, 주부로서 아이들 데리고 오는데 와서 보면 모텔이 있으면 안보차원에서도 좋은 것 같지 않아요.
아이들 교육상으로도 안 좋고요.
⊙기자: 사정이 이런데도 건축주는 정상적인 허가를 받아 짓는 건물인데 문제될 게 무엇이냐는 반응입니다.
⊙모델 건축주: 러브호텔이란 개념이 이미지상 안 좋아서 그렇지 이것도 세금내는 일종이라고요.
⊙기자: 토지를 분양한 토지공사측은 땅을 숙박용도로 분양만 할 뿐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토지공사 관계자: 건축 관련 사항은 파주시의 허가를 받아서건축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기자: 하지만 파주시 역시 건축물의 성격을 법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파주시 관계자: 숙박단지로 분양됐기 때문에 저희가 건축법에 의해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기자: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랜다는 통일동산에 낯뜨거운 모텔건축만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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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브호텔촌으로 전락한 파주 통일동산
    • 입력 2002-08-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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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보관광지로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통일동산이 이른바 러브호텔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유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50만제곱미터의 드넓은 땅에 조성되고 있는 통일동산입니다. 안보교육장 등 통일기반시설을 만들기 위해 지난 90년 첫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통일동산 곳곳에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텔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중인 곳이 6곳이나 되고 이미 네 곳은 완공돼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모텔들에는 화려한 치장이 더해집니다. 번쩍이는 장식과 환한 네온사인으로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자 선정적인 광고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객실 28개 가운데 빈 곳은 4개뿐. 낮에 손님이 더 붐비는 전형적인 러브호텔입니다. ⊙모텔 직원: 바람 쐬러 오는 사람이 많죠. 관광객은 많이 안 와요. 바람 피러 오죠. ⊙기자: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화순(서울시 신림동): 저는 아이 엄마로서, 주부로서 아이들 데리고 오는데 와서 보면 모텔이 있으면 안보차원에서도 좋은 것 같지 않아요. 아이들 교육상으로도 안 좋고요. ⊙기자: 사정이 이런데도 건축주는 정상적인 허가를 받아 짓는 건물인데 문제될 게 무엇이냐는 반응입니다. ⊙모델 건축주: 러브호텔이란 개념이 이미지상 안 좋아서 그렇지 이것도 세금내는 일종이라고요. ⊙기자: 토지를 분양한 토지공사측은 땅을 숙박용도로 분양만 할 뿐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토지공사 관계자: 건축 관련 사항은 파주시의 허가를 받아서건축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기자: 하지만 파주시 역시 건축물의 성격을 법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파주시 관계자: 숙박단지로 분양됐기 때문에 저희가 건축법에 의해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기자: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랜다는 통일동산에 낯뜨거운 모텔건축만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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