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려면 계산해” 후배에게 갑질 공무원

<앵커 멘트>

한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상사으로부터 승진과 근무평가 등을 이유로 향응을 요구받고 식비와 술값으로 100만 원 넘는 돈을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신고를 받고도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기지역의 한 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는 A씨.

지난 2015년 10월 자신의 근무 평가권을 갖고 있는 지역 교육지원청 과장 B씨로부터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녹취> A씨(음성변조) : "저녁 7시쯤에 전화가 왔더라고요. 나올 수 있냐고 그래요.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나가야죠. 근평을 받아야 되니까. 괘씸죄에 걸리면 안 되니까..."

5명이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 B과장은 "승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며 식비를 계산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A씨는 주장했습니다.

이어진 단란주점 술자리에서도 승진과 근무평가를 언급하더니 B과장은 술값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녹취> A씨(음성변조) : "근평 얘기를 하고 승진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는 거예요. 저한테. 그러면서 술값 계산을 하라 그러고..."

A씨가 이날 낸 돈은 술값 95만 원 등 모두 100만 원을 넘었습니다.

며칠 뒤 상사는 다시 A씨를 불러내 식비와 술값을 내도록 했고, 또 다시 한 달 뒤엔 골프비까지 내달라고 요구를 했다는 겁니다.

계속된 갑질을 참다못해 A씨는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이후 A씨는 근무평정에서 3등급을 받아 승진에서 누락됐고 상사의 향응 요구 사실을 교육지원청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교육지원청은 이런 내용의 신고를 받은 뒤에도 진상조사 등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교육지원청 교육장 : "(조사를 하셨는지 안 하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지금 저한테 이러시면 안되는 거예요."

근무 평정을 담당한 과장은 공무원들의 비위 사항을 신고받고 조사, 처리하는 '공무원행동강령 책임관'을 겸임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교육지원청 과장 등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