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예산낭비 관공서 ‘지진 계측기’

입력 2017.08.18 (08:17) 수정 2017.08.18 (09: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정확한 지진 규모 파악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지진계측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진 계측기가 엉뚱한 장소에 설치돼있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구청에 설치한 지진 계측기.

지진 진동을 감지하기 위한 것인데 도로와 불과 3미터 떨어진 화단에 있습니다.

관련 법상 화단이나 도로변 등은 외부진동과 소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설치할 수 없습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처음에 설치할 때 제가 없다가 제가 왔을 때는 이미 설치가 다 끝난 상태였는데요."

사무실 한편에 설치된 다른 계측기는 서류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칫 건드릴 경우 오류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무실 출입구 쪽에도 지진 계측기가 설치돼있는데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잡음이 들어가 지진 계측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진계측기가 어디있는지 아예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거의 관리가 유지·보수 업체 쪽에서 하고 저희는 내부적인 그거는(위치는) 잘 모르니까…."

지진 계측기에 기록된 정보를 지진 관측이나 지진 대비에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기상청과 실시간 공유도 안 합니다.

<인터뷰> 김광희(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손에 들고 있지만, 이 자료들을 한군데서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분석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지진 계측기 한 대의 가격은 대략 1억 5천만 원, 전국적으로 6백80여 대가 설치돼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계측기 2백여 대를 전국의 관공서 등에 추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무용지물·예산낭비 관공서 ‘지진 계측기’
    • 입력 2017-08-18 08:19:29
    • 수정2017-08-18 09:00:4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정확한 지진 규모 파악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지진계측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진 계측기가 엉뚱한 장소에 설치돼있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구청에 설치한 지진 계측기.

지진 진동을 감지하기 위한 것인데 도로와 불과 3미터 떨어진 화단에 있습니다.

관련 법상 화단이나 도로변 등은 외부진동과 소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설치할 수 없습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처음에 설치할 때 제가 없다가 제가 왔을 때는 이미 설치가 다 끝난 상태였는데요."

사무실 한편에 설치된 다른 계측기는 서류 받침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칫 건드릴 경우 오류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무실 출입구 쪽에도 지진 계측기가 설치돼있는데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잡음이 들어가 지진 계측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진계측기가 어디있는지 아예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녹취> 해당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거의 관리가 유지·보수 업체 쪽에서 하고 저희는 내부적인 그거는(위치는) 잘 모르니까…."

지진 계측기에 기록된 정보를 지진 관측이나 지진 대비에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기상청과 실시간 공유도 안 합니다.

<인터뷰> 김광희(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손에 들고 있지만, 이 자료들을 한군데서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분석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지진 계측기 한 대의 가격은 대략 1억 5천만 원, 전국적으로 6백80여 대가 설치돼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계측기 2백여 대를 전국의 관공서 등에 추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