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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위험천만 ‘니코틴 칵테일’
입력 2017.08.28 (10:15) 수정 2017.08.28 (15:13) 취재후
[취재후]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위험천만 ‘니코틴 칵테일’

[취재후]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위험천만 ‘니코틴 칵테일’

전자담배가 열풍이다. 길을 지나다 보면 대롱 같은 기계를 이용하는 '전자담배 이용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건강에 덜 해롭겠지!' 담뱃잎을 태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생각에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


"상중하로 나누신 다음에 말씀하시면 저희가 맞춰드릴 거예요.
세게 피우고 싶으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 A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직접 전자담배 판매점을 돌아봤다. 소위 담배맛 설명에 열을 올리던 판매자가 갑자기 되묻는다. "니코틴 농도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무슨 뜻이냐고 묻자 "완제품으로 나온 액상 니코틴은 농도가 낮아 독한 걸 원하면 원하는 대로 맞춰주겠다"고 했다. 고객님에 대한 특별 서비스라고 했다.

이른바 '니코틴 샷 추가'다. 원래 니코틴 액상은 현행법에 따라 니코틴 농도가 1% 미만의 완제품 형태로 유통된다. 여기에 니코틴 원액을 추가해 농도를 높이는 게 '니코틴 샷 추가'다.

이런 '니코틴 샷 추가'는 많은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취재진이 서울 시내 전자담배 판매점 10곳을 돌며 액상 니코틴을 구매해 봤다. 이 중 절반 가까운 4개 판매점이 니코틴 농도를 높여주는 '특별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판매점 한 곳에서는 '원하는 만큼 니코틴을 넣어주는 곳'이라며 단골을 자처하는 손님도 만날 수 있었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니코틴 샷 추가'

"목이 뜨거워 죽을 것같이 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 드려야죠."
- B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약하면 다시 오세요. 더 넣어 드릴게요."
- C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액상 니코틴을 어느 정도까지 넣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런데 정작 니코틴의 농도나 성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는 곳은 없었다. 성분을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니코틴은 미국산이라고 쓰여 있어도 다 중국산"이라는 대답만 반복해 돌아왔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다"며 귀찮게 왜 그런 걸 묻느냐는 판매자도 있었다.

■ '니코틴 칵테일'을 아시나요?

고농도 니코틴을 첨가해 주는 방식도 다양하다. 스포이트가 달린 유리병에서 뽑아 올린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판매자 '눈대중'으로 10여 방울을 넣어주거나, 한 병을 모두 짜 넣어주는 곳도 있다.

그런데 취재 중 새로운 니코틴 추가 방식을 접하게 됐다. 여러 종류의 니코틴을 섞어 주는 '니코틴 칵테일' 방법이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덜 해롭다'며 이 방식을 추천해 주는 판매자도 있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용 액상 니코틴은 크게 두 종류다.

먼저 연초형 담배와 마찬가지로 담뱃잎으로 만들거나 담배 줄기로만 만든 게 '천연'이다. 몸에 좋은 천연의 의미보다는 식물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둘째로 '합성 니코틴'이 있다. 화학적 과정을 거쳐 인위적으로 니코틴 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니코틴 칵테일'은 이 천연과 합성을 적절히 혼합해 새로운 맛(?)의 니코틴을 만드는 것이다.

■ 위험천만한 니코틴 '샷 추가', 안전한가?


(기자) "이거 안전에 문제는 없는 거죠?"
(판매자)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었어요."


농도 1% 이상의 니코틴은 '유독 물질'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2%를 초과하는 니코틴 액상을 팔려면 반드시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취재진이 만난 '샷 추가' 판매점은 모두 불법이다. 이제 안전한지 따져볼 차례다.

KBS는 시중에서 사들인 액상 니코틴 3종에 대해 안전성을 실험해 봤다. 원래 유통되는 완제품 형태의 니코틴 농도와 '샷 추가' 이후의 농도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다. 첨가된 제품의 니코틴 농도는 원래 제품에 비해 적게는 1.6배에서 최대 67.3배까지 뛰어올랐다.

"흡연 습관에 따라, 흡입량에 따라 니코틴 중독까지 이를 수 있어.
농도와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첨가하는 건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신호상 교수 인터뷰 중


고농도 니코틴은 위험하다.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고농도 니코틴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40대 여성과 내연남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우울증을 앓던 40대 남성이 니코틴을 과다 복용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농도 니코틴'…전화 한 통이면 택배로


"택배로 보통 많이 하죠. 저희가 전국에서 하다 보니까"

고농도 니코틴의 위험은 생활 속 깊이 파고들어 있었다. 전자담배 소매업자들을 대상으로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판매한다는 도매업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봤다. 돈만 낸다면 택배로 받든 직접 와서 받는 법적 제재만 들어오지 않으면 괜찮다고 답변했다. 누구나 쉽게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관리나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 법체계 제각각 … 단속 못 하는 '불법'


농도 1% 이상의 니코틴을 유해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환경부에서는 오히려 2015년 12월부터 판매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농도 2%를 초과한 전자담배용 니코틴을 판매할 경우 특별한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유를 물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초형 담배보다 니코틴 농도가 약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고농도 니코틴이 음성적으로 유통돼 규제를 조금 완화해 저농도 니코틴을 허가하면 불법적인 유통과 오남용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고농도 니코틴은 최근에도 여전히 유통되고 있었다. 또 전자담배용 액상 니코틴 제조업체 관계자는 유독물질 구분 기준이 1%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중의 액상 니코틴은 농도가 1% 미만의 완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담배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 전자담배용 니코틴의 표기 기준에 대해 문의해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지난해 12월 입법 발의돼 상임위 계류 중"이라며 "현재는 담뱃잎으로 만든 액상 니코틴의 경우 전체 용량만 표기하면 된다"고 했다. 또 담배법 상 담뱃잎으로 만든 액상 니코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담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허술한 관리 체계와 안일한 안전의식 속에 고농도 니코틴은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연관 기사] [현장추적] 위험천만 ‘칵테일 니코틴’ 기승…관리는 뒷전
  • [취재후]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위험천만 ‘니코틴 칵테일’
    • 입력 2017-08-28 10:15:33
    • 수정2017-08-28 15:13:25
    취재후
전자담배가 열풍이다. 길을 지나다 보면 대롱 같은 기계를 이용하는 '전자담배 이용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건강에 덜 해롭겠지!' 담뱃잎을 태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생각에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 커피 말고 니코틴도 '샷 추가'


"상중하로 나누신 다음에 말씀하시면 저희가 맞춰드릴 거예요.
세게 피우고 싶으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 A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직접 전자담배 판매점을 돌아봤다. 소위 담배맛 설명에 열을 올리던 판매자가 갑자기 되묻는다. "니코틴 농도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무슨 뜻이냐고 묻자 "완제품으로 나온 액상 니코틴은 농도가 낮아 독한 걸 원하면 원하는 대로 맞춰주겠다"고 했다. 고객님에 대한 특별 서비스라고 했다.

이른바 '니코틴 샷 추가'다. 원래 니코틴 액상은 현행법에 따라 니코틴 농도가 1% 미만의 완제품 형태로 유통된다. 여기에 니코틴 원액을 추가해 농도를 높이는 게 '니코틴 샷 추가'다.

이런 '니코틴 샷 추가'는 많은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취재진이 서울 시내 전자담배 판매점 10곳을 돌며 액상 니코틴을 구매해 봤다. 이 중 절반 가까운 4개 판매점이 니코틴 농도를 높여주는 '특별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판매점 한 곳에서는 '원하는 만큼 니코틴을 넣어주는 곳'이라며 단골을 자처하는 손님도 만날 수 있었다.


■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니코틴 샷 추가'

"목이 뜨거워 죽을 것같이 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 드려야죠."
- B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약하면 다시 오세요. 더 넣어 드릴게요."
- C 전자담배 판매점 직원


액상 니코틴을 어느 정도까지 넣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런데 정작 니코틴의 농도나 성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는 곳은 없었다. 성분을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니코틴은 미국산이라고 쓰여 있어도 다 중국산"이라는 대답만 반복해 돌아왔다.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다"며 귀찮게 왜 그런 걸 묻느냐는 판매자도 있었다.

■ '니코틴 칵테일'을 아시나요?

고농도 니코틴을 첨가해 주는 방식도 다양하다. 스포이트가 달린 유리병에서 뽑아 올린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판매자 '눈대중'으로 10여 방울을 넣어주거나, 한 병을 모두 짜 넣어주는 곳도 있다.

그런데 취재 중 새로운 니코틴 추가 방식을 접하게 됐다. 여러 종류의 니코틴을 섞어 주는 '니코틴 칵테일' 방법이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덜 해롭다'며 이 방식을 추천해 주는 판매자도 있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용 액상 니코틴은 크게 두 종류다.

먼저 연초형 담배와 마찬가지로 담뱃잎으로 만들거나 담배 줄기로만 만든 게 '천연'이다. 몸에 좋은 천연의 의미보다는 식물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둘째로 '합성 니코틴'이 있다. 화학적 과정을 거쳐 인위적으로 니코틴 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니코틴 칵테일'은 이 천연과 합성을 적절히 혼합해 새로운 맛(?)의 니코틴을 만드는 것이다.

■ 위험천만한 니코틴 '샷 추가', 안전한가?


(기자) "이거 안전에 문제는 없는 거죠?"
(판매자)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었어요."


농도 1% 이상의 니코틴은 '유독 물질'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2%를 초과하는 니코틴 액상을 팔려면 반드시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취재진이 만난 '샷 추가' 판매점은 모두 불법이다. 이제 안전한지 따져볼 차례다.

KBS는 시중에서 사들인 액상 니코틴 3종에 대해 안전성을 실험해 봤다. 원래 유통되는 완제품 형태의 니코틴 농도와 '샷 추가' 이후의 농도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다. 첨가된 제품의 니코틴 농도는 원래 제품에 비해 적게는 1.6배에서 최대 67.3배까지 뛰어올랐다.

"흡연 습관에 따라, 흡입량에 따라 니코틴 중독까지 이를 수 있어.
농도와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첨가하는 건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신호상 교수 인터뷰 중


고농도 니코틴은 위험하다.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고농도 니코틴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40대 여성과 내연남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우울증을 앓던 40대 남성이 니코틴을 과다 복용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농도 니코틴'…전화 한 통이면 택배로


"택배로 보통 많이 하죠. 저희가 전국에서 하다 보니까"

고농도 니코틴의 위험은 생활 속 깊이 파고들어 있었다. 전자담배 소매업자들을 대상으로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판매한다는 도매업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봤다. 돈만 낸다면 택배로 받든 직접 와서 받는 법적 제재만 들어오지 않으면 괜찮다고 답변했다. 누구나 쉽게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관리나 단속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 법체계 제각각 … 단속 못 하는 '불법'


농도 1% 이상의 니코틴을 유해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환경부에서는 오히려 2015년 12월부터 판매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농도 2%를 초과한 전자담배용 니코틴을 판매할 경우 특별한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유를 물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초형 담배보다 니코틴 농도가 약하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고농도 니코틴이 음성적으로 유통돼 규제를 조금 완화해 저농도 니코틴을 허가하면 불법적인 유통과 오남용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고농도 니코틴은 최근에도 여전히 유통되고 있었다. 또 전자담배용 액상 니코틴 제조업체 관계자는 유독물질 구분 기준이 1%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중의 액상 니코틴은 농도가 1% 미만의 완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담배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에 전자담배용 니코틴의 표기 기준에 대해 문의해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지난해 12월 입법 발의돼 상임위 계류 중"이라며 "현재는 담뱃잎으로 만든 액상 니코틴의 경우 전체 용량만 표기하면 된다"고 했다. 또 담배법 상 담뱃잎으로 만든 액상 니코틴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담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허술한 관리 체계와 안일한 안전의식 속에 고농도 니코틴은 여전히 우리 생활 속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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