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비서관’이 밝힌 글 잘 쓰는 비법은?

입력 2017.08.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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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칠 수 없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 누리집(8월 5일자 방송)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 누리집(8월 5일자 방송)

많은 이들이 잘하기를 원하지만, 좀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글쓰기'다. 국민의정부 3년, 참여정부 5년간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담당했던 강원국(55)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은 지난 2014년 출간한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잘 쓰려는 욕심 탓에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그의 말처럼 욕심을 버리고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쓸 수는 없을까. 지난 22일 KBS 1라디오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에 출연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이 이에 답했다.

[연관기사]
[인터뷰①] 강원국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연설문의 차이는 감성”
[인터뷰②] 강원국 “글 잘 쓰려면 책 목차 보는 것 즐겨라”

1. 말하듯이 써라

첫 번째 방법은 '말하듯 쓰기'이다. 글을 쓸 때 머릿속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글 쓰기 전에 생각한 내용을 타인에게 말해봄으로써 내용 정리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글쓰기의 궁극적 목표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방법은 더욱 효과적이다. 상대방이 어느 대목에서 지루해하거나 호기심을 가지는지 반응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하듯 구어체로 글을 쓰면 읽는 사람도 훨씬 읽기가 편해진다.

2. 일단 써라

글 잘 쓰는 두 번째 방법으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일단 쓰라"라며 "생각나는 대로, 아는 만큼 글쓰기 실력을 쏟아내라"라고 조언했다. 즉, '쓰기'와 '고치기'를 분리하라는 것이다.

그는 나중에 고치고 글을 먼저 쓰면 의욕을 고취할 수 있지만, '쓰기'와 '고치기'를 병행하면 처음부터 잘 써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오히려 더 못쓰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3. 평소에 써라

세 번째로 그는 "평소에 글을 써두라"면서 습관적인 글쓰기를 추천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분량을 정해놓고 쓰라는 것이다. 블로그나 SNS에 짤막한 글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서 그는 "뇌는 기본적으로 글쓰기를 싫어하는데, 습관을 들이면 써야 하는 줄 알고 그냥 쓰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4. 독자를 앞에 두고 써라

독자를 앞에 두고 쓰는 것은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한 뒤 상상하며 쓰는 것이다. 가령 30대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라면, 이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원할지를 상상하면서 대화하듯 써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역시 '30대 사무직 여성'을 독자로 정해놓고 쓴 책이다.

이에 대해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혼자 쓰고 혼자 만족하면 글의 의미가 반감한다. 결국 글은 독자를 위해 쓰는 것"이라면서 "독자가 읽고 반응을 보여야 완성된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독자와의 협력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5. 함께 써라

다섯 번째로 그는 '함께 쓰기'를 추천하며 연설비서관 시절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연설문을) 혼자 고칠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행정관 4명과 함께 고쳤더니 다섯 명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라면서 "무엇보다 같이 쓰면서 다섯 명이 공동체가 되고, 일이 즐거워졌다"라고 말했다.

일상에서도 함께 글쓰기를 실천할 수 있다. 친구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짠 뒤, 똑같은 주제로 글을 한 편씩 써서 서로의 글을 칭찬해주고 고쳐주는 것이다.

“전 국민이 자기 책 하나는 가져야!”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누구든 책을 쓸 수 있다"면서 "요즘 같은 백세 시대에 은퇴한 뒤에는 자기 콘텐츠, 나만의 생각과 경험이 응축된 책으로 뭔가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국민이 책을 한 권씩 냈다고 생각해보라. 그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앞서갈 수 있는 지식국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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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연설비서관’이 밝힌 글 잘 쓰는 비법은?
    • 입력 2017-08-29 08:03:22
    정치
'야구 선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공을 칠 수 없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도 딱 하나다. 욕심 때문이다. 잘 쓰려는 욕심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 누리집(8월 5일자 방송)
많은 이들이 잘하기를 원하지만, 좀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글쓰기'다. 국민의정부 3년, 참여정부 5년간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담당했던 강원국(55) 전 대통령 연설비서관은 지난 2014년 출간한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잘 쓰려는 욕심 탓에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그의 말처럼 욕심을 버리고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쓸 수는 없을까. 지난 22일 KBS 1라디오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에 출연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이 이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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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하듯이 써라

첫 번째 방법은 '말하듯 쓰기'이다. 글을 쓸 때 머릿속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글 쓰기 전에 생각한 내용을 타인에게 말해봄으로써 내용 정리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글쓰기의 궁극적 목표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방법은 더욱 효과적이다. 상대방이 어느 대목에서 지루해하거나 호기심을 가지는지 반응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하듯 구어체로 글을 쓰면 읽는 사람도 훨씬 읽기가 편해진다.

2. 일단 써라

글 잘 쓰는 두 번째 방법으로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일단 쓰라"라며 "생각나는 대로, 아는 만큼 글쓰기 실력을 쏟아내라"라고 조언했다. 즉, '쓰기'와 '고치기'를 분리하라는 것이다.

그는 나중에 고치고 글을 먼저 쓰면 의욕을 고취할 수 있지만, '쓰기'와 '고치기'를 병행하면 처음부터 잘 써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오히려 더 못쓰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3. 평소에 써라

세 번째로 그는 "평소에 글을 써두라"면서 습관적인 글쓰기를 추천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분량을 정해놓고 쓰라는 것이다. 블로그나 SNS에 짤막한 글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서 그는 "뇌는 기본적으로 글쓰기를 싫어하는데, 습관을 들이면 써야 하는 줄 알고 그냥 쓰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4. 독자를 앞에 두고 써라

독자를 앞에 두고 쓰는 것은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한 뒤 상상하며 쓰는 것이다. 가령 30대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쓰는 글이라면, 이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대하고 원할지를 상상하면서 대화하듯 써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글쓰기' 역시 '30대 사무직 여성'을 독자로 정해놓고 쓴 책이다.

이에 대해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혼자 쓰고 혼자 만족하면 글의 의미가 반감한다. 결국 글은 독자를 위해 쓰는 것"이라면서 "독자가 읽고 반응을 보여야 완성된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독자와의 협력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5. 함께 써라

다섯 번째로 그는 '함께 쓰기'를 추천하며 연설비서관 시절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연설문을) 혼자 고칠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행정관 4명과 함께 고쳤더니 다섯 명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다"라면서 "무엇보다 같이 쓰면서 다섯 명이 공동체가 되고, 일이 즐거워졌다"라고 말했다.

일상에서도 함께 글쓰기를 실천할 수 있다. 친구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짠 뒤, 똑같은 주제로 글을 한 편씩 써서 서로의 글을 칭찬해주고 고쳐주는 것이다.

“전 국민이 자기 책 하나는 가져야!”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은 "누구든 책을 쓸 수 있다"면서 "요즘 같은 백세 시대에 은퇴한 뒤에는 자기 콘텐츠, 나만의 생각과 경험이 응축된 책으로 뭔가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국민이 책을 한 권씩 냈다고 생각해보라. 그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앞서갈 수 있는 지식국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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