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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집중 해부, 북한 TV 뉴스
입력 2017.09.02 (08:08) 수정 2017.09.02 (08:45)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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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은 방송의 날입니다.

북한의 대표 방송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일텐데요.

북한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만큼 보도 기능이 특히 중요합니다.

북한의 핵도발이 계속될수록 그 소식을 영상과 함께 전하는 조선중앙TV 뉴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에는 김정은 시대, 북한을 들여다보는 창이자 동시에 북한 당국의 대외 선전 창구이기도 한 조선중앙TV 뉴스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백두산을 배경으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온다.

<녹취> 조선중앙TV : "지금부터 중앙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어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등장하며 북한의 대표 방송, 조선중앙TV의 지향점을 명확히 알린다.

영화와 만화 등 오락 프로그램도 있지만 가장 높은 편성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단연 보도 분야다.

북한 시각, 오후 5시와 저녁 8시엔 정규 뉴스가 방송된다.

사안의 경중보다는 북한 체제 선전과 우상화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녹취> 조선중앙TV ‘8시 보도’(8월 15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을 터쳐(터뜨려)올렸습니다."

지난 5월 한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도 뉴스 말미에 짤막하게 처리했다.

<녹취> 조선중앙TV ‘8시 보도’(5월 11일) :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보도를 마칩니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내용 자체가 어떤 최고 존엄에 대한 훼손이 없는지 또는 이제 주요 기밀이 나가는 게 없었는지 그런 사상적인 내용이 우선으로 가고 그리고 이제 방송의 질적 평가에 대한 심의가 이제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체제하에 방송이기 때문에 당방송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의 최고지도자에 대한 얘기당의 미담에 대한 얘기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이제 보도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죠."

북한의 각종 관영 신문들을 정리해주는 신문 개관과 권력자의 동향을 집중해 보여주는 기록영화도 큰 틀의 보도 프로그램이다.

북한의 관영매체인만큼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되는 조선중앙TV의 뉴스.

그런 만큼 뉴스 진행자 역시 까다롭게 선발된다. 우리의 아나운서에 해당하는 방송원들은 강도 높은 사상 검열도 한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아나운서들은 개인의 얼굴이 아니에요. 심지어는 개인의 목소리도 아닙니다. 그 사람들이 자기 얼굴과 자기 목소리를 사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혁명화로 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당의 얼굴이고 당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한 우대를 해 준다는 것이죠."

<녹취> 조선중앙TV : "온 나라에 위대한 김정일 동지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과 경모의 정이 차 넘치고 있는 시기에..."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 거의 ‘절규조’로 말하는 북한 아나운서들의 발성법.

김정일은‘방송원 화술’이라는 교본을 통해 방송원들의 말은 대중을 일깨우는 돌격 나팔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혹독한 훈련과 시험을 거쳐 선발된 뉴스 방송원은 중대 보도나 정치행사 진행을 맡는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방송 화술지도과라는 게 있어요. 여기에서 아나운서들이 발음이라든가 그 다음에 억양 톤에 이르기까지 다 교정을 해 가지고 거기에서 또 선발을 해 가지고 이렇게 배치를 하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 개인이 역사가 곧 당의 역사 선전선동의 역사로 되기 때문에..."

북한이 이탈리아를 격파하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8강에 진출했던 1966년 런던 올림픽. 당시 중계를 맡았던 리상벽이 북한의 1세대 방송원이다.

1964년부터 방송원 생활을 한 최성원도 북한의 대표 방송원이다.

<녹취>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2012년 1월) : "당신은 장교인데 왜 저항도 하지 않고 투항하였소? 나는 그 괴짜에게 질문을 하였다."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은 지난 2012년에도 김일성 회고록 낭독 방송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녹취> 조선중앙TV(1994년 7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온 나라 전체 인민들에게 알린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소식을 보도하며 우리에게 얼굴을 알린 전형규 역시 북한에선 최고의 방송원으로 알려져있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전형규 씨를 모르면 북한 사람이 아니에요. 아주 그 유명했고 그 분이 나온다면 어떤 획기적인 사변? 뭐 김일성이 어디로 현지 지도한다. 뭐 김정일이 어디로 현지지도 한다. 이렇게 진짜 특별한 1호 행사가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이 거의 다 방송을 했습니다."

2000년, 첫번째 남북 정상 회담 당시 전형규는 다시 한 번 중계 마이크를 잡는다.

<녹취> 조선중앙TV (2000년 6월) : "지금부터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위하여 평양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 일행의 평양 도착 소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때 정작 두각을 나타낸 방송원은 다름 아닌 리춘희였다.

<녹취> 조선중앙TV(2000년 6월) : "김대중 대통령과 일행을 평양 시내 연도에서 각 계층 근로자들이 환영한 소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춘희는 2006년 전형규 사망 이후 대표 방송원으로 자리매김한다.

<녹취> 조선중앙TV(2011년 12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린다."

김정일 사망 당시 상복 차림으로 소식을 전한 리춘희의 모습은 북한 주민은 물론 해외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눈보라~ 눈보라~ 뭐 12월의 눈보라~ 뭐 이렇게 하면 그러면 가만히 앉아서 감정이 없던 사람들도 내게 막 이렇게 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눈보라를 막 부는 걸 상상하면서 눈물을 잘잘 흘리거든요."

2012년 중국 CCTV와 단독 인터뷰를 한 리춘희.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 /2012년) : "안녕하십니까. 설 명절을 맞으면서 중국 중앙텔레비전 기자 동무를 만나니 반갑구먼요."

연기를 전공한 배우 출신답게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우리는 TV, 텔레비전이니까 시청자들을 상대해서 하는데 말처럼 하라...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말처럼 하라..."

자신을 모방한 중국 희극인들의 연기를 지적하며 직접 시범을 보이는 여유까지 과시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조·중 두 나라 인민의 민속 명절인 설 명절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 중앙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나이에서 오는 한계를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화면 나갈 때 보면 어린 동무들이 곱단 말이에요. 젊었으니까.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 되겠다. 그건 내가 느끼면서..."

한때 은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2016년, 중대 보도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녹취> 조선중앙TV(2016년 1월) :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 완전 성공!"

현재 남북관계 경색의 결정적 계기가 된 북한의 4차 핵실험 공식 발표를 리춘희가 전한 것이다.

이후 김정은의 주요 동향 소식을 전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리춘희.

올해 74살로 정년을 훌쩍 넘겼지만 중대 보도의 일관성과 체제 선전의 안정감 등을 위해 쉽게 대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지금 중앙 기본 멘토는 다 이춘희가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오기 전에도 원래 그랬고요. 뭐 미사일을 쏜다든가 어디를 현지지도 한다든가 할 때는 이춘희가 딱 나오면 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겠네. 우리는 무슨 TV자막에 이춘희가 딱 나와도 오늘은 또 무슨 대사변이 있겠네. 그렇게 좀 각인되어 있어요."

그러나 김정은 집권기 북한 뉴스는 내용과 형식에서 적잖은 변화도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김정은 활동의 보도 방식이다.

정규 뉴스에서는 분량이 줄었지만 기록영화나 특별 보도 등 별도 편성을 통해 더욱 두드러지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녹취> 北 기록영화 ‘김정은 인민군대사업 현지 지도 시찰 :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전투원들의 모습이 남반부의 산발들을 주름잡으며 내달리는 맹호를 방불케 한다고 치하하셨습니다."

대형 디지털 화면을 활용한 화려한 스튜디오, 젊은 남녀 아나운서 동시 출연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아나운서들이 젊은 세대들로 교체가 되고 예전에 단독으로 나왔던 보도했던 형태에서 남녀가 같이 나와서 얘기를 주고받는다든가 아니면 뒤에 있는 LED화면들을 이용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에 대한 조선중앙 TV 뉴스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게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우리가 TV를 사 가지고 보는 게 기본 뭐 홍콩 영화 미국영화 한국드라마 뭐 이런 걸 주로 선호하다보니까 DVD로 보다가 이제는 USB로 많이 저장을 해서 보거든요."

90년대 중반 배급체계까지 무너진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며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시간에 맞춰 TV뉴스를 보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고난의 행군 겪으며 보니까 야, 이건 아니구나. 응? 이렇게 고난의 행군 겪으면서 사람들이 좀 의식있게 깨었다고 할까요? 특히 TV를 봐야 만이 거기에 대한 또 체제에 대한 그 불만을 갖든지 호응을 하든지 하겠는데 전기라는 게 전혀 오지 않다보니까... 밧데리를 막 완충전 시켜 가지고 그걸로 TV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내에 대한 우리 그런 거는 전혀 보려고도 안합니다."

남한은 물론 해외 각국이 조선중앙TV 뉴스 화면을 인용해 보도하다보니 북한 당국이 대외적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장, 왜곡도 많아진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방송물들은 대부분 대외를 향한 메시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이 최빈국이기 때문에 그런 가난한 나라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심지어는 냉장고 다른 아파트 집에 있는 냉장고 들어 갖다 놓고 임시로 갖다 놓고 그렇게 찍는 경우들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북한 TV뉴스는 여전히 주목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1월 1일 날 매년 신년공동사설 얘기를 하게 되면 그 이야기가 관철되고 있는 과정들을 쭉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일들이 얼마만큼 작동이 잘 되고 있는지 잘 되고 있지 않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나 예측들이 충분히 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내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는데 있어서는 유용한 자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지면서 나라 밖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아진 북한의 TV뉴스.

하지만 국내 사정을 사실과 달리 왜곡하고 우상화를 위한 편향된 내용만 전할수록 정작 북한 주민들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클로즈업 북한] 집중 해부, 북한 TV 뉴스
    • 입력 2017-09-02 08:31:55
    • 수정2017-09-02 08:45:21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내일은 방송의 날입니다.

북한의 대표 방송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일텐데요.

북한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만큼 보도 기능이 특히 중요합니다.

북한의 핵도발이 계속될수록 그 소식을 영상과 함께 전하는 조선중앙TV 뉴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에는 김정은 시대, 북한을 들여다보는 창이자 동시에 북한 당국의 대외 선전 창구이기도 한 조선중앙TV 뉴스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백두산을 배경으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온다.

<녹취> 조선중앙TV : "지금부터 중앙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어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가 등장하며 북한의 대표 방송, 조선중앙TV의 지향점을 명확히 알린다.

영화와 만화 등 오락 프로그램도 있지만 가장 높은 편성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단연 보도 분야다.

북한 시각, 오후 5시와 저녁 8시엔 정규 뉴스가 방송된다.

사안의 경중보다는 북한 체제 선전과 우상화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녹취> 조선중앙TV ‘8시 보도’(8월 15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을 터쳐(터뜨려)올렸습니다."

지난 5월 한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도 뉴스 말미에 짤막하게 처리했다.

<녹취> 조선중앙TV ‘8시 보도’(5월 11일) : "더불어민주당 후보 문재인이 41%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보도를 마칩니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내용 자체가 어떤 최고 존엄에 대한 훼손이 없는지 또는 이제 주요 기밀이 나가는 게 없었는지 그런 사상적인 내용이 우선으로 가고 그리고 이제 방송의 질적 평가에 대한 심의가 이제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체제하에 방송이기 때문에 당방송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의 최고지도자에 대한 얘기당의 미담에 대한 얘기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이제 보도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죠."

북한의 각종 관영 신문들을 정리해주는 신문 개관과 권력자의 동향을 집중해 보여주는 기록영화도 큰 틀의 보도 프로그램이다.

북한의 관영매체인만큼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되는 조선중앙TV의 뉴스.

그런 만큼 뉴스 진행자 역시 까다롭게 선발된다. 우리의 아나운서에 해당하는 방송원들은 강도 높은 사상 검열도 한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아나운서들은 개인의 얼굴이 아니에요. 심지어는 개인의 목소리도 아닙니다. 그 사람들이 자기 얼굴과 자기 목소리를 사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혁명화로 가게 됩니다. 그러니까 당의 얼굴이고 당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한 우대를 해 준다는 것이죠."

<녹취> 조선중앙TV : "온 나라에 위대한 김정일 동지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과 경모의 정이 차 넘치고 있는 시기에..."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줘 거의 ‘절규조’로 말하는 북한 아나운서들의 발성법.

김정일은‘방송원 화술’이라는 교본을 통해 방송원들의 말은 대중을 일깨우는 돌격 나팔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혹독한 훈련과 시험을 거쳐 선발된 뉴스 방송원은 중대 보도나 정치행사 진행을 맡는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방송 화술지도과라는 게 있어요. 여기에서 아나운서들이 발음이라든가 그 다음에 억양 톤에 이르기까지 다 교정을 해 가지고 거기에서 또 선발을 해 가지고 이렇게 배치를 하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 개인이 역사가 곧 당의 역사 선전선동의 역사로 되기 때문에..."

북한이 이탈리아를 격파하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8강에 진출했던 1966년 런던 올림픽. 당시 중계를 맡았던 리상벽이 북한의 1세대 방송원이다.

1964년부터 방송원 생활을 한 최성원도 북한의 대표 방송원이다.

<녹취>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2012년 1월) : "당신은 장교인데 왜 저항도 하지 않고 투항하였소? 나는 그 괴짜에게 질문을 하였다."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은 지난 2012년에도 김일성 회고록 낭독 방송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녹취> 조선중앙TV(1994년 7월) :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온 나라 전체 인민들에게 알린다."

1994년, 김일성 사망 소식을 보도하며 우리에게 얼굴을 알린 전형규 역시 북한에선 최고의 방송원으로 알려져있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전형규 씨를 모르면 북한 사람이 아니에요. 아주 그 유명했고 그 분이 나온다면 어떤 획기적인 사변? 뭐 김일성이 어디로 현지 지도한다. 뭐 김정일이 어디로 현지지도 한다. 이렇게 진짜 특별한 1호 행사가 있을 때마다 그 사람이 거의 다 방송을 했습니다."

2000년, 첫번째 남북 정상 회담 당시 전형규는 다시 한 번 중계 마이크를 잡는다.

<녹취> 조선중앙TV (2000년 6월) : "지금부터 역사적인 평양 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을 위하여 평양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 일행의 평양 도착 소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때 정작 두각을 나타낸 방송원은 다름 아닌 리춘희였다.

<녹취> 조선중앙TV(2000년 6월) : "김대중 대통령과 일행을 평양 시내 연도에서 각 계층 근로자들이 환영한 소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리춘희는 2006년 전형규 사망 이후 대표 방송원으로 자리매김한다.

<녹취> 조선중앙TV(2011년 12월) :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린다."

김정일 사망 당시 상복 차림으로 소식을 전한 리춘희의 모습은 북한 주민은 물론 해외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눈보라~ 눈보라~ 뭐 12월의 눈보라~ 뭐 이렇게 하면 그러면 가만히 앉아서 감정이 없던 사람들도 내게 막 이렇게 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눈보라를 막 부는 걸 상상하면서 눈물을 잘잘 흘리거든요."

2012년 중국 CCTV와 단독 인터뷰를 한 리춘희.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 /2012년) : "안녕하십니까. 설 명절을 맞으면서 중국 중앙텔레비전 기자 동무를 만나니 반갑구먼요."

연기를 전공한 배우 출신답게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우리는 TV, 텔레비전이니까 시청자들을 상대해서 하는데 말처럼 하라...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말처럼 하라..."

자신을 모방한 중국 희극인들의 연기를 지적하며 직접 시범을 보이는 여유까지 과시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조·중 두 나라 인민의 민속 명절인 설 명절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 중앙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나이에서 오는 한계를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녹취> 리춘희(조선중앙TV 방송원/2012년) : "화면 나갈 때 보면 어린 동무들이 곱단 말이에요. 젊었으니까.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 되겠다. 그건 내가 느끼면서..."

한때 은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2016년, 중대 보도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녹취> 조선중앙TV(2016년 1월) :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시험 완전 성공!"

현재 남북관계 경색의 결정적 계기가 된 북한의 4차 핵실험 공식 발표를 리춘희가 전한 것이다.

이후 김정은의 주요 동향 소식을 전하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리춘희.

올해 74살로 정년을 훌쩍 넘겼지만 중대 보도의 일관성과 체제 선전의 안정감 등을 위해 쉽게 대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지금 중앙 기본 멘토는 다 이춘희가 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오기 전에도 원래 그랬고요. 뭐 미사일을 쏜다든가 어디를 현지지도 한다든가 할 때는 이춘희가 딱 나오면 아? 오늘은 무슨 일이 있겠네. 우리는 무슨 TV자막에 이춘희가 딱 나와도 오늘은 또 무슨 대사변이 있겠네. 그렇게 좀 각인되어 있어요."

그러나 김정은 집권기 북한 뉴스는 내용과 형식에서 적잖은 변화도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김정은 활동의 보도 방식이다.

정규 뉴스에서는 분량이 줄었지만 기록영화나 특별 보도 등 별도 편성을 통해 더욱 두드러지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녹취> 北 기록영화 ‘김정은 인민군대사업 현지 지도 시찰 :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전투원들의 모습이 남반부의 산발들을 주름잡으며 내달리는 맹호를 방불케 한다고 치하하셨습니다."

대형 디지털 화면을 활용한 화려한 스튜디오, 젊은 남녀 아나운서 동시 출연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아나운서들이 젊은 세대들로 교체가 되고 예전에 단독으로 나왔던 보도했던 형태에서 남녀가 같이 나와서 얘기를 주고받는다든가 아니면 뒤에 있는 LED화면들을 이용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에 대한 조선중앙 TV 뉴스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는게 탈북민들의 증언이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우리가 TV를 사 가지고 보는 게 기본 뭐 홍콩 영화 미국영화 한국드라마 뭐 이런 걸 주로 선호하다보니까 DVD로 보다가 이제는 USB로 많이 저장을 해서 보거든요."

90년대 중반 배급체계까지 무너진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며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시간에 맞춰 TV뉴스를 보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인터뷰> 박현숙(2015년 탈북) : "고난의 행군 겪으며 보니까 야, 이건 아니구나. 응? 이렇게 고난의 행군 겪으면서 사람들이 좀 의식있게 깨었다고 할까요? 특히 TV를 봐야 만이 거기에 대한 또 체제에 대한 그 불만을 갖든지 호응을 하든지 하겠는데 전기라는 게 전혀 오지 않다보니까... 밧데리를 막 완충전 시켜 가지고 그걸로 TV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내에 대한 우리 그런 거는 전혀 보려고도 안합니다."

남한은 물론 해외 각국이 조선중앙TV 뉴스 화면을 인용해 보도하다보니 북한 당국이 대외적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장, 왜곡도 많아진다.

<인터뷰> 장진성(前 조선중앙TV 기자/2004년 탈북) : "방송물들은 대부분 대외를 향한 메시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이 최빈국이기 때문에 그런 가난한 나라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심지어는 냉장고 다른 아파트 집에 있는 냉장고 들어 갖다 놓고 임시로 갖다 놓고 그렇게 찍는 경우들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북한 TV뉴스는 여전히 주목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1월 1일 날 매년 신년공동사설 얘기를 하게 되면 그 이야기가 관철되고 있는 과정들을 쭉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보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일들이 얼마만큼 작동이 잘 되고 있는지 잘 되고 있지 않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에 대한 전망이나 예측들이 충분히 가능한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내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는데 있어서는 유용한 자료가 될 수가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지면서 나라 밖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도가 높아진 북한의 TV뉴스.

하지만 국내 사정을 사실과 달리 왜곡하고 우상화를 위한 편향된 내용만 전할수록 정작 북한 주민들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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