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대화론’ 만류하고 나선 트럼프…“해야할 일 할 것”

입력 2017.10.02 (06:59) 수정 2017.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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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론을 제기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류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렉스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렉스, 기운을 아껴라.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 로켓맨'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붙인 별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추가 트윗에서 "로켓맨을 잘 대해주는 것이 25년간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왜 효과가 있겠느냐"며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트위터 글은 과거 전임 정권에서 북한과의 대화·협상을 오랜 기간 지속했으나 결국 북한이 핵탄두 탄도미사일 보유국 문턱까지 근접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지금 당장 대북 대화를 하는 데 대한 회의적 시각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북한과 협상할 시기라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언급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식 북핵 해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일치한다. 지금 당장 협상을 해본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이 뻔한데 굳이 결과가 분명치 않은 협상에 시간을 두며 매달리지 않겠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틸러슨 장관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난 뒤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며 북미 간 막후 접촉을 시사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모처럼 만에 미국에 보조를 맞춰 대북 압박 강도를 더하고 있는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압박과 제재에 초점을 둔 기존의 북핵 해법에 혼선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직접 대화 시도에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기의 외교적 해법에 대한 전망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국무부가 대화선을 열려고 시도하는 순간에 자신의 국무부 장관을 깎아내린 듯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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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02 06:59:15
    • 수정2017-10-02 07:00:21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론을 제기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류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렉스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렉스, 기운을 아껴라.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 로켓맨'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붙인 별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추가 트윗에서 "로켓맨을 잘 대해주는 것이 25년간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왜 효과가 있겠느냐"며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트위터 글은 과거 전임 정권에서 북한과의 대화·협상을 오랜 기간 지속했으나 결국 북한이 핵탄두 탄도미사일 보유국 문턱까지 근접해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지금 당장 대북 대화를 하는 데 대한 회의적 시각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북한과 협상할 시기라고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선 이번 언급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식 북핵 해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일치한다. 지금 당장 협상을 해본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이 뻔한데 굳이 결과가 분명치 않은 협상에 시간을 두며 매달리지 않겠다는 속내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틸러슨 장관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난 뒤 "북한과 2~3개 정도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고, 대화한다"며 북미 간 막후 접촉을 시사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모처럼 만에 미국에 보조를 맞춰 대북 압박 강도를 더하고 있는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압박과 제재에 초점을 둔 기존의 북핵 해법에 혼선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직접 대화 시도에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기의 외교적 해법에 대한 전망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국무부가 대화선을 열려고 시도하는 순간에 자신의 국무부 장관을 깎아내린 듯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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