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영국 노숙자 편도 티켓 추방 논란

입력 2017.11.02 (20:35) 수정 2017.11.0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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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몇 년새 영국에서 노숙자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영국 각 지역 의회들이 노숙자들에게 편도 항공권과 열차 티켓 등을 제공해 논란입니다.

왜 논란이 된 것인지, 오늘은 런던 연결해 영국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 나눕니다.

<질문>
김덕원 특파원, 지역 의회들이 노숙자에게 편도 티켓을 제공한 이유가 뭡니까?

<답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자는 이른바 재결합 정책 속에서 티켓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노숙자 수가 많은 20개 지역 의회에 노숙자에게 줄 티켓 구입에 대해 문의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10곳의 지역 의회가 노숙자들을 위한 편도 티켓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맨체스터 시 의회는 6년 동안 9천 9백여 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1500만원의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또 콘월 의회는 다른 유럽국가는 물론 심지어 남아프리카행 비행기 편도 티켓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고향이나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표를 구하지 못해 거리에 머무는 노숙자들이 있을텐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좋은 정책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왜 논란이 된 겁니까?

<답변>

네, 연고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습니다만,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낯선 곳으로 가는 표를 받은 노숙자들도 있었다는 사실이 BBC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영국 본머스 의회는 한 노숙자 남성에게 맨체스터 행 기차표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본머스에서 나고 자랐고 맨체스터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녹취> 글렌달 픽턴(노숙자) :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평생을 이곳에서 보냈어요. 그들은 노숙자를 본머스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것 같아요."

결국 도시에서 노숙자들을 내보내기 위한 방안으로 교통편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왕복 티켓이 아니라 편도 티켓을 끊어 준 것 자체가 가서 돌아오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는 겁니다.

노숙자 자선 단체 등이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질문>
쉽지 않은 문제긴 합니다만 좀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건데요.

영국의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까?

<답변>
영국 정부는 지난해 영국내 노숙자 수가 4천 백여명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선 단체들은 이십 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6년 동안 노숙자 수가 130%나 증가했다는 겁니다.

이런 과정에서 노숙자와 연관된 범죄들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영국 버밍엄에서는 한 남성이 노숙자의 텐트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또 노숙자들이 인신 매매 조직에 팔려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노숙자를 모집해서는 저임금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이른바 현대판 노예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실제 지난 9월 한 가족이 노숙자 등 18명을 이른바 현대판 노예로 부려왔던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질문>
왜 이렇게 노숙자가 많아진 겁니까?

<답변>
네, 영국의 높은 집값과 복지 예산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 자선 단체 관계자 : "복지 예산을 감축하지 않으면 노숙 인구의 증가율를 7%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자선단체들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없다면 오는 2041년에는 노숙자 수가 무려 5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5억 5천만 파운드, 우리돈 8천 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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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영국 노숙자 편도 티켓 추방 논란
    • 입력 2017-11-02 20:32:28
    • 수정2017-11-02 20:52:06
    글로벌24
<앵커 멘트>

최근 몇 년새 영국에서 노숙자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영국 각 지역 의회들이 노숙자들에게 편도 항공권과 열차 티켓 등을 제공해 논란입니다.

왜 논란이 된 것인지, 오늘은 런던 연결해 영국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 나눕니다.

<질문>
김덕원 특파원, 지역 의회들이 노숙자에게 편도 티켓을 제공한 이유가 뭡니까?

<답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자는 이른바 재결합 정책 속에서 티켓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노숙자 수가 많은 20개 지역 의회에 노숙자에게 줄 티켓 구입에 대해 문의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10곳의 지역 의회가 노숙자들을 위한 편도 티켓을 구입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맨체스터 시 의회는 6년 동안 9천 9백여 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1500만원의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또 콘월 의회는 다른 유럽국가는 물론 심지어 남아프리카행 비행기 편도 티켓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고향이나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표를 구하지 못해 거리에 머무는 노숙자들이 있을텐데, 그렇게 생각해보면 좋은 정책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왜 논란이 된 겁니까?

<답변>

네, 연고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습니다만,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낯선 곳으로 가는 표를 받은 노숙자들도 있었다는 사실이 BBC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영국 본머스 의회는 한 노숙자 남성에게 맨체스터 행 기차표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본머스에서 나고 자랐고 맨체스터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녹취> 글렌달 픽턴(노숙자) :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평생을 이곳에서 보냈어요. 그들은 노숙자를 본머스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것 같아요."

결국 도시에서 노숙자들을 내보내기 위한 방안으로 교통편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왕복 티켓이 아니라 편도 티켓을 끊어 준 것 자체가 가서 돌아오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는 겁니다.

노숙자 자선 단체 등이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질문>
쉽지 않은 문제긴 합니다만 좀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건데요.

영국의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까?

<답변>
영국 정부는 지난해 영국내 노숙자 수가 4천 백여명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선 단체들은 이십 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6년 동안 노숙자 수가 130%나 증가했다는 겁니다.

이런 과정에서 노숙자와 연관된 범죄들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영국 버밍엄에서는 한 남성이 노숙자의 텐트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또 노숙자들이 인신 매매 조직에 팔려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와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노숙자를 모집해서는 저임금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이른바 현대판 노예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실제 지난 9월 한 가족이 노숙자 등 18명을 이른바 현대판 노예로 부려왔던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질문>
왜 이렇게 노숙자가 많아진 겁니까?

<답변>
네, 영국의 높은 집값과 복지 예산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녹취> 자선 단체 관계자 : "복지 예산을 감축하지 않으면 노숙 인구의 증가율를 7%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자선단체들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없다면 오는 2041년에는 노숙자 수가 무려 5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2020년까지 5억 5천만 파운드, 우리돈 8천 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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