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뉴욕 ‘카바레 법’ 91년 만에 폐지

입력 2017.11.07 (20:37) 수정 2017.11.0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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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뉴욕 시에서는 그동안 술집과 식당에서 춤을 추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면허를 소지한 나이트클럽 등에서만 춤을 출 수 있도록 규제하는 '카바레 법' 때문인데요.

최근 뉴욕 시가 91년 만에 이 법을 폐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77년 개봉한 '토요일 밤의 열기'와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코요테 어글리'.

'뉴욕의 밤문화'라고 하면 이 영화들처럼 흔히 술집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술집과 식당에서 춤을 출 수 없도록 규제하는 이른바 카바레 법 때문입니다.

1926년 제정된 카바레 법은 나이트클럽 등 특수 영업장을 제외하고 면허 없는 식당과 술집에서 춤을 추는 것을 금지해왔습니다.

<녹취> 앤드류 머치모어(술집 업주) : "카바레 법은 사람들이 동시에 춤을 추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술집이나 식당에서 춤을 추지 못하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죠."

뉴욕타임스는 뉴욕 시에 있는 25,000여 개의 식음료 업소 가운데 97개만이 카바레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허가증이 없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다면 법규를 위반해왔던 겁니다.

<녹취> 니키 브라운(카바레 법 반대론자) : "우리 모두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법적으로 춤을 출 수 없다니 황당하죠."

카바레 법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습니다.

카바레 법이 지금의 사회적 통념과는 맞지 않는다며 수차례 폐지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소음 문제 때문에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카바레 법 폐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브루클린의 시의회 의원이 지난 6월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서부텁니다.

<녹취> 라파엘 에스피날(브루클린 시의회 의원) : "춤을 추는 것이 불법이듯 여기서 박수를 치는 것도 불법이니 조용히 손을 흔들어야겠어요."

카바레 법이 1920년대 흑인 가수와 연주자들의 공연에 따라 춤을 추던 재즈 클럽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법안의 바탕에 인종차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뉴욕 시는 지난달 31일 이 카바레 법에 대한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안전을 위해 업소 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한다면 다음달부터는 면허가 없어도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게 됩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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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7 20:31:05
    • 수정2017-11-07 20:53:33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 뉴욕 시에서는 그동안 술집과 식당에서 춤을 추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특정 면허를 소지한 나이트클럽 등에서만 춤을 출 수 있도록 규제하는 '카바레 법' 때문인데요.

최근 뉴욕 시가 91년 만에 이 법을 폐지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흥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77년 개봉한 '토요일 밤의 열기'와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코요테 어글리'.

'뉴욕의 밤문화'라고 하면 이 영화들처럼 흔히 술집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멉니다.

술집과 식당에서 춤을 출 수 없도록 규제하는 이른바 카바레 법 때문입니다.

1926년 제정된 카바레 법은 나이트클럽 등 특수 영업장을 제외하고 면허 없는 식당과 술집에서 춤을 추는 것을 금지해왔습니다.

<녹취> 앤드류 머치모어(술집 업주) : "카바레 법은 사람들이 동시에 춤을 추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술집이나 식당에서 춤을 추지 못하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죠."

뉴욕타임스는 뉴욕 시에 있는 25,000여 개의 식음료 업소 가운데 97개만이 카바레 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허가증이 없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했다면 법규를 위반해왔던 겁니다.

<녹취> 니키 브라운(카바레 법 반대론자) : "우리 모두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데 법적으로 춤을 출 수 없다니 황당하죠."

카바레 법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습니다.

카바레 법이 지금의 사회적 통념과는 맞지 않는다며 수차례 폐지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의 안전과 소음 문제 때문에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카바레 법 폐지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은 브루클린의 시의회 의원이 지난 6월 폐지 법안을 발의하면서부텁니다.

<녹취> 라파엘 에스피날(브루클린 시의회 의원) : "춤을 추는 것이 불법이듯 여기서 박수를 치는 것도 불법이니 조용히 손을 흔들어야겠어요."

카바레 법이 1920년대 흑인 가수와 연주자들의 공연에 따라 춤을 추던 재즈 클럽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법안의 바탕에 인종차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뉴욕 시는 지난달 31일 이 카바레 법에 대한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안전을 위해 업소 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한다면 다음달부터는 면허가 없어도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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