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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7만 원’ 다빈치 그림 무려 ‘5천억 원’ 낙찰
입력 2017.11.16 (16:52) 수정 2017.11.16 (20:55) 국제

[연관 기사] [글로벌24 리포트] 다빈치 그림,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를 다시 썼다.

500여년 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15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천30만달러(약 4천978억9천만원)에 낙찰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긴급 보도했다.

이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 가격이자, 기존 최고가의 두 배를 훨씬 뛰어넘는 액수다. 경매 전 추정 가격인 1억 달러(약 1천135억원)의 4배 이상이기도 하다.

기존 최고가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로, 2015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천940만달러(약 1천982억원)에 낙찰됐다. '알제의 여인'을 포함해 역대 1억 달러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은 10개뿐이다.

공개 경매뿐만 아니라 알려진 개인 거래 기록을 포함해도 다빈치의 그림은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종전 개인 거래 최고가는 2015년 9월 네덜란드 태생의 추상표현주의 미국 화가 윌렘 데 쿠닝의 '인터체인지'가 세운 3억 달러였다.

19분 동안 진행된 이날 경매에는 모두 5명의 입찰자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4명은 전화로, 1명은 현장에서 직접 경매에 참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45번이나 가격을 높여 부르며 분위기를 달궜다.

7천50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참가자들이 한 번에 수천만 달러씩 호가를 높인 덕분에 순식간에 종전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막판에 2명으로 좁혀진 경쟁구도는 4억5천만 달러를 부른 한 수집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구매자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가격은 4억5천30만 달러였다.

크리스티 대표인 유시 필카넨이 망치를 두드리며 낙찰을 알리자 장내에는 탄성과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1세기 최대의 재발견 예술품'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미술품 수집가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가 소장하다 내놓은 것이다.

다빈치가 1500년쯤 제작한 가로 45.4cm, 세로 65.6cm 크기의 '살바토르 문디'는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으로는 크리스털 보주를 잡고 있는 예수의 상반신을 담았다.

20점도 채 남아있지 않은 다빈치의 그림 중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이다. 대표작 '모나리자'를 비롯한 다빈치의 나머지 작품들은 현재 프랑스 루브르 등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지금은 최고의 몸값을 받는 자리에 있지만, 그간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프랑스 왕가를 위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프랑스 출신 헨리에타 마리아 왕비가 1625년 영국의 찰스 1세와 결혼하면서 영국 왕실로 넘어갔다.

찰스 1세의 소장품이던 이 그림은 1763년 경매에 처음 등장했다가 1900년께 영국의 그림 수집가 프레더릭 쿡 경(卿)이 구입할 때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그 사이 예수의 얼굴과 머리카락에 덧칠이 이뤄지면서 어느새 다빈치 본인이 아닌 제자들의 작품으로 오해를 받았다.

1958년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약 7만 원)에 팔린 것도 다빈치의 그림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어 2005년에도 '짝퉁' 그림으로서 판매됐으나, 새 주인의 복원 작업과 6년에 걸친 전문가들의 정밀 감정 끝에 다빈치의 진품으로 확인됐다. 21세기 최대의 재발견 예술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1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전시회를 통해 진품으로 명예 회복을 한 작품은 2013년 소더비 경매에서 8천만 달러(약 882억 원)를 부른 스위스의 예술품 거래상 이브 부비에르의 손에 들어갔다.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의 구단주이기도 한 리볼로블레프가 그 직후 1억2천750만 달러(약 1천405억 원)에 부비에르로부터 작품을 사들였으나, 그는 부비에르가 작품 가격을 과다 청구해 뒷돈을 챙겼다며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이날 낙찰가를 고려하면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리볼로블레프가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AFP는 진단했다.

화제의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 측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입찰이 쇄도했다"고만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전화로 경매한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이 낙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2년 전 모딜리아니의 그림 '누워있는 나부'를 1억 7천40만 달러(약 1천967억 원)에 낙찰받은 중국의 갑부 류이첸(劉益謙)이 입찰자 중 한 명이라고 추측했으나, 그는 중국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자신은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류이첸은 "구매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지금 나는 패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막을 내린 이번 경매는 예술을 지나치게 상업화했다는 비판도 낳고 있다.

NYT는 "비평가들에게 천문학적인 가격은 판매 기술이 예술과 그 가치에 대한 대화를 몰아내고 압도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뿐"이라며 일부 전문가는 그림의 손상된 상태와 진품 여부를 둘러싼 여전한 의문을 지적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크리스티 측은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외부 대행기관을 선정하고 임원들이 출연해 이번 경매를 "미술품 경매계의 성배", "새로운 행성의 발견"에 비유하는 홍보 영상을 배포하는 등 전례 없는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경매 전 홍콩,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욕에서 진행된 사전 전시회에는 모두 2만7천 명이 몰려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 ‘단돈 7만 원’ 다빈치 그림 무려 ‘5천억 원’ 낙찰
    • 입력 2017-11-16 16:52:50
    • 수정2017-11-16 20:55:02
    국제

[연관 기사] [글로벌24 리포트] 다빈치 그림,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를 다시 썼다.

500여년 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15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천30만달러(약 4천978억9천만원)에 낙찰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긴급 보도했다.

이는 전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 가격이자, 기존 최고가의 두 배를 훨씬 뛰어넘는 액수다. 경매 전 추정 가격인 1억 달러(약 1천135억원)의 4배 이상이기도 하다.

기존 최고가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로, 2015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7천940만달러(약 1천982억원)에 낙찰됐다. '알제의 여인'을 포함해 역대 1억 달러 이상의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은 10개뿐이다.

공개 경매뿐만 아니라 알려진 개인 거래 기록을 포함해도 다빈치의 그림은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종전 개인 거래 최고가는 2015년 9월 네덜란드 태생의 추상표현주의 미국 화가 윌렘 데 쿠닝의 '인터체인지'가 세운 3억 달러였다.

19분 동안 진행된 이날 경매에는 모두 5명의 입찰자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4명은 전화로, 1명은 현장에서 직접 경매에 참가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45번이나 가격을 높여 부르며 분위기를 달궜다.

7천50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참가자들이 한 번에 수천만 달러씩 호가를 높인 덕분에 순식간에 종전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세계로 접어들었다.

막판에 2명으로 좁혀진 경쟁구도는 4억5천만 달러를 부른 한 수집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구매자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가격은 4억5천30만 달러였다.

크리스티 대표인 유시 필카넨이 망치를 두드리며 낙찰을 알리자 장내에는 탄성과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21세기 최대의 재발견 예술품'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미술품 수집가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가 소장하다 내놓은 것이다.

다빈치가 1500년쯤 제작한 가로 45.4cm, 세로 65.6cm 크기의 '살바토르 문디'는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으로는 크리스털 보주를 잡고 있는 예수의 상반신을 담았다.

20점도 채 남아있지 않은 다빈치의 그림 중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이다. 대표작 '모나리자'를 비롯한 다빈치의 나머지 작품들은 현재 프랑스 루브르 등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지금은 최고의 몸값을 받는 자리에 있지만, 그간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프랑스 왕가를 위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프랑스 출신 헨리에타 마리아 왕비가 1625년 영국의 찰스 1세와 결혼하면서 영국 왕실로 넘어갔다.

찰스 1세의 소장품이던 이 그림은 1763년 경매에 처음 등장했다가 1900년께 영국의 그림 수집가 프레더릭 쿡 경(卿)이 구입할 때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그 사이 예수의 얼굴과 머리카락에 덧칠이 이뤄지면서 어느새 다빈치 본인이 아닌 제자들의 작품으로 오해를 받았다.

1958년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단돈 45파운드(약 7만 원)에 팔린 것도 다빈치의 그림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어 2005년에도 '짝퉁' 그림으로서 판매됐으나, 새 주인의 복원 작업과 6년에 걸친 전문가들의 정밀 감정 끝에 다빈치의 진품으로 확인됐다. 21세기 최대의 재발견 예술품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11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전시회를 통해 진품으로 명예 회복을 한 작품은 2013년 소더비 경매에서 8천만 달러(약 882억 원)를 부른 스위스의 예술품 거래상 이브 부비에르의 손에 들어갔다.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의 구단주이기도 한 리볼로블레프가 그 직후 1억2천750만 달러(약 1천405억 원)에 부비에르로부터 작품을 사들였으나, 그는 부비에르가 작품 가격을 과다 청구해 뒷돈을 챙겼다며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이날 낙찰가를 고려하면 수수료를 제하더라도 리볼로블레프가 막대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AFP는 진단했다.

화제의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 측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입찰이 쇄도했다"고만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전화로 경매한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이 낙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2년 전 모딜리아니의 그림 '누워있는 나부'를 1억 7천40만 달러(약 1천967억 원)에 낙찰받은 중국의 갑부 류이첸(劉益謙)이 입찰자 중 한 명이라고 추측했으나, 그는 중국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자신은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류이첸은 "구매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지금 나는 패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막을 내린 이번 경매는 예술을 지나치게 상업화했다는 비판도 낳고 있다.

NYT는 "비평가들에게 천문학적인 가격은 판매 기술이 예술과 그 가치에 대한 대화를 몰아내고 압도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뿐"이라며 일부 전문가는 그림의 손상된 상태와 진품 여부를 둘러싼 여전한 의문을 지적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크리스티 측은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외부 대행기관을 선정하고 임원들이 출연해 이번 경매를 "미술품 경매계의 성배", "새로운 행성의 발견"에 비유하는 홍보 영상을 배포하는 등 전례 없는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경매 전 홍콩,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욕에서 진행된 사전 전시회에는 모두 2만7천 명이 몰려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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