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美, 핵전쟁 대비 ‘지하 벙커’ 구매 바람

입력 2017.11.23 (20:38) 수정 2017.11.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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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서는 최근 지하 벙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핵 전쟁 등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재앙에 대비해 대피용으로 구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뉴멕시코 주에 사는 로베르타 그리핀 씨는 최근 지하 벙커를 구매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6m를 내려가면 아연을 도금한 강판으로 만든 벙커가 등장합니다.

벙커에는 그리핀 씨의 가족이 수 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침실, 주방,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핀 씨는 혹시 모를 핵 피해를 대비해 11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2천만 원을 들여 대피시설을 지었다고 합니다.

<녹취> 로베르타 그리핀 : "만약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살아남고 싶어서 지하 벙커를 사게 됐어요. 돈이 많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그리핀 씨처럼 핵전쟁에 대비해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에 있는 한 지하 벙커 제작 업체입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가장 저렴한 지하 벙커의 가격은 2천만 원 정도로 일반 가정용 벙커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문량도 늘었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0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합니다.

<녹취> 론 허바드(벙커 제작업체 대표) : "올해 1,000개의 벙커를 생산했습니다. 내년에는 2,000개에서 3,000개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5성급 호텔과 맞먹는 초호화 지하 벙커도 등장했습니다.

미국 캔사스 주에 있는 이 지하 벙커는 한 건설업자가 과거 미군이 미사일 격납고로 사용하던 벙커를 사들인 뒤 콘도로 개조한 것으로 지하 15층까지 뻗어있는 공간에 최첨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녹취> 래리 홀(벙커 제작업체 대표) : "인공암벽장, 오락실, 교육 시설, 도서관, 영화관 등이 마련돼있습니다."

300여 제곱미터 크기의 초호화 벙커 구입 가격은 4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0억 원에 달하지만, 이미 분양이 마감됐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일고 있는 벙커 구매 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 핵전쟁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아서 정작 재앙이 발생했을 경우 심리적인 위안만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벙커를 만들거나 구입하는 사람들은 혹시 모를 재앙에 언제든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녹취> 폴 사이프레드(벙커 제작업체 대표) : "우리는 위험한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재앙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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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3 20:21:54
    • 수정2017-11-23 20:50:40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에서는 최근 지하 벙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핵 전쟁 등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재앙에 대비해 대피용으로 구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뉴멕시코 주에 사는 로베르타 그리핀 씨는 최근 지하 벙커를 구매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6m를 내려가면 아연을 도금한 강판으로 만든 벙커가 등장합니다.

벙커에는 그리핀 씨의 가족이 수 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침실, 주방,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리핀 씨는 혹시 모를 핵 피해를 대비해 11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2천만 원을 들여 대피시설을 지었다고 합니다.

<녹취> 로베르타 그리핀 : "만약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살아남고 싶어서 지하 벙커를 사게 됐어요. 돈이 많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그리핀 씨처럼 핵전쟁에 대비해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에 있는 한 지하 벙커 제작 업체입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가장 저렴한 지하 벙커의 가격은 2천만 원 정도로 일반 가정용 벙커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주문량도 늘었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0배 가까이 치솟았다고 합니다.

<녹취> 론 허바드(벙커 제작업체 대표) : "올해 1,000개의 벙커를 생산했습니다. 내년에는 2,000개에서 3,000개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5성급 호텔과 맞먹는 초호화 지하 벙커도 등장했습니다.

미국 캔사스 주에 있는 이 지하 벙커는 한 건설업자가 과거 미군이 미사일 격납고로 사용하던 벙커를 사들인 뒤 콘도로 개조한 것으로 지하 15층까지 뻗어있는 공간에 최첨단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녹취> 래리 홀(벙커 제작업체 대표) : "인공암벽장, 오락실, 교육 시설, 도서관, 영화관 등이 마련돼있습니다."

300여 제곱미터 크기의 초호화 벙커 구입 가격은 4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0억 원에 달하지만, 이미 분양이 마감됐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일고 있는 벙커 구매 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 핵전쟁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아서 정작 재앙이 발생했을 경우 심리적인 위안만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벙커를 만들거나 구입하는 사람들은 혹시 모를 재앙에 언제든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녹취> 폴 사이프레드(벙커 제작업체 대표) : "우리는 위험한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항상 재앙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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