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속 수백 명 노숙…평창 롱패딩 신드롬

입력 2017.12.01 (12:15) 수정 2017.12.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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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품 롱패딩이 어제 마지막 물량을 끝으로 판매가 모두 완료됐습니다.

이 옷 한 벌을 사기 위해 밤새 수백 명이 노숙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가히 롱패딩 신드롬이라고 할 만 한데요.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백화점, 냉골 같은 바닥에 수백 명이 자리를 폈습니다.

돗자리, 종이 박스가 동원되고 두꺼운 외투와 담요로 무장했습니다.

이른바 평창 롱패딩 마지막 물량을 사기 위해 밤샘 노숙을 자청한 겁니다.

<인터뷰> 권형택(경기도 파주시) : "따뜻하고 좋다고 하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한 번 입어봐야죠."

사흘간 노숙을 강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롱패딩 대기 고객(음성변조) : "27일 9시에 여기 도착했어요. 내일 되면 3박 4일 되는 거예요."

날이 밝자, 번호표 배부가 시작되고,

<녹취> "59번이십니다. 축하드립니다."

순번이 끊기진 않을까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녹취> "왜 끼어드시냐고, 그러니까. (그만, 고객님! 죄송합니다.) 새치기하신 분은 그냥 나가세요, 좀."

마지막 3천 벌을 끝으로 평창 롱패딩은 판매가 모두 종료됐습니다.

이런 패딩 열풍이 성별과 연령 구분 없이 확산되면서 롱패딩은 패션업계 전반에 걸쳐 최대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유아복 매장 전면에도 롱패딩이 등장했고 롱부츠 롱니트 롱스커트까지 일명 롱패션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롱패딩 신드롬 가장 큰 요인은 높은 가성비입니다.

일반 롱패딩 가격의 4분의 1 수준인데다 올림픽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여기에 인기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가 더해졌단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정희(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한정판매를 하면 소비자들을 줄을 세울 수 있는 거거든요. 남들이 갖지 못하는 것을 내가 가졌기 때문에 고생은 이 정도는 감수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제2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 "애들이 다 입어요. 거의다. 한 3분의 2?"

롱패딩이 재고 처리로 골치를 앓는 다운패딩의 전철을 밟을 거란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올겨울 패션업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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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추위 속 수백 명 노숙…평창 롱패딩 신드롬
    • 입력 2017-12-01 12:16:23
    • 수정2017-12-01 12:31:13
    뉴스 12
<앵커 멘트>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품 롱패딩이 어제 마지막 물량을 끝으로 판매가 모두 완료됐습니다.

이 옷 한 벌을 사기 위해 밤새 수백 명이 노숙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가히 롱패딩 신드롬이라고 할 만 한데요.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백화점, 냉골 같은 바닥에 수백 명이 자리를 폈습니다.

돗자리, 종이 박스가 동원되고 두꺼운 외투와 담요로 무장했습니다.

이른바 평창 롱패딩 마지막 물량을 사기 위해 밤샘 노숙을 자청한 겁니다.

<인터뷰> 권형택(경기도 파주시) : "따뜻하고 좋다고 하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한 번 입어봐야죠."

사흘간 노숙을 강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롱패딩 대기 고객(음성변조) : "27일 9시에 여기 도착했어요. 내일 되면 3박 4일 되는 거예요."

날이 밝자, 번호표 배부가 시작되고,

<녹취> "59번이십니다. 축하드립니다."

순번이 끊기진 않을까 실랑이도 벌어집니다.

<녹취> "왜 끼어드시냐고, 그러니까. (그만, 고객님! 죄송합니다.) 새치기하신 분은 그냥 나가세요, 좀."

마지막 3천 벌을 끝으로 평창 롱패딩은 판매가 모두 종료됐습니다.

이런 패딩 열풍이 성별과 연령 구분 없이 확산되면서 롱패딩은 패션업계 전반에 걸쳐 최대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유아복 매장 전면에도 롱패딩이 등장했고 롱부츠 롱니트 롱스커트까지 일명 롱패션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롱패딩 신드롬 가장 큰 요인은 높은 가성비입니다.

일반 롱패딩 가격의 4분의 1 수준인데다 올림픽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여기에 인기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가 더해졌단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정희(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 "한정판매를 하면 소비자들을 줄을 세울 수 있는 거거든요. 남들이 갖지 못하는 것을 내가 가졌기 때문에 고생은 이 정도는 감수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제2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인터뷰> 고등학생 : "애들이 다 입어요. 거의다. 한 3분의 2?"

롱패딩이 재고 처리로 골치를 앓는 다운패딩의 전철을 밟을 거란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올겨울 패션업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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