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같은 제품인데 여성용은 비싸…“명백한 차별”

입력 2017.12.28 (20:33) 수정 2017.12.28 (20: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핑크 택스, 분홍빛 세금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제품의 소재와 질 등이 비슷한데도 여성용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용보다 더 가격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데요.

여성용 제품이 거의 분홍색인 것을 빗대 만들어진 용업니다.

오늘은 베를린 연결해 이 핑크택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최근 독일에서 이 '핑크 택스'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뤄졌다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독일 연방 차별 시정국이 천 7백여개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가격 조사를 벌였습니다.

분홍색, 파랑색 등으로 여성용 남성용이 나눠지긴 하지만, 성분이 거의 똑같은 제품들의 가격을 비교해본거죠.

예를 들어, 할인마트에서 판매되는 4개들이 면도날 가격의 경우,

여성용은 4.49유로 우리돈 약 5천 7백원이구요,

남성용은 3.89유로 우리돈 약 4천 9백원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성용이 약 8백원, 그러니까 1.2배 정도 더 비싸죠?

장난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점프볼이라고, 앉아서 튕기며 노는 장난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용은 8.99유로 남성용은 7.98유로로 역시 여성용이 더 비쌌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제품의 4% 정도에서 가격 차이가 있었는데요,

특히 미용실이나 세탁소 등 특정 서비스 분야의 경우에는, 전체의 50%에서 남녀 가격이 달랐습니다.

여성 블라우스 드라이클리닝 비용은 남성 셔츠에 비해 평균 1.8유로 더 비쌌고요.

남성과 같이 짧은 머리 스타일이라고 해도, 여성이라고 하면 미용 가격이 평균 12.5유로, 우리 돈으로 만 6천원이나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기업들에게 여성용 제품은 새로운 노다지다" 이렇게까지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는 여성용품에 더많은 수고가 들어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용자의 성별이 다르다고 해서 가격에 차이를 둔다는 것은 차별로 느껴지는데요?

<답변>
네, 제품에 차이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똑같은 제품인데 여성이 쓴다는 이유만으로 더 비싸다면 명백한 차별이겠죠.

원칙적으로 차별 금지법에도 위배됩니다.

그런데 핑크 택스, 이 가격 차이만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간의 임금차별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인데요.

독일의 경우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에 비해 16% 정도 낮습니다.

소득은 적은데, 오히려 물건은 더 비싸게 사야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이중으로 훨씬 더 큰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이른바 핑크 택스 문제가 다른 국가들에서도 제기된 바 있죠?

<답변>
네, 미국의 경우 지난 2015년 뉴욕 소비자보호원에서 조사를 해봤습니다.

결과는 비슷했는데요,

여성용 제품의 가격이 남성용보다 평균 7% 더 비쌌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가격 자체를 다르게 매긴 경우도 있었지만, 특이하게 용량이나 개수를 남성용보다 적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차이 탓에 여성들이 1년에 천 삼백여달러, 우리 돈 백삼십만원 정도를 남성들보다 더 지출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런 가격차이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죠.

<녹취> "판매업체의 특별한 전략 중 하나는 판매업체의 입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최적으로' 구입하게 만드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여성용 제품과 남성용 제품을 따로 진열해서 가격을 거의 비교할 수 없도록 하는 거죠."

불평등한 핑크택스를 추방시키는 길은 하나 뿐일 것 같습니다.

유통업체들의 이런 얄팍한 상술을 소비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적극 감시해야 한다는 거죠.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현장] 같은 제품인데 여성용은 비싸…“명백한 차별”
    • 입력 2017-12-28 20:32:46
    • 수정2017-12-28 20:54:30
    글로벌24
<앵커 멘트>

핑크 택스, 분홍빛 세금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제품의 소재와 질 등이 비슷한데도 여성용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용보다 더 가격이 높은 것을 의미하는데요.

여성용 제품이 거의 분홍색인 것을 빗대 만들어진 용업니다.

오늘은 베를린 연결해 이 핑크택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최근 독일에서 이 '핑크 택스'에 대한 실태 조사가 이뤄졌다죠?

<답변>
예 그렇습니다.

독일 연방 차별 시정국이 천 7백여개 제품에 대해 대대적인 가격 조사를 벌였습니다.

분홍색, 파랑색 등으로 여성용 남성용이 나눠지긴 하지만, 성분이 거의 똑같은 제품들의 가격을 비교해본거죠.

예를 들어, 할인마트에서 판매되는 4개들이 면도날 가격의 경우,

여성용은 4.49유로 우리돈 약 5천 7백원이구요,

남성용은 3.89유로 우리돈 약 4천 9백원으로 드러났습니다.

여성용이 약 8백원, 그러니까 1.2배 정도 더 비싸죠?

장난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점프볼이라고, 앉아서 튕기며 노는 장난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용은 8.99유로 남성용은 7.98유로로 역시 여성용이 더 비쌌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제품의 4% 정도에서 가격 차이가 있었는데요,

특히 미용실이나 세탁소 등 특정 서비스 분야의 경우에는, 전체의 50%에서 남녀 가격이 달랐습니다.

여성 블라우스 드라이클리닝 비용은 남성 셔츠에 비해 평균 1.8유로 더 비쌌고요.

남성과 같이 짧은 머리 스타일이라고 해도, 여성이라고 하면 미용 가격이 평균 12.5유로, 우리 돈으로 만 6천원이나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기업들에게 여성용 제품은 새로운 노다지다" 이렇게까지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체나 서비스업체는 여성용품에 더많은 수고가 들어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용자의 성별이 다르다고 해서 가격에 차이를 둔다는 것은 차별로 느껴지는데요?

<답변>
네, 제품에 차이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똑같은 제품인데 여성이 쓴다는 이유만으로 더 비싸다면 명백한 차별이겠죠.

원칙적으로 차별 금지법에도 위배됩니다.

그런데 핑크 택스, 이 가격 차이만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간의 임금차별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문제인데요.

독일의 경우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에 비해 16% 정도 낮습니다.

소득은 적은데, 오히려 물건은 더 비싸게 사야한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이중으로 훨씬 더 큰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죠.

<질문>
그런데 이른바 핑크 택스 문제가 다른 국가들에서도 제기된 바 있죠?

<답변>
네, 미국의 경우 지난 2015년 뉴욕 소비자보호원에서 조사를 해봤습니다.

결과는 비슷했는데요,

여성용 제품의 가격이 남성용보다 평균 7% 더 비쌌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가격 자체를 다르게 매긴 경우도 있었지만, 특이하게 용량이나 개수를 남성용보다 적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차이 탓에 여성들이 1년에 천 삼백여달러, 우리 돈 백삼십만원 정도를 남성들보다 더 지출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런 가격차이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죠.

<녹취> "판매업체의 특별한 전략 중 하나는 판매업체의 입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최적으로' 구입하게 만드는 겁니다. 다시 말해 여성용 제품과 남성용 제품을 따로 진열해서 가격을 거의 비교할 수 없도록 하는 거죠."

불평등한 핑크택스를 추방시키는 길은 하나 뿐일 것 같습니다.

유통업체들의 이런 얄팍한 상술을 소비자들이 두 눈 부릅뜨고 적극 감시해야 한다는 거죠.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