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남아공서 백인 농장주 잇단 피살

입력 2018.01.05 (20:33) 수정 2018.01.0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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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농장주들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칫 인종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남아공에서 주로 백인 농장주를 겨냥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남아공의 백인 시민단체인 아프리포럼(AfriForum)에 따르면, 지난해 숨진 백인만 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아공 북부 림포포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 남성은 몇달 전 습격을 받았습니다.

무장괴한들이 침입해 그의 발에 총을 쏜 후 금고를 털어 달아났습니다.

<녹취> 한스 버그만(농장 경영주) : "아침을 먹고 일을 하기 위해 나서려던 참이었어요. 그때 총을 든 괴한들이 보이더군요. 우리를 죽일 거라고 했어요."

이 영국인 남성은 지난해 3월, 부인을 잃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던 부인이 괴한 3명에게 끌려가 폭행 당했는데 끝내 숨진 겁니다.

<녹취> 로버트 린(피해자의 남편) : "그들은 내 아내를 도랑에 버리고 갔어요. 왜 저 혼자 살아 남았는지 모르겠어요."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 2016년에 목숨을 잃은 백인은 64명, 습격을 받은 백인들은 334명으로 집계됐다며, 그 피해 규모와 범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에른스트 로어츠(아프리포럼 부대표) : "(살인율로 악명 높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보다 이곳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질문>
백인 농장주를 노린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가 뭡니까?

<답변>
남아공은 지난 20년 전,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가 철폐됐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토지를 백인이 독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남아공 농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백인들이 총 인구의 8.9%를 차지하는데, 이들이 전체 경작지의 73%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백인 농장주들은 폭력과 살인에 어떠한 이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며 곳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시위 참가자 : "(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있어요. 우리는 보다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

한편, 일부 시위자들이 과거 백인 소수정권 시대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기도 해, 인종 간 대립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일각에서는 흑인들도 위협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제기됐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백인이 흑인 남성을 강제로 관 속으로 밀어 넣고 불을 붙이겠다며 협박하는 영상이 공개돼 흑인 사회를 분노케 했는데요.

이들 백인 농장주 2명은 구리선을 훔쳐간 흑인 남성을 혼내준 것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각각 징역 14년과 11년이라는 중형에 처해졌습니다.

<녹취> 부요 말라티(남아공 흑인농업협회장) : "이는 흑인과 백인을 떠나서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피해자 대부분이 주로 백인 농장주인 것은 맞지만, 흑인 노동자도 여전히 백인들로부터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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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남아공서 백인 농장주 잇단 피살
    • 입력 2018-01-05 20:28:06
    • 수정2018-01-05 2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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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 농장주들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칫 인종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박진현 특파원, 남아공에서 주로 백인 농장주를 겨냥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남아공의 백인 시민단체인 아프리포럼(AfriForum)에 따르면, 지난해 숨진 백인만 7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아공 북부 림포포에서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 남성은 몇달 전 습격을 받았습니다.

무장괴한들이 침입해 그의 발에 총을 쏜 후 금고를 털어 달아났습니다.

<녹취> 한스 버그만(농장 경영주) : "아침을 먹고 일을 하기 위해 나서려던 참이었어요. 그때 총을 든 괴한들이 보이더군요. 우리를 죽일 거라고 했어요."

이 영국인 남성은 지난해 3월, 부인을 잃었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던 부인이 괴한 3명에게 끌려가 폭행 당했는데 끝내 숨진 겁니다.

<녹취> 로버트 린(피해자의 남편) : "그들은 내 아내를 도랑에 버리고 갔어요. 왜 저 혼자 살아 남았는지 모르겠어요."

알자지라 방송은 지난 2016년에 목숨을 잃은 백인은 64명, 습격을 받은 백인들은 334명으로 집계됐다며, 그 피해 규모와 범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에른스트 로어츠(아프리포럼 부대표) : "(살인율로 악명 높은)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보다 이곳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질문>
백인 농장주를 노린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가 뭡니까?

<답변>
남아공은 지난 20년 전,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가 철폐됐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토지를 백인이 독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이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남아공 농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백인들이 총 인구의 8.9%를 차지하는데, 이들이 전체 경작지의 73%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백인 농장주들은 폭력과 살인에 어떠한 이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며 곳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시위 참가자 : "(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고 있어요. 우리는 보다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

한편, 일부 시위자들이 과거 백인 소수정권 시대를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기도 해, 인종 간 대립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일각에서는 흑인들도 위협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제기됐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백인이 흑인 남성을 강제로 관 속으로 밀어 넣고 불을 붙이겠다며 협박하는 영상이 공개돼 흑인 사회를 분노케 했는데요.

이들 백인 농장주 2명은 구리선을 훔쳐간 흑인 남성을 혼내준 것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각각 징역 14년과 11년이라는 중형에 처해졌습니다.

<녹취> 부요 말라티(남아공 흑인농업협회장) : "이는 흑인과 백인을 떠나서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피해자 대부분이 주로 백인 농장주인 것은 맞지만, 흑인 노동자도 여전히 백인들로부터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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