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앵커]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네번째로 구속되는 전직 대통령이 됐습니다.

검찰은 곧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을 집행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가봅니다.

계현우, 이승재 기자 그곳 분위기 전해주시죠.

[리포트]

오늘 오후 11시 6분쯤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법원은 범죄 혐의 소명이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어제 오전 10시쯤 법원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를 서류 검토 방식으로 한다고 결정한 지 13시간 만입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검찰 직원들이 논현동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영장을 집행할텐데요.

이 전 대통령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되게 됩니다.

법조팀 이승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이 기자, 법원이 밝힌 영장 발부 사유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법원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혐의가 소명됐다며 영장 발부사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혐의만 10여개에 달하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입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공범자 대다수가 구속돼 있는 만큼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기자]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13시간이 걸렸어요.

피의자 심문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오랜 시간 걸린거 같아요?

[기자]
네, 어제 영장실질 심사는 어제 오전 10시쯤부터 시작돼 오늘 새벽 11시 4분까지 진행된 건데요.

지난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사는 8시간 41분이 걸리고 영장은 오전 3시에야 발부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는 피의자 심문 없이 서류 검토에만 12시간이 넘게 걸려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이 작성한 영장청구서가 207쪽에 이르고 법원에 제출한 자료만 8만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자료여서 심사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하 혐의만 10여 개가 넘고 쟁점이 복잡해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영장이 발부되고나서 검찰쪽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위한 절차에 나섰습니다.

논현동 자택으로 이동해서 영장을 집행하게 되는거죠?

[기자]
네, 구속영장은 서울중앙지법 영장계를 거쳐 발부되는데요, 이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관이 직접 구속 영장을 찾아오고 이를 수사팀에 전달하게 됩니다.

이후 검사와 수사관이 이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논현동 자택로 이동합니다.

자택에 도착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을 집행하고 이 전 대통령은 호송차량으로 30분 거리인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논현동 사저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할 땐 검찰과 경찰이 협의해 교통통제가 이뤄질 계획입니다.

[기자]
아무래도 사저에 있는거다보니까 또 도착해서 집행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릴거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영장이 발부됐을 당시엔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 머물고 있었는데요.

영장이 발부된 뒤 1시간 반 정도가 지난 뒤에야 박 전 대통령 태운 차량은 서울구치소로 출발했습니다.

자택에 머물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신병 정리 등의 이유로 검찰 측에 일정 시간을 요구한 가능성이 높은데요,

검찰은 이 같은 요구를 최대한 거부할 예정입니다.

어제 오전부터 영장 심사에 출석하지 않아 하루 종일 시간이 있는데다 통상의 영장 집행과 동일한 방식을 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자]
그러고 보니,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구속될 때 서울중앙지검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죠?

피의자 심문을 받고나서 검찰에서 결과를 기다린건데, 이 전 대통령은 심문에 출석 하지 않고 논현동 자택에서 대기를 계속 한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영장을 발부하고 바로 다음날 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검찰에서 충분히 입장을 밝힌 만큼 법원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심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혼선이 빚어져 오전으로 예정됐던 심문은 취소됐습니다.

결국 법원은 어제 오전 10시쯤에야 심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류 심사만을 통해 심문을 진행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 상황에서 검사와 변호인만으로 심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심사가 이뤄지는 12시간 이상 동안 논현동 자택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