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또 다른 유리천장’…노동시장 인종 차별
입력 2018.04.09 (18:05)
수정 2018.04.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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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옥기자, 스크린에 마틴루터킹의 명연설이 등장했습니다.
오늘 관련 내용인가요?
[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문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설로 알려져있는 마틴루터킹 목사의 연설인데요,
지금 미국에선 마틴루터킹 목사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킹 목사는 195,60년대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인데, 킹 목사의 꿈은 과연 이뤄졌을까.
글로벌 인종차별의 실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틴루터킹/목사 :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테러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전진중입니다."]
1960년대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맞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시위.
흑인 청소노동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집회에 참석했던 킹 목사는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살해되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인종차별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마이클 할로웨이/미국 테네시주 청소노동자/11년차 : "그 분께서는 저희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죠. 매우 슬픈 일이에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바치셨죠.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입니다.
지난 2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노동참여율은 62.9%까지 올랐는데, 백인의 노동참여율이 63%, 그러니까 0.1%p밖에 차이가 안나는 거죠.
언뜻 보면, 노동시장에서 백인과 흑인이 거의 평등해졌구나 싶은데요,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수준이 높은 11개 산업에서 백인이 흑인 비율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영계가 10:1 컴퓨터와 수학분야가 8:1, 법조계 12:1 교육계는 7:1의 비율이었는데요,
미국 내 백인 대 흑인 비율이 5:1 정도 되거든요.
흑인들이 고소득 직군에서 배제돼있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고소득 직군에는 백인이 많은 반면, 식당 서비스나 경비업 같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는 흑인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런 소득 격차는 축적되는 재산의 격차로 이어져, 2016년 흑인 1인당 평균자산은 만7천 달러, 백인 17만 천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일은 똑같이 해도 흑인의 노동의 질이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을 좀 보시죠.
얼마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인턴사원 단체사진 입니다.
90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데, 흑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보입니다.
[앵커]
3명 정도 되나요?
그래도 미국 명문 학교는 입학할 때 인종 다양성을 고려하고 실리콘밸리 IT기업들도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쿼터제도 도입하고 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 실리콘밸리 기업들 중에 특히 구글과 애플이 직원 다양성 확보에 힘쓰고 있는데요,
[데이지 도미니카/구글 직원 : "라틴사람으로서, 7살 딸의 엄마로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밝고 창창한 미래를 가진 제 딸에게 당연히 누려야할, 더 좋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토렌스 분/구글 판매사업부 부사장 : "저희가 노력하는 것은 바로 '가능성'입니다. 이 모든 다양성을 합친다면, 굳게 닫혀있던 자물쇠가 언젠가 열릴 것입니다."]
구글은 지난 3년간 흑인 비기술 인력 비율이 2%에서 5%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지만, 흑인의 기술 인력 비율은 1%, 간부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애플 역시 지난 1년 사이 간부 비율은 흑인은 9%에서 3%로 줄었고 백인은 56%에서 66%로 늘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또다른 유리천장인 셈이군요.
그런데 이게 꼭 서양에서 유색인종들이 겪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2억 5천만 명이 모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고소득 국가에 몰려있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요,
지난 2014년, 가정부를 하기 위해 홍콩으로 간 인도네시아 여성은 고용주의 끔찍한 폭행으로 중태에 빠지고 맙니다.
수개월간 하루 4시간만 자며 빵과 쌀만 먹어야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죠.
[에와이나 설리스타닝시/폭행 피해 가정부 : "전혀 변한 것이 없어요. 집주인들은 여전히 쉬는 날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못하게 해요. 보호소에 있는 동안 만난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일을 당했어요."]
비슷한 일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이 라이더/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 : "이주 노동자들은 차별을 당합니다. 특히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고용 행태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빚덩이에 앉거나 인신매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이주민, 인종 차별 사례가 너무 많아서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차별 문제 심각한데, 유엔은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국제사회 최대 현안으로 정하고 오는 7월까지 '이주민 협약'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글로벌 사회라고 하잖아요.
인구구성원이 다양해지는건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은데요,
어떤 나라는 이걸 위협으로 여기고, 또 어떤 나라는 강점으로 소화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강점으로 소화해서 하루빨리 다양한 구성원들이 세계인으로서 지구에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옥기자, 스크린에 마틴루터킹의 명연설이 등장했습니다.
오늘 관련 내용인가요?
[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문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설로 알려져있는 마틴루터킹 목사의 연설인데요,
지금 미국에선 마틴루터킹 목사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킹 목사는 195,60년대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인데, 킹 목사의 꿈은 과연 이뤄졌을까.
글로벌 인종차별의 실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틴루터킹/목사 :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테러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전진중입니다."]
1960년대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맞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시위.
흑인 청소노동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집회에 참석했던 킹 목사는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살해되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인종차별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마이클 할로웨이/미국 테네시주 청소노동자/11년차 : "그 분께서는 저희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죠. 매우 슬픈 일이에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바치셨죠.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입니다.
지난 2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노동참여율은 62.9%까지 올랐는데, 백인의 노동참여율이 63%, 그러니까 0.1%p밖에 차이가 안나는 거죠.
언뜻 보면, 노동시장에서 백인과 흑인이 거의 평등해졌구나 싶은데요,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수준이 높은 11개 산업에서 백인이 흑인 비율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영계가 10:1 컴퓨터와 수학분야가 8:1, 법조계 12:1 교육계는 7:1의 비율이었는데요,
미국 내 백인 대 흑인 비율이 5:1 정도 되거든요.
흑인들이 고소득 직군에서 배제돼있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고소득 직군에는 백인이 많은 반면, 식당 서비스나 경비업 같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는 흑인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런 소득 격차는 축적되는 재산의 격차로 이어져, 2016년 흑인 1인당 평균자산은 만7천 달러, 백인 17만 천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일은 똑같이 해도 흑인의 노동의 질이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을 좀 보시죠.
얼마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인턴사원 단체사진 입니다.
90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데, 흑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보입니다.
[앵커]
3명 정도 되나요?
그래도 미국 명문 학교는 입학할 때 인종 다양성을 고려하고 실리콘밸리 IT기업들도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쿼터제도 도입하고 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 실리콘밸리 기업들 중에 특히 구글과 애플이 직원 다양성 확보에 힘쓰고 있는데요,
[데이지 도미니카/구글 직원 : "라틴사람으로서, 7살 딸의 엄마로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밝고 창창한 미래를 가진 제 딸에게 당연히 누려야할, 더 좋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토렌스 분/구글 판매사업부 부사장 : "저희가 노력하는 것은 바로 '가능성'입니다. 이 모든 다양성을 합친다면, 굳게 닫혀있던 자물쇠가 언젠가 열릴 것입니다."]
구글은 지난 3년간 흑인 비기술 인력 비율이 2%에서 5%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지만, 흑인의 기술 인력 비율은 1%, 간부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애플 역시 지난 1년 사이 간부 비율은 흑인은 9%에서 3%로 줄었고 백인은 56%에서 66%로 늘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또다른 유리천장인 셈이군요.
그런데 이게 꼭 서양에서 유색인종들이 겪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2억 5천만 명이 모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고소득 국가에 몰려있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요,
지난 2014년, 가정부를 하기 위해 홍콩으로 간 인도네시아 여성은 고용주의 끔찍한 폭행으로 중태에 빠지고 맙니다.
수개월간 하루 4시간만 자며 빵과 쌀만 먹어야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죠.
[에와이나 설리스타닝시/폭행 피해 가정부 : "전혀 변한 것이 없어요. 집주인들은 여전히 쉬는 날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못하게 해요. 보호소에 있는 동안 만난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일을 당했어요."]
비슷한 일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이 라이더/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 : "이주 노동자들은 차별을 당합니다. 특히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고용 행태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빚덩이에 앉거나 인신매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이주민, 인종 차별 사례가 너무 많아서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차별 문제 심각한데, 유엔은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국제사회 최대 현안으로 정하고 오는 7월까지 '이주민 협약'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글로벌 사회라고 하잖아요.
인구구성원이 다양해지는건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은데요,
어떤 나라는 이걸 위협으로 여기고, 또 어떤 나라는 강점으로 소화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강점으로 소화해서 하루빨리 다양한 구성원들이 세계인으로서 지구에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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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옥기자, 스크린에 마틴루터킹의 명연설이 등장했습니다.
오늘 관련 내용인가요?
[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문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설로 알려져있는 마틴루터킹 목사의 연설인데요,
지금 미국에선 마틴루터킹 목사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킹 목사는 195,60년대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인데, 킹 목사의 꿈은 과연 이뤄졌을까.
글로벌 인종차별의 실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틴루터킹/목사 :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테러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전진중입니다."]
1960년대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맞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시위.
흑인 청소노동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집회에 참석했던 킹 목사는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살해되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인종차별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마이클 할로웨이/미국 테네시주 청소노동자/11년차 : "그 분께서는 저희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죠. 매우 슬픈 일이에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바치셨죠.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입니다.
지난 2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노동참여율은 62.9%까지 올랐는데, 백인의 노동참여율이 63%, 그러니까 0.1%p밖에 차이가 안나는 거죠.
언뜻 보면, 노동시장에서 백인과 흑인이 거의 평등해졌구나 싶은데요,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수준이 높은 11개 산업에서 백인이 흑인 비율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영계가 10:1 컴퓨터와 수학분야가 8:1, 법조계 12:1 교육계는 7:1의 비율이었는데요,
미국 내 백인 대 흑인 비율이 5:1 정도 되거든요.
흑인들이 고소득 직군에서 배제돼있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고소득 직군에는 백인이 많은 반면, 식당 서비스나 경비업 같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는 흑인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런 소득 격차는 축적되는 재산의 격차로 이어져, 2016년 흑인 1인당 평균자산은 만7천 달러, 백인 17만 천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일은 똑같이 해도 흑인의 노동의 질이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을 좀 보시죠.
얼마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인턴사원 단체사진 입니다.
90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데, 흑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보입니다.
[앵커]
3명 정도 되나요?
그래도 미국 명문 학교는 입학할 때 인종 다양성을 고려하고 실리콘밸리 IT기업들도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쿼터제도 도입하고 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 실리콘밸리 기업들 중에 특히 구글과 애플이 직원 다양성 확보에 힘쓰고 있는데요,
[데이지 도미니카/구글 직원 : "라틴사람으로서, 7살 딸의 엄마로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밝고 창창한 미래를 가진 제 딸에게 당연히 누려야할, 더 좋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토렌스 분/구글 판매사업부 부사장 : "저희가 노력하는 것은 바로 '가능성'입니다. 이 모든 다양성을 합친다면, 굳게 닫혀있던 자물쇠가 언젠가 열릴 것입니다."]
구글은 지난 3년간 흑인 비기술 인력 비율이 2%에서 5%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지만, 흑인의 기술 인력 비율은 1%, 간부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애플 역시 지난 1년 사이 간부 비율은 흑인은 9%에서 3%로 줄었고 백인은 56%에서 66%로 늘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또다른 유리천장인 셈이군요.
그런데 이게 꼭 서양에서 유색인종들이 겪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2억 5천만 명이 모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고소득 국가에 몰려있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요,
지난 2014년, 가정부를 하기 위해 홍콩으로 간 인도네시아 여성은 고용주의 끔찍한 폭행으로 중태에 빠지고 맙니다.
수개월간 하루 4시간만 자며 빵과 쌀만 먹어야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죠.
[에와이나 설리스타닝시/폭행 피해 가정부 : "전혀 변한 것이 없어요. 집주인들은 여전히 쉬는 날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못하게 해요. 보호소에 있는 동안 만난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일을 당했어요."]
비슷한 일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이 라이더/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 : "이주 노동자들은 차별을 당합니다. 특히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고용 행태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빚덩이에 앉거나 인신매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이주민, 인종 차별 사례가 너무 많아서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차별 문제 심각한데, 유엔은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국제사회 최대 현안으로 정하고 오는 7월까지 '이주민 협약'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글로벌 사회라고 하잖아요.
인구구성원이 다양해지는건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은데요,
어떤 나라는 이걸 위협으로 여기고, 또 어떤 나라는 강점으로 소화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강점으로 소화해서 하루빨리 다양한 구성원들이 세계인으로서 지구에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세계경제를 한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로벌 경제 옥유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옥기자, 스크린에 마틴루터킹의 명연설이 등장했습니다.
오늘 관련 내용인가요?
[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문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설로 알려져있는 마틴루터킹 목사의 연설인데요,
지금 미국에선 마틴루터킹 목사의 사망 50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킹 목사는 195,60년대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시민운동을 이끌었던 인물인데, 킹 목사의 꿈은 과연 이뤄졌을까.
글로벌 인종차별의 실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틴루터킹/목사 :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어떤 테러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전진중입니다."]
1960년대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맞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시위.
흑인 청소노동자들의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집회에 참석했던 킹 목사는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살해되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인종차별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마이클 할로웨이/미국 테네시주 청소노동자/11년차 : "그 분께서는 저희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셨죠. 매우 슬픈 일이에요. 당연한 권리를 위해 싸우다가 목숨을 바치셨죠.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입니다.
지난 2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노동참여율은 62.9%까지 올랐는데, 백인의 노동참여율이 63%, 그러니까 0.1%p밖에 차이가 안나는 거죠.
언뜻 보면, 노동시장에서 백인과 흑인이 거의 평등해졌구나 싶은데요,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소득수준이 높은 11개 산업에서 백인이 흑인 비율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영계가 10:1 컴퓨터와 수학분야가 8:1, 법조계 12:1 교육계는 7:1의 비율이었는데요,
미국 내 백인 대 흑인 비율이 5:1 정도 되거든요.
흑인들이 고소득 직군에서 배제돼있다고 볼 수 있죠.
이처럼 고소득 직군에는 백인이 많은 반면, 식당 서비스나 경비업 같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에는 흑인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런 소득 격차는 축적되는 재산의 격차로 이어져, 2016년 흑인 1인당 평균자산은 만7천 달러, 백인 17만 천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결국 일은 똑같이 해도 흑인의 노동의 질이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을 좀 보시죠.
얼마전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인턴사원 단체사진 입니다.
90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데, 흑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겨우 보입니다.
[앵커]
3명 정도 되나요?
그래도 미국 명문 학교는 입학할 때 인종 다양성을 고려하고 실리콘밸리 IT기업들도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선도적으로 쿼터제도 도입하고 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 실리콘밸리 기업들 중에 특히 구글과 애플이 직원 다양성 확보에 힘쓰고 있는데요,
[데이지 도미니카/구글 직원 : "라틴사람으로서, 7살 딸의 엄마로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밝고 창창한 미래를 가진 제 딸에게 당연히 누려야할, 더 좋은 미래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토렌스 분/구글 판매사업부 부사장 : "저희가 노력하는 것은 바로 '가능성'입니다. 이 모든 다양성을 합친다면, 굳게 닫혀있던 자물쇠가 언젠가 열릴 것입니다."]
구글은 지난 3년간 흑인 비기술 인력 비율이 2%에서 5%로 높아졌다고 발표했지만, 흑인의 기술 인력 비율은 1%, 간부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애플 역시 지난 1년 사이 간부 비율은 흑인은 9%에서 3%로 줄었고 백인은 56%에서 66%로 늘었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또다른 유리천장인 셈이군요.
그런데 이게 꼭 서양에서 유색인종들이 겪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 2억 5천만 명이 모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은 고소득 국가에 몰려있습니다.
이런 빈부격차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요,
지난 2014년, 가정부를 하기 위해 홍콩으로 간 인도네시아 여성은 고용주의 끔찍한 폭행으로 중태에 빠지고 맙니다.
수개월간 하루 4시간만 자며 빵과 쌀만 먹어야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기도 했죠.
[에와이나 설리스타닝시/폭행 피해 가정부 : "전혀 변한 것이 없어요. 집주인들은 여전히 쉬는 날도 없이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지도 못하게 해요. 보호소에 있는 동안 만난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일을 당했어요."]
비슷한 일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이 라이더/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 : "이주 노동자들은 차별을 당합니다. 특히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고용 행태가 널리 퍼져있기 때문에 빚덩이에 앉거나 인신매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이주민, 인종 차별 사례가 너무 많아서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차별 문제 심각한데, 유엔은 난민과 이주민의 문제를 국제사회 최대 현안으로 정하고 오는 7월까지 '이주민 협약'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글로벌 사회라고 하잖아요.
인구구성원이 다양해지는건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은데요,
어떤 나라는 이걸 위협으로 여기고, 또 어떤 나라는 강점으로 소화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강점으로 소화해서 하루빨리 다양한 구성원들이 세계인으로서 지구에 소속감을 느끼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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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유정 기자 ok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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