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나이지리아 ‘마약 기침약’ 중독 심각

입력 2018.05.14 (20:35) 수정 2018.05.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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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나이지리아에서도 마약성 진통제 성분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의 남용과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일부 제약 회사들의 폐쇄 조치에 들어갔는데요.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 나눕니다.

박진현 특파원, 기침약의 어떤 성분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코데인이라는 성분입니다.

나이지리아에선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약을 보통 청량음료에 섞어서 마시고 있습니다.

코데인 성분이 들어간 기침약 자체는 합법이지만,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를 과용하게 되면 장기의 기능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장기부전과 일종의 정신 장애인 조현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해당 기침 시럽에 대한 남용 실태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나이지리아 정부는 북부의 카노와 지가와 등 2개 주에서만 매일 최소 3백만 병의 코데인 시럽 기침약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코데인 시럽약에 취한 사람들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재활 센터로 옮겨진 코데인 중독자들은 폭력적인 행위를 막기 위해 쇠사슬에 묶인 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중독자 : "코데인의 부작용은 꽤 심각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 증상은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것이죠. 사람들을 난폭하게 만듭니다."]

열여섯 살의 이 소녀도 두 달 전부터 재활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중독자 : "아직 하지 않았다면 절대 발을 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들의 삶을 망치게 될 거예요."]

재활센터 측은 코데인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사니 우사이니/재활센터 관리인 :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2~3명 정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7~8명정도입니다. 때로는 10명도 있죠."]

영국 BBC는 최근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이 나이지리아 암시장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약국이지만 코데인 시럽 기침약을 몰래 판매하는 곳도 있었고, 제약사 직원들이 직접 불법 판매하는 경우도 확인됐다고 합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불법 판매자 : "지금 내놓은 것들은 공장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상자는 회사 상표로 봉인되어 있죠."]

[앵커]

상황이 꽤 심각한데요.

나이지리아 정부는 어떤 대책들을 내놓은 상태입니까?

[기자]

네, 나이지리아 당국은 일단 이번 달부터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의 생산과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시럽약의 종류도 중독성이 덜한 것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일부 제약 회사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였고 문제가 있는 세 곳을 폐쇄조치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나이지라 당국의 대책이 시행되면서 암시장에서는 이른바 위험 수당이 붙어 코데인 시럽 가격이 폭등한다는 것입니다.

한달 전 거리에서 우리돈으로 약 9천에 팔리던 코데인 시럽 한 병이 지금은 약 만 5천원에 팔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코데인에 대한 금지령을 내리면 대체 약물을 찾게 되는 일종의 풍선 효과가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시장을 없애는 노력과 함께 마약류 전체를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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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나이지리아 ‘마약 기침약’ 중독 심각
    • 입력 2018-05-14 20:34:24
    • 수정2018-05-14 22:18:02
    글로벌24
[앵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마약성 진통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나이지리아에서도 마약성 진통제 성분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의 남용과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가 일부 제약 회사들의 폐쇄 조치에 들어갔는데요.

특파원 연결해 이와 관련한 이야기 나눕니다.

박진현 특파원, 기침약의 어떤 성분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코데인이라는 성분입니다.

나이지리아에선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약을 보통 청량음료에 섞어서 마시고 있습니다.

코데인 성분이 들어간 기침약 자체는 합법이지만,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매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를 과용하게 되면 장기의 기능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장기부전과 일종의 정신 장애인 조현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해당 기침 시럽에 대한 남용 실태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나이지리아 정부는 북부의 카노와 지가와 등 2개 주에서만 매일 최소 3백만 병의 코데인 시럽 기침약이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코데인 시럽약에 취한 사람들을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재활 센터로 옮겨진 코데인 중독자들은 폭력적인 행위를 막기 위해 쇠사슬에 묶인 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중독자 : "코데인의 부작용은 꽤 심각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 증상은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것이죠. 사람들을 난폭하게 만듭니다."]

열여섯 살의 이 소녀도 두 달 전부터 재활센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중독자 : "아직 하지 않았다면 절대 발을 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들의 삶을 망치게 될 거예요."]

재활센터 측은 코데인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사니 우사이니/재활센터 관리인 :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2~3명 정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7~8명정도입니다. 때로는 10명도 있죠."]

영국 BBC는 최근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이 나이지리아 암시장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약국이지만 코데인 시럽 기침약을 몰래 판매하는 곳도 있었고, 제약사 직원들이 직접 불법 판매하는 경우도 확인됐다고 합니다.

[코데인 시럽 기침약 불법 판매자 : "지금 내놓은 것들은 공장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상자는 회사 상표로 봉인되어 있죠."]

[앵커]

상황이 꽤 심각한데요.

나이지리아 정부는 어떤 대책들을 내놓은 상태입니까?

[기자]

네, 나이지리아 당국은 일단 이번 달부터 코데인이 함유된 시럽 기침약의 생산과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시럽약의 종류도 중독성이 덜한 것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일부 제약 회사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였고 문제가 있는 세 곳을 폐쇄조치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나이지라 당국의 대책이 시행되면서 암시장에서는 이른바 위험 수당이 붙어 코데인 시럽 가격이 폭등한다는 것입니다.

한달 전 거리에서 우리돈으로 약 9천에 팔리던 코데인 시럽 한 병이 지금은 약 만 5천원에 팔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코데인에 대한 금지령을 내리면 대체 약물을 찾게 되는 일종의 풍선 효과가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시장을 없애는 노력과 함께 마약류 전체를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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