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그 시절 지방선거 풍경

입력 2018.06.02 (07:40) 수정 2018.06.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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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7번째 치르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입니다.

하지만 앞서 1952년 전쟁 통에도 우리는 지방선거를 치렀는데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열린 세 번의 지방선거를, 영상과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투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과 투표함을 진 지게꾼.

휴전회담이 진행 중이던 1952년 치러졌던 첫 지방의회 선거입니다.

[김연곤/서울시 은평구 : "(후보들이) 벽보를 이렇게 쭉 붙여놓고서 기호도 1, 2, 3번 하지 않고 막대기로 1번, 2개, 3개..."]

4년 뒤 다시 찾아온 선거.

거리에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후보들은 선거 운동에 여념이 없습니다.

[진병만/서울시 강북구 : "(후보들이) 고무신 한 켤레 딱 가져와가지고, '나 1번입니다. 작대기 하나예요!' 1번이라고 하지도 않았어요. '작대기 하나!'"]

아기를 업은 아낙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합니다.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터져 나온 4.19의 함성.

이때 치러진 세번째 선거에 임하는 시민들의 자세는 한결 달랐습니다.

대학생들은 호소문을 내고 "기권은 자살을 의미한다"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후보들의 공약에도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부랑인과 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 도로를 포장하고 오물을 제거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띕니다.

달라진 투표 방법 탓에 특별 안내 방송도 만들어졌습니다.

[대한뉴스 : "한 사람만을 골라서 그 이름을 써 넣게 되어 있습니다."]

어둠 속 촛불을 밝혀가며 벌인 개표 작업, 후보별 득표는 붓으로 일일이 썼습니다.

그렇게 '내 손'으로 뽑은 첫 번째 시·도지사가 탄생했습니다.

지자체 부활이후 일곱 번째를 맞는 전국 동시 지방 선거.

풀뿌리의 정신은 오래 전 흑백 사진에 담긴 '한 표'에서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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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그 시절 지방선거 풍경
    • 입력 2018-06-02 07:45:29
    • 수정2018-06-02 07: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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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6.13 지방선거는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7번째 치르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입니다.

하지만 앞서 1952년 전쟁 통에도 우리는 지방선거를 치렀는데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열린 세 번의 지방선거를, 영상과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투표소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과 투표함을 진 지게꾼.

휴전회담이 진행 중이던 1952년 치러졌던 첫 지방의회 선거입니다.

[김연곤/서울시 은평구 : "(후보들이) 벽보를 이렇게 쭉 붙여놓고서 기호도 1, 2, 3번 하지 않고 막대기로 1번, 2개, 3개..."]

4년 뒤 다시 찾아온 선거.

거리에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후보들은 선거 운동에 여념이 없습니다.

[진병만/서울시 강북구 : "(후보들이) 고무신 한 켤레 딱 가져와가지고, '나 1번입니다. 작대기 하나예요!' 1번이라고 하지도 않았어요. '작대기 하나!'"]

아기를 업은 아낙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합니다.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터져 나온 4.19의 함성.

이때 치러진 세번째 선거에 임하는 시민들의 자세는 한결 달랐습니다.

대학생들은 호소문을 내고 "기권은 자살을 의미한다"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후보들의 공약에도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부랑인과 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 도로를 포장하고 오물을 제거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띕니다.

달라진 투표 방법 탓에 특별 안내 방송도 만들어졌습니다.

[대한뉴스 : "한 사람만을 골라서 그 이름을 써 넣게 되어 있습니다."]

어둠 속 촛불을 밝혀가며 벌인 개표 작업, 후보별 득표는 붓으로 일일이 썼습니다.

그렇게 '내 손'으로 뽑은 첫 번째 시·도지사가 탄생했습니다.

지자체 부활이후 일곱 번째를 맞는 전국 동시 지방 선거.

풀뿌리의 정신은 오래 전 흑백 사진에 담긴 '한 표'에서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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