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구속영장 기각…“혐의 다툼 여지 있어”

[앵커]

운전기사 등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구속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혐의와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게 법원 설명인데,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에 이어 총수 일가 구속이 다시 좌절되면서 경찰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보도에 김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정을 앞둔 시각, 이명희 씨가 경찰서를 빠져나옵니다.

["(현재 심경이 어떠십니까?) 죄송하고,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특수폭행 등 7가지 혐의를 받는 이 씨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겁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일부 범죄혐의의 사실관계와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씨가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증거를 없애려 시도했다는 경찰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경찰은 이 씨를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한 뒤 지난달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 운전기사와 공사장 노동자 등 11명을 24차례 폭행한 혐의입니다.

'물컵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에 이어 또다시 총수 일가 구속이 좌절되면서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산 개인 물품을 세금 납부 없이 국내로 빼돌린 혐의로 인천 본부세관에서 1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세관은 밤샘 조사에 응하지 않고 귀가한 조 전 부사장을 조만간 다시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