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범 앵커 :
사흘 동안의 길고 험한 휴가를 마친 고르바초프는 다시 크레믈린 궁에 있는 그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는 개혁과 개방과 좀 더 나은 자유 그리고 풍요한 생활을 희구하는 소련 국민들에 의해서 빼앗겼던 자리에 다시 앉게 됐습니다.
고르바초프는 따라서 좀 더 과감한 정치개혁과 경제, 사회변혁이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박동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동영 기자 :
고르바초프는 모스크바에 돌아와 민주시민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했지만 그 시민의 민주의식과 생활안정 욕구를 채워야 합니다.
비효율적인 중앙계획경제를 개혁해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낙후된 농업과 뒤쳐진 공업을 일으켜 심각한 식량난과 생필품의 부족을 가시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고르바초프는 개혁을 위해 옐친과의 보다 긴밀한 협력이 불가피한 반면 이번 사태로 높아진 옐친의 위상과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소련 국민의 기대를 적절히 견제해야 하는 권력내부의 고민도 안고 있습니다.
옐친은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번 고르바초프에 대한 은혜의 빚을 충분하게 변제한 셈입니다.
러시아공화국의 부통령과 총리에 이끌려 모스크바의 공항으로 내려오는 초라한 모습에서 벌써 고르바초프의 고민을 봅니다.
고르바초프는 특히 국방부와 내무부 그리고 KGB로 나누어진 군제를 정비해 최고 사령관으로써의 위치를 확립해야 하며 쿠데타에 개입한 보안군과 국경수비대의 손질, 군의 세대교체 등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또 지난 20일에 에스토니아, 나티비아는 어제 독립을 선언했고 연방군이 철수한 리투아니아와 몰다비아의 움직임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소련 국민은 페레스트로이카 6년 동안 참고 기다렸습니다.
이번 사태는 채워지지 않는 기대는 언제든지 불만으로 폭발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개혁과 보수 사이를 오가는 고르바초프의 위험한 곡예는 끝났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곧바로 돌아올 수 없는 휴가를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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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련 쿠데타실패 후 소련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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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1-08-22 21:00:00
박성범 앵커 :
사흘 동안의 길고 험한 휴가를 마친 고르바초프는 다시 크레믈린 궁에 있는 그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는 개혁과 개방과 좀 더 나은 자유 그리고 풍요한 생활을 희구하는 소련 국민들에 의해서 빼앗겼던 자리에 다시 앉게 됐습니다.
고르바초프는 따라서 좀 더 과감한 정치개혁과 경제, 사회변혁이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박동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동영 기자 :
고르바초프는 모스크바에 돌아와 민주시민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했지만 그 시민의 민주의식과 생활안정 욕구를 채워야 합니다.
비효율적인 중앙계획경제를 개혁해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낙후된 농업과 뒤쳐진 공업을 일으켜 심각한 식량난과 생필품의 부족을 가시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고르바초프는 개혁을 위해 옐친과의 보다 긴밀한 협력이 불가피한 반면 이번 사태로 높아진 옐친의 위상과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소련 국민의 기대를 적절히 견제해야 하는 권력내부의 고민도 안고 있습니다.
옐친은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번 고르바초프에 대한 은혜의 빚을 충분하게 변제한 셈입니다.
러시아공화국의 부통령과 총리에 이끌려 모스크바의 공항으로 내려오는 초라한 모습에서 벌써 고르바초프의 고민을 봅니다.
고르바초프는 특히 국방부와 내무부 그리고 KGB로 나누어진 군제를 정비해 최고 사령관으로써의 위치를 확립해야 하며 쿠데타에 개입한 보안군과 국경수비대의 손질, 군의 세대교체 등도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또 지난 20일에 에스토니아, 나티비아는 어제 독립을 선언했고 연방군이 철수한 리투아니아와 몰다비아의 움직임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소련 국민은 페레스트로이카 6년 동안 참고 기다렸습니다.
이번 사태는 채워지지 않는 기대는 언제든지 불만으로 폭발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개혁과 보수 사이를 오가는 고르바초프의 위험한 곡예는 끝났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곧바로 돌아올 수 없는 휴가를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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