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점령지 반환 쟁점

입력 1991.10.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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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마드리드 회담이 산적한 적대적 현안들을 가시적 성과로 열매맺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40여년 쌓아온 감정의 골이 3,4일 동안의 대면으로 풀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의 주요쟁점을 이민동 기자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민동 기자 :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태인들이 유엔결의에 따라 지난 48년에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한 뒤 43년 만에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미.소의 중재아래 처음으로 역사적인 협상테이블에 함께 앉았습니다. 이스라엘 국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아랍국가들은 그동안 네 차례의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영토만 빼앗긴 채 이제는 뺏긴 영토를 되찾는 것이 가장 큰 쟁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리아는 이번 협상을 통해 지난 67년 3차 중동전때 빼앗긴 골란고원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요르단도 요르단 강 서안을 내놓으라고 주장합니다. 팔레스타인은 그들이 살던 가자지구와 동 예루살렘 등을 중심으로 독립국가 건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중동 평화회담은 점령지의 반환문제와 팔레스타인 독립문제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점령지의 반환문제에 있어서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융통성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의 강력한 국가인 시리아와 대치하고 있는 골란고원의 반환은 절대로 들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스라엘은 특히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의 독립문제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제한적인 자치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랍국가들은 완전한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용수가 근본적으로 부족한 중동국가들로서는 수자원의 공동이용문제도 이번 협상의 중요한 카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요르단 강 서안은 이스라엘의 중요한 금수원이며 골란고원은 요르단 강의 원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수자원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이는 이들 지역에 대한 반환은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다고 맞섭니다. 냉전시대 종식으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미.소의 힘을 배경으로 대립하던 시대가 끝나고 걸프전이후 미국중심의 세계 신질서 개편으로 어렵게 이루어진 평화회담이지마는 평화로 이어지기에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난제가 많습니다. 다만 미.소가 한목소리로 중재에 나섰고 미국의 확실한 보장만 있다면 이스라엘이나 아랍국가도 점령지 반환과 평화협정을 연계시킬 속셈이므로 이번 회담의 협상카드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중동 평화회담은 모레까지 미.소가 중재하는 포괄협상에 이어 다음주부터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에 본격적인 개별협상에 들어갑니다. 이번 회담에서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개별협상 특히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의 협상에서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골란 군사 중립지대 설정이 중재안으로서 어느정도 효과를 가질 경우 중동평화를 향한 작은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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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점령지 반환 쟁점
    • 입력 1991-10-30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마드리드 회담이 산적한 적대적 현안들을 가시적 성과로 열매맺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40여년 쌓아온 감정의 골이 3,4일 동안의 대면으로 풀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의 주요쟁점을 이민동 기자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민동 기자 :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태인들이 유엔결의에 따라 지난 48년에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한 뒤 43년 만에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미.소의 중재아래 처음으로 역사적인 협상테이블에 함께 앉았습니다. 이스라엘 국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아랍국가들은 그동안 네 차례의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영토만 빼앗긴 채 이제는 뺏긴 영토를 되찾는 것이 가장 큰 쟁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리아는 이번 협상을 통해 지난 67년 3차 중동전때 빼앗긴 골란고원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요르단도 요르단 강 서안을 내놓으라고 주장합니다. 팔레스타인은 그들이 살던 가자지구와 동 예루살렘 등을 중심으로 독립국가 건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중동 평화회담은 점령지의 반환문제와 팔레스타인 독립문제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점령지의 반환문제에 있어서 이스라엘은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융통성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의 강력한 국가인 시리아와 대치하고 있는 골란고원의 반환은 절대로 들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스라엘은 특히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의 독립문제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제한적인 자치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랍국가들은 완전한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용수가 근본적으로 부족한 중동국가들로서는 수자원의 공동이용문제도 이번 협상의 중요한 카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요르단 강 서안은 이스라엘의 중요한 금수원이며 골란고원은 요르단 강의 원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수자원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이는 이들 지역에 대한 반환은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다고 맞섭니다. 냉전시대 종식으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이 미.소의 힘을 배경으로 대립하던 시대가 끝나고 걸프전이후 미국중심의 세계 신질서 개편으로 어렵게 이루어진 평화회담이지마는 평화로 이어지기에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난제가 많습니다. 다만 미.소가 한목소리로 중재에 나섰고 미국의 확실한 보장만 있다면 이스라엘이나 아랍국가도 점령지 반환과 평화협정을 연계시킬 속셈이므로 이번 회담의 협상카드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중동 평화회담은 모레까지 미.소가 중재하는 포괄협상에 이어 다음주부터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에 본격적인 개별협상에 들어갑니다. 이번 회담에서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개별협상 특히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의 협상에서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골란 군사 중립지대 설정이 중재안으로서 어느정도 효과를 가질 경우 중동평화를 향한 작은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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