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디스크 조작

입력 1993.02.0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근찬 아나운서 :

광운대학의 입시부정 사건은 달아난 조하희 교무처장의 지시로 전자계산 소장 등이 부정입학 대상 학생들의 입시 사정용 자료를 최종 정리할 때 컴퓨터 디스켓 자료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졌음이 경찰 수사결과로 밝혀졌습니다. 컴퓨터 조작 과정 등을 이동헌 기자가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이동헌 기자 :

종이에 기록된 표시를 카메라가 읽어내는 OMR 즉, 광학기억 판독기를 이용한 답안지 채점은 빠르고 정확하다는 장점 때문에 운전면허 시험을 비롯한 각종 시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도 70년대 중반부터 이 OMR 카드로 시험이 치러져 KIST 즉, 한국 기술 교육원에서 전체 수험생의 성적을 전산 처리 해왔으나 대학입시가 선지원 후시험제로 바뀐 지난 88학년도 입시부터 각 대학에서 자체 전산실을 통해 OMR 카드 답안지를 채점하고 있습니다. 광운대도 다른 대학의 입시부정에서와 같이 대학자체에서 답안지를 채점한다는 점을 악용해 부정입학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광운대는 객관식 OMR 답안지가 전자 계산소로 넘어간 지난달 30일 1차로 채점을 한 뒤 나타난 성적을 토대로 부정입학 대상 수험생들의 성적을 컷트라인보다 다소 높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조작된 객관식 성적이 입력된 컴퓨터는 주관식 답안지 채점 성적과 내신 성적을 합산해 잘못된 사정 자료를 내놓게 된 것입니다. 이 같은 부정행위는 달아난 조하희 교무처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 과정에서 김순협 전자계산소 소장 등 전자계산소 직원 3명이 이에 동조해 손쉽게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또 지난 2일 전영윤 교무과장이 올해 입시의 객관식 OMR 답안지 45,000여장을 모두 가지고 사라진 것은 이 같은 입시부정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산실 관계자를 이용해 성적을 조작한 후 컴퓨터에 잘못된 성적을 입력하는 방법은 현행 입시채점 과정에서 가장 손쉬운 부정입학 방법이지만 이외에도 부정입학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권순호 (KIST 시스템공학 연구소 연구원) :

제일 감쪽같이 할 수 있는 거는 답안지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경우에, 그거에 저기 나오는 뭡니까, 감독자 인장이나 그 다음 필체까지도 바꿔서 입력을 해버리면 그거는 전혀 하자가, 실무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하자가 없는거죠.


이동헌 기자 :

대학입시 책임자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험생들의 성적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제도라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동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성적 디스크 조작
    • 입력 1993-02-05 21:00:00
    뉴스 9

유근찬 아나운서 :

광운대학의 입시부정 사건은 달아난 조하희 교무처장의 지시로 전자계산 소장 등이 부정입학 대상 학생들의 입시 사정용 자료를 최종 정리할 때 컴퓨터 디스켓 자료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졌음이 경찰 수사결과로 밝혀졌습니다. 컴퓨터 조작 과정 등을 이동헌 기자가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이동헌 기자 :

종이에 기록된 표시를 카메라가 읽어내는 OMR 즉, 광학기억 판독기를 이용한 답안지 채점은 빠르고 정확하다는 장점 때문에 운전면허 시험을 비롯한 각종 시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도 70년대 중반부터 이 OMR 카드로 시험이 치러져 KIST 즉, 한국 기술 교육원에서 전체 수험생의 성적을 전산 처리 해왔으나 대학입시가 선지원 후시험제로 바뀐 지난 88학년도 입시부터 각 대학에서 자체 전산실을 통해 OMR 카드 답안지를 채점하고 있습니다. 광운대도 다른 대학의 입시부정에서와 같이 대학자체에서 답안지를 채점한다는 점을 악용해 부정입학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광운대는 객관식 OMR 답안지가 전자 계산소로 넘어간 지난달 30일 1차로 채점을 한 뒤 나타난 성적을 토대로 부정입학 대상 수험생들의 성적을 컷트라인보다 다소 높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조작된 객관식 성적이 입력된 컴퓨터는 주관식 답안지 채점 성적과 내신 성적을 합산해 잘못된 사정 자료를 내놓게 된 것입니다. 이 같은 부정행위는 달아난 조하희 교무처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 과정에서 김순협 전자계산소 소장 등 전자계산소 직원 3명이 이에 동조해 손쉽게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또 지난 2일 전영윤 교무과장이 올해 입시의 객관식 OMR 답안지 45,000여장을 모두 가지고 사라진 것은 이 같은 입시부정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산실 관계자를 이용해 성적을 조작한 후 컴퓨터에 잘못된 성적을 입력하는 방법은 현행 입시채점 과정에서 가장 손쉬운 부정입학 방법이지만 이외에도 부정입학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권순호 (KIST 시스템공학 연구소 연구원) :

제일 감쪽같이 할 수 있는 거는 답안지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경우에, 그거에 저기 나오는 뭡니까, 감독자 인장이나 그 다음 필체까지도 바꿔서 입력을 해버리면 그거는 전혀 하자가, 실무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하자가 없는거죠.


이동헌 기자 :

대학입시 책임자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험생들의 성적을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제도라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동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