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한파로 쏟아지는 매물

입력 1993.03.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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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새 정부가 공직자들에 대한 사정활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하자 덩치가 크고 또 값이 비싼 물건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호화주택, 골프장 회원권 또 고급 승용차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싼 값에라도 급히 팔겠다고 내는 이 호화 사치품들의 주인은 그러나 대부분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얼굴이 없다는게 특징입니다.

이현주, 정필모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현주 기자 :

그랜저 3대 옆에 벤츠 한 대 그 옆에서부터는 신형 그랜저 맞은편 줄에 서 있는 차들도 다 그만그만한 고급 승용차들입니다.

“많이 나오긴 나옵니까?”

“막 쏟아져 나와서....”


이현주 기자 :

요즘 서울 장안평 등 중고차 시장에는 이처럼 고급 승용차 홍수가 났습니다.


장평룡 (중고차 매매인) :

또 저기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시다시피 중형차를 고위직 간부직은 타지 못하게 하고 그런 영향 때문에 그런지 중간업자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지요.

“본인들이 직접 오지는 않고 있습니까?”

“그렇죠”


이현주 기자 :

예년 이맘때면 오히려 물건이 없어 팔지를 못했던 터라 상인들은 더욱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매매인 :

하여튼 외제차 종류로는 거의 매물이 지금 매매가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현주 기자 :

이들 고급 승용차들의 가격도 최근 2,30일새 많이 내렸습니다.

“이 차가 무슨 차입니까? 그럼”

“볼보 940입니다.”

“얼마정도 합니까?”

“4천7백만원 선입니다.”

“최근의 가격은 어떻습니까?”

“한 2백만원 더 떨어진 상태죠”

국산 고급차도 백에서 백50만원 정도 내렸습니다.

또 이들 고급차들을 찾는 손님도 적어 상인들은 울상입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이 세이블과 같은 중형 승용차들은 길어야 일주일에서 10일 정도면 평소 매매가 이루어 집니다.

그러나 요즘 같아서는 한달이 지나도 매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현주입니다.


정필모 기자 :

한 채에 10억원 이상가는 고급 주택이 즐비한 서울 시내의 한 주택가.

고위 공직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이 주택가 근처의 부동산 소개업소들에는 요즘 때아닌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부동산 소개업소의 매물 장부입니다.

이 매물장부에는 좀 싼 값에라도 급하게 팔아달라고 내놓은 고급 주택매물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신상욱 (부동산 중개업자) :

대형 평수에 대해서 상담전화가 대 여섯건씩 오고요 그리고 또 내놓는 물건도 좀 더러 있고 그리고 요번에 저 사정 공직자에 대한 발표가 있고나서 좀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이처럼 고급 주택을 팔아달라는 부탁은 많은 반면에 사겠다는 주문은 거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고급 주택의 값도 최근 보름 사이에 10%이상 떨어졌다는 부동산 소개업소들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투매현상은 상가건물이나 주요 개발지역의 땅 그리고 심지어는 골프장 회원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물이 다른 작년보다 어느정도나 늘었어요?”


조한열 (골프회원권 매매 소개업자) :

매물이 사실은 별로 없었어요.

없었는데 요 3월초에 정부 바뀌면서 많이 나왔죠.

“아 그러니까 사정활동 강화한다고 그러니까....”

“거기에 영향이 많고...”


정필모 기자 :

골프장 회원권도 이처럼 최근 매물만 한 업소에 하루 평균 서너건씩 늘었습니다.

그러나 살려는 사람이 없어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한 업소에서 하루 평균 두세건씩 이루어지던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값도 최근 보름 사이에 5백만원 안팎씩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정필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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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정한파로 쏟아지는 매물
    • 입력 1993-03-10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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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새 정부가 공직자들에 대한 사정활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하자 덩치가 크고 또 값이 비싼 물건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호화주택, 골프장 회원권 또 고급 승용차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싼 값에라도 급히 팔겠다고 내는 이 호화 사치품들의 주인은 그러나 대부분 신분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얼굴이 없다는게 특징입니다.

이현주, 정필모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현주 기자 :

그랜저 3대 옆에 벤츠 한 대 그 옆에서부터는 신형 그랜저 맞은편 줄에 서 있는 차들도 다 그만그만한 고급 승용차들입니다.

“많이 나오긴 나옵니까?”

“막 쏟아져 나와서....”


이현주 기자 :

요즘 서울 장안평 등 중고차 시장에는 이처럼 고급 승용차 홍수가 났습니다.


장평룡 (중고차 매매인) :

또 저기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시다시피 중형차를 고위직 간부직은 타지 못하게 하고 그런 영향 때문에 그런지 중간업자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지요.

“본인들이 직접 오지는 않고 있습니까?”

“그렇죠”


이현주 기자 :

예년 이맘때면 오히려 물건이 없어 팔지를 못했던 터라 상인들은 더욱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중고차 매매인 :

하여튼 외제차 종류로는 거의 매물이 지금 매매가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현주 기자 :

이들 고급 승용차들의 가격도 최근 2,30일새 많이 내렸습니다.

“이 차가 무슨 차입니까? 그럼”

“볼보 940입니다.”

“얼마정도 합니까?”

“4천7백만원 선입니다.”

“최근의 가격은 어떻습니까?”

“한 2백만원 더 떨어진 상태죠”

국산 고급차도 백에서 백50만원 정도 내렸습니다.

또 이들 고급차들을 찾는 손님도 적어 상인들은 울상입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이 세이블과 같은 중형 승용차들은 길어야 일주일에서 10일 정도면 평소 매매가 이루어 집니다.

그러나 요즘 같아서는 한달이 지나도 매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현주입니다.


정필모 기자 :

한 채에 10억원 이상가는 고급 주택이 즐비한 서울 시내의 한 주택가.

고위 공직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이 주택가 근처의 부동산 소개업소들에는 요즘 때아닌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부동산 소개업소의 매물 장부입니다.

이 매물장부에는 좀 싼 값에라도 급하게 팔아달라고 내놓은 고급 주택매물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신상욱 (부동산 중개업자) :

대형 평수에 대해서 상담전화가 대 여섯건씩 오고요 그리고 또 내놓는 물건도 좀 더러 있고 그리고 요번에 저 사정 공직자에 대한 발표가 있고나서 좀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이처럼 고급 주택을 팔아달라는 부탁은 많은 반면에 사겠다는 주문은 거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고급 주택의 값도 최근 보름 사이에 10%이상 떨어졌다는 부동산 소개업소들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투매현상은 상가건물이나 주요 개발지역의 땅 그리고 심지어는 골프장 회원권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물이 다른 작년보다 어느정도나 늘었어요?”


조한열 (골프회원권 매매 소개업자) :

매물이 사실은 별로 없었어요.

없었는데 요 3월초에 정부 바뀌면서 많이 나왔죠.

“아 그러니까 사정활동 강화한다고 그러니까....”

“거기에 영향이 많고...”


정필모 기자 :

골프장 회원권도 이처럼 최근 매물만 한 업소에 하루 평균 서너건씩 늘었습니다.

그러나 살려는 사람이 없어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한 업소에서 하루 평균 두세건씩 이루어지던 매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값도 최근 보름 사이에 5백만원 안팎씩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KBS 뉴스 정필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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