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앵커 :
사실 요즘 규정대로 하면은 운전면허 따기 참 어렵습니다. 4-5번 떨어진 사람들도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이 틈을 노려서 사라지는 듯 했던... 부정발급조직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적발된 것만 해도 그 규모가 270여명이 이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남성현, 지상윤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해 드립니다.
남성현 기자 :
운전면허 부정발급혐의로 부산 지방검찰청에 적발된 사람은 모두 5명. 이 가운데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에 근무했던 부산 동부경찰서 40살 이영환 경사와 부산청 경찰서 49살 김무희 경사, 지난 6월 파면된 39살 정종관 경사 등, 전현직 경찰간부 3명과 브러커 60살 박기홍씨 등은 구속되고, 전 남부면허시험장 박헌일 경사는 수배됐습니다.
이것이 운전면허증을 부정으로 발급받은 사람들의 명단입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4명의 경찰관들은, 한건에 50만원에서 250만원씩, 모두 2억5천여만원을 받은 브로커 박씨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받고, 모두 276명에게 부정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준 것입니다.
경찰은 이 같은 뇌물이 경찰의 고위간부에게도 상납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대리시험 등, 부정면허발급에 가담된 시험장직원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에 돈을 주고 면허를 발급받은 276명 가운데는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모조리 뇌물 공여혐의로 입건하고, 면허도 모두 취소시켰습니다.
KBS 뉴스, 남성현 입니다.
지상윤 기자 :
부산지방 경찰청이 운영하는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입니다. 이곳에는 오늘도 정당한 절차로 면허를 발급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엄승기 :
돈을 주면서까지 합격을 해야 되겠다는 시민의식 자체도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겠느냐?
서용수 :
저희들은 곧 돈 없는 시민들은, 4번 치러 와도 한 번도 안 걸렸는데. 그 사람들 결국은 그럼 돈이 있어야만이 시험에 합격한다.
지상윤 기자 :
이 같은 시민들의 준법정신과는 달리, 이 면허시험장 안에서 법을 지켜야 하는 경찰관들이 부정을 저질러왔습니다. 그것도 매우 구조적인 것이었습니다. 이 면허시험장 안에 있는 자동판매기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관 60살 박기홍씨가 은밀히 돈을 받고, 부정으로 면허를 낼 사람을 모집해, 시험장의 경찰관에게 넘겨주면 필기시험은 대리로, 기능시험은 컴퓨터가 고장난 것처럼 꾸며, 손작업을 해서 감쪽같이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줬습니다. 브로커 박씨를 중심으로 한 운전면허 부정발급은, 직원이 바뀔 때마다 인수인계가 되고 주로 타시도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범행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전남 장홍에 사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을 학과시험에 합격시켰다가 꼬리가 밟혔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이미 지난 6월에 드러나, 276명의 명단이 적힌 비밀장부가 적발됐으나, 당시 경찰은 3명의 경찰관이 10여명에게 면허를 부정발급한 것으로 처리해 수사마저 축소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두번씩이나 고양이에게 생선가계를 맡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지상윤 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운전면허증 250만원이면 부정발급
-
- 입력 1994-09-08 21:00:00
이윤성 앵커 :
사실 요즘 규정대로 하면은 운전면허 따기 참 어렵습니다. 4-5번 떨어진 사람들도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이 틈을 노려서 사라지는 듯 했던... 부정발급조직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적발된 것만 해도 그 규모가 270여명이 이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남성현, 지상윤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해 드립니다.
남성현 기자 :
운전면허 부정발급혐의로 부산 지방검찰청에 적발된 사람은 모두 5명. 이 가운데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에 근무했던 부산 동부경찰서 40살 이영환 경사와 부산청 경찰서 49살 김무희 경사, 지난 6월 파면된 39살 정종관 경사 등, 전현직 경찰간부 3명과 브러커 60살 박기홍씨 등은 구속되고, 전 남부면허시험장 박헌일 경사는 수배됐습니다.
이것이 운전면허증을 부정으로 발급받은 사람들의 명단입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4명의 경찰관들은, 한건에 50만원에서 250만원씩, 모두 2억5천여만원을 받은 브로커 박씨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받고, 모두 276명에게 부정으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준 것입니다.
경찰은 이 같은 뇌물이 경찰의 고위간부에게도 상납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대리시험 등, 부정면허발급에 가담된 시험장직원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에 돈을 주고 면허를 발급받은 276명 가운데는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이들을 모조리 뇌물 공여혐의로 입건하고, 면허도 모두 취소시켰습니다.
KBS 뉴스, 남성현 입니다.
지상윤 기자 :
부산지방 경찰청이 운영하는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입니다. 이곳에는 오늘도 정당한 절차로 면허를 발급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엄승기 :
돈을 주면서까지 합격을 해야 되겠다는 시민의식 자체도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겠느냐?
서용수 :
저희들은 곧 돈 없는 시민들은, 4번 치러 와도 한 번도 안 걸렸는데. 그 사람들 결국은 그럼 돈이 있어야만이 시험에 합격한다.
지상윤 기자 :
이 같은 시민들의 준법정신과는 달리, 이 면허시험장 안에서 법을 지켜야 하는 경찰관들이 부정을 저질러왔습니다. 그것도 매우 구조적인 것이었습니다. 이 면허시험장 안에 있는 자동판매기를 운영하는 전직 경찰관 60살 박기홍씨가 은밀히 돈을 받고, 부정으로 면허를 낼 사람을 모집해, 시험장의 경찰관에게 넘겨주면 필기시험은 대리로, 기능시험은 컴퓨터가 고장난 것처럼 꾸며, 손작업을 해서 감쪽같이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줬습니다. 브로커 박씨를 중심으로 한 운전면허 부정발급은, 직원이 바뀔 때마다 인수인계가 되고 주로 타시도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범행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전남 장홍에 사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을 학과시험에 합격시켰다가 꼬리가 밟혔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이미 지난 6월에 드러나, 276명의 명단이 적힌 비밀장부가 적발됐으나, 당시 경찰은 3명의 경찰관이 10여명에게 면허를 부정발급한 것으로 처리해 수사마저 축소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두번씩이나 고양이에게 생선가계를 맡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지상윤 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