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만능 두 얼굴...지존파와 야타족

입력 1994.09.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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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범인 지존파일당은, 이른바 야타족과 오렌지족 등, 탈선 부유층 자녀들에 대한 적개심과 소외감을 범행동기의 하나로 꼽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대조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온 지존파와 야타족. 같은 20대의 청년들을 이렇게 적으로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최재현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최재현 기자 :

지존파와 야타족. 양쪽 모두 20대의 젊은이들로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손가정에서 자란 지존파는, 흉악한 살인범이 됐고, 부모의 과보호속에 커온 야타족은, 방탕한 생활로 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서로 적일 수밖에 없는가?

지존파는, 범행 전 실제로 야타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김현양 :

한번 옛날에 물어봤었어. 이해가 안간다 그러더라고 저그들은 우리 입장을...


야타족 :

우리 또래인데, 진짜 우리 나이 또래인데 왜 그러냐?


야타족 :

댁도 돈 벌어서 쓰면 될 거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고. 왜 내 손 갖고 들여서 쓰는데 염병하냐?


야타족 :

미안한 감정은 없죠. 자기가 벌어서 쓰는데...


최재현 기자 :

지존파가 범행의 대상으로까지 생각했던 야타족은, 이 순간에도 유유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야타족들이 많이 몰려든다는 서울 화양리입니다. 실제로 새벽 3시인 이 시간쯤이면, 이렇게 요란한 장식을 한 승용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방탕과 허영이 이들을 거리로 이끌고 있습니다. 지존파의 살육극이 전국을 전율케하는 데도 그 표적이 될 수 있었던 야타족들은 무감각입니다. 오히려 방탕의 병이 깊어갈 뿐입니다.


야타족 :

이 생활에 빠지면 직장에 한 달을 못 다녀요.


최재현 기자 :

10억을 모으려했다던 지존파도 역시 황금만능주의의 병적인 추종자였습니다.


김현양 :

나도 부모 잘 만났으면 나도 야타했겠네.


최재현 기자 :

황금만능을 쫓는 젊은이와 이를 조장하는 사회 환경이 야타족과 지존파 모두를 만들어냈습니다.

KBS 뉴스, 최재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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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만능 두 얼굴...지존파와 야타족
    • 입력 1994-09-23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범인 지존파일당은, 이른바 야타족과 오렌지족 등, 탈선 부유층 자녀들에 대한 적개심과 소외감을 범행동기의 하나로 꼽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대조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온 지존파와 야타족. 같은 20대의 청년들을 이렇게 적으로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최재현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최재현 기자 :

지존파와 야타족. 양쪽 모두 20대의 젊은이들로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손가정에서 자란 지존파는, 흉악한 살인범이 됐고, 부모의 과보호속에 커온 야타족은, 방탕한 생활로 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서로 적일 수밖에 없는가?

지존파는, 범행 전 실제로 야타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김현양 :

한번 옛날에 물어봤었어. 이해가 안간다 그러더라고 저그들은 우리 입장을...


야타족 :

우리 또래인데, 진짜 우리 나이 또래인데 왜 그러냐?


야타족 :

댁도 돈 벌어서 쓰면 될 거 아니야? 그런 식으로 말하더라고. 왜 내 손 갖고 들여서 쓰는데 염병하냐?


야타족 :

미안한 감정은 없죠. 자기가 벌어서 쓰는데...


최재현 기자 :

지존파가 범행의 대상으로까지 생각했던 야타족은, 이 순간에도 유유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야타족들이 많이 몰려든다는 서울 화양리입니다. 실제로 새벽 3시인 이 시간쯤이면, 이렇게 요란한 장식을 한 승용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방탕과 허영이 이들을 거리로 이끌고 있습니다. 지존파의 살육극이 전국을 전율케하는 데도 그 표적이 될 수 있었던 야타족들은 무감각입니다. 오히려 방탕의 병이 깊어갈 뿐입니다.


야타족 :

이 생활에 빠지면 직장에 한 달을 못 다녀요.


최재현 기자 :

10억을 모으려했다던 지존파도 역시 황금만능주의의 병적인 추종자였습니다.


김현양 :

나도 부모 잘 만났으면 나도 야타했겠네.


최재현 기자 :

황금만능을 쫓는 젊은이와 이를 조장하는 사회 환경이 야타족과 지존파 모두를 만들어냈습니다.

KBS 뉴스, 최재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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