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위험' 묵살...허위점검 보고서 만들어

입력 1994.10.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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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엇이든 빨리하는 것이 미덕은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새로운 방법의 시험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9시 뉴스 첫 소식입니다.


지난 2월의 한 용역업체는, 성수대교의 붕괴위험을 거의 족집게처럼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 산하 동부건설 사업소 관계자들은 이를 간단히 묵살했습니다. 이들은 보고서를 조작해서 허위점검 보고서를 만든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신성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신성범 기자 :

지난 2월, 서울시 동부건설 사업소는 성수대교 정기점검을 신성엔지니어링에 의뢰했습니다. 용역을 맡은 신성엔지니어링의 정천향 전무는, 성수대교를 점검한 뒤 신축조인트가 처지고 파열돼서 교량 힌지 즉, 핀부위에 무거운 차량의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 오래 방치하면 위험하니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고원인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근데, 동부건설 사업소는 정씨의 보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신축이음장치 불량이라며 별 것 아닌 것으로 서울시에 보고했습니다. 하급자가 정씨의 보고서대로 내용을 작성하고 정씨의 붕괴경고 보고서도 함께 붙여 상급자에게 보고했으나, 예산이 얼마 나올지는 뻔한데 공사할 수 있는 것만 하자며 상급자가 원래 보고서를 수정액으로 지우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동부건설 사업소는 또, 신성엔지니어링이 점검하지도 않은 다리 3곳을 점검한 것처럼 정천향씨의 도장을 도용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용역비 8만원을 타려고 정씨가 맡긴 도장을 마음대로 찍어서 천호대교.영동대교.잠실대교의 정기점검서를 위조했다는 것입니다.

또 5월과 8월 두 차례의 정기점검은, 아예 하지도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일선 공무원들의 무사안일, 지휘 감독자의 복지부동이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성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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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수대교 '붕괴위험' 묵살...허위점검 보고서 만들어
    • 입력 1994-10-23 21:00:00
    뉴스 9

김광일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엇이든 빨리하는 것이 미덕은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새로운 방법의 시험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9시 뉴스 첫 소식입니다.


지난 2월의 한 용역업체는, 성수대교의 붕괴위험을 거의 족집게처럼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 산하 동부건설 사업소 관계자들은 이를 간단히 묵살했습니다. 이들은 보고서를 조작해서 허위점검 보고서를 만든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신성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신성범 기자 :

지난 2월, 서울시 동부건설 사업소는 성수대교 정기점검을 신성엔지니어링에 의뢰했습니다. 용역을 맡은 신성엔지니어링의 정천향 전무는, 성수대교를 점검한 뒤 신축조인트가 처지고 파열돼서 교량 힌지 즉, 핀부위에 무거운 차량의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 오래 방치하면 위험하니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고원인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근데, 동부건설 사업소는 정씨의 보고를 완전히 무시하고 신축이음장치 불량이라며 별 것 아닌 것으로 서울시에 보고했습니다. 하급자가 정씨의 보고서대로 내용을 작성하고 정씨의 붕괴경고 보고서도 함께 붙여 상급자에게 보고했으나, 예산이 얼마 나올지는 뻔한데 공사할 수 있는 것만 하자며 상급자가 원래 보고서를 수정액으로 지우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동부건설 사업소는 또, 신성엔지니어링이 점검하지도 않은 다리 3곳을 점검한 것처럼 정천향씨의 도장을 도용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용역비 8만원을 타려고 정씨가 맡긴 도장을 마음대로 찍어서 천호대교.영동대교.잠실대교의 정기점검서를 위조했다는 것입니다.

또 5월과 8월 두 차례의 정기점검은, 아예 하지도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일선 공무원들의 무사안일, 지휘 감독자의 복지부동이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성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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