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앵커 :
우리에게는 한 때 무조건 빨리 만드는 것이 최고였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모든 대형공사에서 제1의 원칙으로 적용됐습니다.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만은, 한강다리의 건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15개 한강다리 대부분이 3년 안팎에 지어졌고, 이 같은 서두른 공사가 지금은 부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안세득 기자의 보도입니다.
안세득 기자 :
지난 77년4월에 착공된 성수대교는, 철골구조물 위에서 일하던 인부가 3명이나 떨어져 숨지고 크레인이 두 번이나 쓰러지는 어려운 공사였습니다. 그러나 볼트의 조임상태도 제대로 점검되지 못한 채 쫓기듯이 2년반 만에 완공됐습니다.
공사 관계자 :
위에서 내려옵니다. 연말까지 끝내 그러면 끝내야 합니다.
안세득 기자 :
잠수교가 10달 만에 세워지는 등, 60년대, 70년대에 건설된 한강다리는 공기가 모두 3년 안팎으로 짧습니다. 정부의 재촉도 있었지만은, 건설업체도 지체보상금을 내지 않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공기를 줄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건축 기사 :
공기 내에 못 끝내면 건설회사서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안세득 기자 :
감리제도가 도입되기 전, 공무원 한-두 사람의 허술한 감독 속에서 계속된 야간작업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제대로 세워질리가 없습니다.
공사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공기에 쫓긴 나머지 모든 일을 일용직 현장근로자들에 맡긴 채 감독을 소홀히 했던 점도 한강다리 부실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
황학주 (전연세대공대 교수) :
다리는, 기능공이 만들기 때문에 입으로 이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능공들이 어떻게 자기가 ‘나는 이 구조물에 생명을 걸고, 이런 자세로 임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안새득 기자 :
조사에서 설계, 시공까지 5년 이상 걸리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로 지워진 한강다리들. 그러나, 이제 빨리 만든 다리는 빨리 무너진다는 부끄러운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세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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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 너무 서둔다...공사기간 단축이 부실의 원인
-
- 입력 1994-10-23 21:00:00
김광일 앵커 :
우리에게는 한 때 무조건 빨리 만드는 것이 최고였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모든 대형공사에서 제1의 원칙으로 적용됐습니다.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만은, 한강다리의 건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15개 한강다리 대부분이 3년 안팎에 지어졌고, 이 같은 서두른 공사가 지금은 부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안세득 기자의 보도입니다.
안세득 기자 :
지난 77년4월에 착공된 성수대교는, 철골구조물 위에서 일하던 인부가 3명이나 떨어져 숨지고 크레인이 두 번이나 쓰러지는 어려운 공사였습니다. 그러나 볼트의 조임상태도 제대로 점검되지 못한 채 쫓기듯이 2년반 만에 완공됐습니다.
공사 관계자 :
위에서 내려옵니다. 연말까지 끝내 그러면 끝내야 합니다.
안세득 기자 :
잠수교가 10달 만에 세워지는 등, 60년대, 70년대에 건설된 한강다리는 공기가 모두 3년 안팎으로 짧습니다. 정부의 재촉도 있었지만은, 건설업체도 지체보상금을 내지 않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공기를 줄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건축 기사 :
공기 내에 못 끝내면 건설회사서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안세득 기자 :
감리제도가 도입되기 전, 공무원 한-두 사람의 허술한 감독 속에서 계속된 야간작업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제대로 세워질리가 없습니다.
공사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공기에 쫓긴 나머지 모든 일을 일용직 현장근로자들에 맡긴 채 감독을 소홀히 했던 점도 한강다리 부실의 한 원인이 됐습니다.
황학주 (전연세대공대 교수) :
다리는, 기능공이 만들기 때문에 입으로 이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능공들이 어떻게 자기가 ‘나는 이 구조물에 생명을 걸고, 이런 자세로 임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안새득 기자 :
조사에서 설계, 시공까지 5년 이상 걸리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로 지워진 한강다리들. 그러나, 이제 빨리 만든 다리는 빨리 무너진다는 부끄러운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세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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