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앵커 :
판사가 진실의 편, 검사는 정의의 편이라면 변호사는 과연 누구의 편인가? 어제 질문에는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다음 사례를 또 취재해 봤습니다.
황상무 기자 :
지난 연말, 강도에게 폭행을 당한 박 모씨. 최근 강도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다소나마 위안을 받았던 박씨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손님에 경악했습니다. 폭행범의 가족이 찾아와 합의해 달라고 조른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피해사실이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박씨는, 합의를 요구하며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피해자 :
맨 처음에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어요.
황상무 기자 :
이 보호자는, 6명이나 되는 피해자를 모두 찾아 다녔습니다. 조사를 했던 경찰도 당황했습니다.
담당형사 :
남편이 있을 때는 깜짝깜짝 놀란다는 거지... 막 엉엉 울어요...큰일 난다 이거지. 우리도 미쳐요...
황상무 기자 :
피해사실을 질대 비밀에 붙이겠다는 조건으로 진술을 받아 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범인의 보호자 측은 진술보다도 상세한 내용을 낱낱이 알고 있었습니다.
담당형사 :
우리가 조사받을 때도 남편 모르게 혼자 있느냐 물어보고 극비리에 했어요.
황상무 기자 :
결국 일부 피해자는 단지 사실이 알려질 것이 두려워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주고 말았습니다.
피해자 :
괴로우니까...탄원서 해주면 끝나니까...
황상무 기자 :
가해자 측은, 피해자의 신원을 어디서 알았을까? 엉뚱하게도 가해자 측 변호사로 부터 나왔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지만 변호사 측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변호사 사무장 :
보자 그러는데 기록에 나와 있잖아요. 기록을 안 보여줄 수도 없잖아요.
황상무 기자 :
변호사는 자신의 고객에게 단순히 법률서비스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피해자들에게는 생존권마저 짓밟을 수 있는 엄청난 폭력으로 다가옵니다. 인권을 보호해야 할 변호사들이, 자신의 고객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권 보호해야 하는 변호사들의 직업윤리 실종
-
- 입력 1995-02-09 21:00:00
이윤성 앵커 :
판사가 진실의 편, 검사는 정의의 편이라면 변호사는 과연 누구의 편인가? 어제 질문에는 이런 질문도 있었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다음 사례를 또 취재해 봤습니다.
황상무 기자 :
지난 연말, 강도에게 폭행을 당한 박 모씨. 최근 강도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다소나마 위안을 받았던 박씨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손님에 경악했습니다. 폭행범의 가족이 찾아와 합의해 달라고 조른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피해사실이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박씨는, 합의를 요구하며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피해자 :
맨 처음에 전화를 받았을 때는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어요.
황상무 기자 :
이 보호자는, 6명이나 되는 피해자를 모두 찾아 다녔습니다. 조사를 했던 경찰도 당황했습니다.
담당형사 :
남편이 있을 때는 깜짝깜짝 놀란다는 거지... 막 엉엉 울어요...큰일 난다 이거지. 우리도 미쳐요...
황상무 기자 :
피해사실을 질대 비밀에 붙이겠다는 조건으로 진술을 받아 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범인의 보호자 측은 진술보다도 상세한 내용을 낱낱이 알고 있었습니다.
담당형사 :
우리가 조사받을 때도 남편 모르게 혼자 있느냐 물어보고 극비리에 했어요.
황상무 기자 :
결국 일부 피해자는 단지 사실이 알려질 것이 두려워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주고 말았습니다.
피해자 :
괴로우니까...탄원서 해주면 끝나니까...
황상무 기자 :
가해자 측은, 피해자의 신원을 어디서 알았을까? 엉뚱하게도 가해자 측 변호사로 부터 나왔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지만 변호사 측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변호사 사무장 :
보자 그러는데 기록에 나와 있잖아요. 기록을 안 보여줄 수도 없잖아요.
황상무 기자 :
변호사는 자신의 고객에게 단순히 법률서비스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피해자들에게는 생존권마저 짓밟을 수 있는 엄청난 폭력으로 다가옵니다. 인권을 보호해야 할 변호사들이, 자신의 고객을 위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