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졸업식

입력 1995.02.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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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오늘 서울의 한 작은 학교에서는, 60대 할머니에서 부터 10대 청소년까지 함께한 특별한 종업식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뒤늦게나마 배움의 길을 찾은 사람들의 뜻 깊은 졸업식장에 최재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최재현 기자 :

10대 졸업생들 사이사이로 40대 주부에서 60대 할머니까지 섞여 있습니다. 갖가지 사연 때문에 배움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따뜻했던 선배님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니, 저희 후배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어린 후배의 울먹이는 송사가 끝내 눈시울을 적십니다.

“우리 학교를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사랑하겠습니까?”

이어진 답사는, 식장을 온통 울음바다로 만들어 버립니다. 자식 또래 청소년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이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남편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찬연 (60) (가정주부) :

제가 하겠다는 걸 그냥 말리지 않고, 해보는 데까지 해보라고 용기주시고...


최재현 기자 :

갈수록 벌어지는 자녀들과의 세대차를 극복해야 겠다는 당찬 결심도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송은자 (55,가정주부) :

점전 달라지는 이 사회발전에, 우리는 너무나 모르는 거 같고 뒤지는 것 같구요...


최재현 기자 :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때 포기했던 중학교 졸업의 꿈을 이룬 소녀가장에게 오늘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박영미 (19, 동사무소 직원) :

어려운 부분도 진짜 많았죠. 남들은 잠도 14시간 그 정도 잔다는 데, 저는 5시간 자면 많이 자는거구...


최재현 기자 :

소외된 사람이 많은 232명의 졸업생들. 나이 차이를 넘어 서로가 밀고 이끄는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쁨도 있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최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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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학도 졸업식
    • 입력 1995-02-09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오늘 서울의 한 작은 학교에서는, 60대 할머니에서 부터 10대 청소년까지 함께한 특별한 종업식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뒤늦게나마 배움의 길을 찾은 사람들의 뜻 깊은 졸업식장에 최재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최재현 기자 :

10대 졸업생들 사이사이로 40대 주부에서 60대 할머니까지 섞여 있습니다. 갖가지 사연 때문에 배움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따뜻했던 선배님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니, 저희 후배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어린 후배의 울먹이는 송사가 끝내 눈시울을 적십니다.

“우리 학교를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사랑하겠습니까?”

이어진 답사는, 식장을 온통 울음바다로 만들어 버립니다. 자식 또래 청소년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이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남편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찬연 (60) (가정주부) :

제가 하겠다는 걸 그냥 말리지 않고, 해보는 데까지 해보라고 용기주시고...


최재현 기자 :

갈수록 벌어지는 자녀들과의 세대차를 극복해야 겠다는 당찬 결심도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송은자 (55,가정주부) :

점전 달라지는 이 사회발전에, 우리는 너무나 모르는 거 같고 뒤지는 것 같구요...


최재현 기자 :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때 포기했던 중학교 졸업의 꿈을 이룬 소녀가장에게 오늘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합니다.


박영미 (19, 동사무소 직원) :

어려운 부분도 진짜 많았죠. 남들은 잠도 14시간 그 정도 잔다는 데, 저는 5시간 자면 많이 자는거구...


최재현 기자 :

소외된 사람이 많은 232명의 졸업생들. 나이 차이를 넘어 서로가 밀고 이끄는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쁨도 있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최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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