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러시아 대통령 건강 이상 소문

김종진 앵커 :

애주가로 알려진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공식식상에서 갖가지 실수와 기행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송정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송정문 기자 :

옐친 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 카자흐스탄공화국에서 열린 독릭국가연합 정상회담에 참석했습니다. 회담장과 연회장에서 그는 계속 쓰러질 듯 비틀거려 보좌관이나 카자흐 대통령의 부축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서명식 때는 의자에 걸려 넘어질 뻔 했습니다.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나가려던 옐친 대통령은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심각한 언어장애까지 드러냈습니다.

옐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아일랜드 방문에서 공항에 마중 나온 아일랜드 총리를 내버려두고 비행기에서 끝내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보좌관은 그가 기내에서 잠이 들었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했지만 관측통들은 당시 옐친이 술에 만취했거나 건강상태가 극히 나빴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독일 주둔 러시아군의 철수 기념식장에서 갑자기 군악대를 지휘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는데 당시의 행동으로 보아 그의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이제 안팎의 관심은 닷새 뒤로 예정된 옐친의 의회연설에 쓸리고 있습니다. 이 연설은 옐친이 러시아름 장악할 수 있을 만큼 건재한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송정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