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교육열

입력 1995.02.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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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사람 발목을 쇠사슬로 묶어 놓는다. 정신병동에서 있은 일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유도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태서 기자 :

힘찬 기압소리로 활기에 넘치는 한 중학교 유도장. 그러나 이곳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체벌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그 체벌수단은, 놀랍게도 굵은 쇠사슬이었습니다.


남모군 :

밥 먹을 때, 화장실에 갈 때, 잠잘 때도 묶여 있었어요.


박태서 기자 :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인 남모군. 남군이 발목을 쇠줄에 묶인 채 지내야하는 시련을 겪어 된 것은 지난 17일부터 입니다. 훈련장을 자주 빠져나온다는 이유로 남군의 가족은 이날 아들을 엄히 지도해 줄 것을 코치에게 부탁했고, 코치는 그 즉시 쇠줄로 남군의 발목을 묶었습니다.


남 군 어머니 :

개가 (훈련을) 잘 안 나가서 그랬어요. 아무리 그렇다해도 세상에 어떻게...


박태서 기자 :

남군은, 이 같은 쇠줄이 발목이 감긴 채 지내오다, 어제 낮 합숙소를 빠져 나와 아래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로 향했습니다.


유도 코치 :

워낙 자주 훈련에 빠져서 (쇠줄로) 묶어 놨어요. 좀 심하기는 했지만


박태서 기자 :

운동이라도 시켜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마음에 아들을 유도장에 내 몬 어머니. 운동선수에 대한 체벌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쇠사슬까지 동원한 유도코치. 남군은 비뚤어진 교육열과 그릇된 체벌문화의 희생양이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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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나간 교육열
    • 입력 1995-02-2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사람 발목을 쇠사슬로 묶어 놓는다. 정신병동에서 있은 일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유도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박태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태서 기자 :

힘찬 기압소리로 활기에 넘치는 한 중학교 유도장. 그러나 이곳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체벌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그 체벌수단은, 놀랍게도 굵은 쇠사슬이었습니다.


남모군 :

밥 먹을 때, 화장실에 갈 때, 잠잘 때도 묶여 있었어요.


박태서 기자 :

이제 중학교 2학년생인 남모군. 남군이 발목을 쇠줄에 묶인 채 지내야하는 시련을 겪어 된 것은 지난 17일부터 입니다. 훈련장을 자주 빠져나온다는 이유로 남군의 가족은 이날 아들을 엄히 지도해 줄 것을 코치에게 부탁했고, 코치는 그 즉시 쇠줄로 남군의 발목을 묶었습니다.


남 군 어머니 :

개가 (훈련을) 잘 안 나가서 그랬어요. 아무리 그렇다해도 세상에 어떻게...


박태서 기자 :

남군은, 이 같은 쇠줄이 발목이 감긴 채 지내오다, 어제 낮 합숙소를 빠져 나와 아래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로 향했습니다.


유도 코치 :

워낙 자주 훈련에 빠져서 (쇠줄로) 묶어 놨어요. 좀 심하기는 했지만


박태서 기자 :

운동이라도 시켜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마음에 아들을 유도장에 내 몬 어머니. 운동선수에 대한 체벌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쇠사슬까지 동원한 유도코치. 남군은 비뚤어진 교육열과 그릇된 체벌문화의 희생양이었습니다.

KBS 뉴스, 박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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