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의 폭군 연산군 금표비 처음 발견

입력 1995.02.22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성 앵커 :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폭군이었던 연산군이 자신만의 사냥터를 표시하기 위해서 세운 이른바 금표 비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연산군 일기에는, 연산군이 턱없이 많은 금표 비를 세운 뒤에 이곳에 들어간 일반백성과 그 가족을 모두 극형에 처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김환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환주 기자 :

조선시대의 다른 왕과는 달리 끝내 임금의 이름을 얻지 못했던 연산군. 이 연산군의 폭정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비석이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바로 이 비석이 연산군 시대의 이른바 금표 비입니다. 당시 이 비석과 목책이 세워진 곳에는 왕과 호위병사 그리고 궁녀들만이 들어올 수 있었고, 일반 백성들에겐 집 한 채 짓거나 풀 한포기 심는 일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키만 한 이 화강암 비석에는, 경계를 어기고 침입한 사람은 본인과 가족 옛말로 3족 모두를 극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비문이 예서체로 새겨져 있습니다. 연산군은, 고양을 비롯한 한양주변 대부분 지역에 금표 비를 세웠고 말년엔 임진각에 까지 늘려 설치해 사냥과 잔치로 나날을 보냈습니다. 특히 비석이 발견된 고양시는, 당시의 군 전체지역에 금표 비가 세워졌고, 연산군은 이곳에 있던 친할아버지 묘소의 묘지기까지 쫓아낸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원 연구원) :

할아버지나 할머니 릉이 있더라도, 일체의 예외를 두지 말고 모두 거기를 관리하고 있는 사람을 내쫒아라 라고 하는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김환주 기자 :

연산군이 쫓겨난 뒤, 금표 비는 모두 파괴된 채 땅속에 묻혀 과거의 유물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사무쳤던 비뚤어진 정치와 백성들에 대한 핍박은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오늘의 온갖 노력과 작업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환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조선왕조의 폭군 연산군 금표비 처음 발견
    • 입력 1995-02-22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폭군이었던 연산군이 자신만의 사냥터를 표시하기 위해서 세운 이른바 금표 비이 경기도 고양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연산군 일기에는, 연산군이 턱없이 많은 금표 비를 세운 뒤에 이곳에 들어간 일반백성과 그 가족을 모두 극형에 처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김환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환주 기자 :

조선시대의 다른 왕과는 달리 끝내 임금의 이름을 얻지 못했던 연산군. 이 연산군의 폭정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비석이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바로 이 비석이 연산군 시대의 이른바 금표 비입니다. 당시 이 비석과 목책이 세워진 곳에는 왕과 호위병사 그리고 궁녀들만이 들어올 수 있었고, 일반 백성들에겐 집 한 채 짓거나 풀 한포기 심는 일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키만 한 이 화강암 비석에는, 경계를 어기고 침입한 사람은 본인과 가족 옛말로 3족 모두를 극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비문이 예서체로 새겨져 있습니다. 연산군은, 고양을 비롯한 한양주변 대부분 지역에 금표 비를 세웠고 말년엔 임진각에 까지 늘려 설치해 사냥과 잔치로 나날을 보냈습니다. 특히 비석이 발견된 고양시는, 당시의 군 전체지역에 금표 비가 세워졌고, 연산군은 이곳에 있던 친할아버지 묘소의 묘지기까지 쫓아낸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원 연구원) :

할아버지나 할머니 릉이 있더라도, 일체의 예외를 두지 말고 모두 거기를 관리하고 있는 사람을 내쫒아라 라고 하는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김환주 기자 :

연산군이 쫓겨난 뒤, 금표 비는 모두 파괴된 채 땅속에 묻혀 과거의 유물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사무쳤던 비뚤어진 정치와 백성들에 대한 핍박은 과거를 잊지 않으려는 오늘의 온갖 노력과 작업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환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