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앵어 :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에 3차 진료기관으로 가는 현행 의료전달 체계가 또 흔들리고 있습니다.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증거가 되는 진료의뢰서가 마구잡이로 시금 난발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정상보다는 꼭 편법으로 통하는 길이 없겠는가 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실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서울 한 대학병원 근처에 있는 피부비뇨기과 개인의원입니다. 진료의뢰서를 요구하자 몇 마디를 물어보고는 곧바로 떼 줍니다. 의뢰서에는 피부비뇨기과와는 관계없는 내과계통의 질병이 적혀 있습니다. 오직 대학병원 내과를 가기 위한 용도의 의뢰서입니다.
아무데서나 끊을 수 있습니까?
“그럼요. 피부비뇨기과에서 산부인과 갈 때도 써줄 수 있고 다 써줄 수 있어요.”
또 다른 대학병원 옆에 있는 피부과 의원입니다. 이곳에서도 복통을 호소하자 곧바로 그에 맞춰서 진료의뢰서를 떼 줍니다. 진료는커녕 청진기 한번 데보지 않습니다. 대학병원 주변의 개인 의원들이 대개 이런 식입니다.
의사 :
의사 협회 회원 전부 그런 식으로 협조해 드리고 있거든요.
“다른데도 마찬가지란 말입니까?”
예, 1차 기관은 환자가 원하면 다 떼 드리고 있습니다.
이재강 기사 :
형식적으로는 1차 진료를 받은 것처럼 돼 있지만 실제는 3차 진료기관으로 바로 가는 것입니다. 3차 진료기관으로 직행하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바로 3차 진료기관에 설치돼 있는 가정의학과를 통한 편법입니다. 가정의학과 등 3차 진료기관의 5개 과는 진료의뢰서 없이도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점을 이용해서 일단 가정의학과에 접수를 시킨 뒤에 가정의학과 의사과 다른 과로 환자를 보내는 편법입니다.
병원 안내 :
가정의학과 들르세요. 여기가 3차 진료소거든요. 가정의학과가 동네병원 역할해서 거기서 보내드려요.
이재강 기자 :
이런 실태를 반영하듯 이 병원 가정의학과에 온 환자 중 40%가 다른 과로 옮겨갔습니다.
간호사 :
어제 54명중 22명 다른 과로 갔어요.
“22명은 다른 과 가기 위해 들른거죠?”
예.
이재강 기자 :
눈가림식 편법 속에서 우리의 의료전달 체계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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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의뢰서 사고 판다
-
- 입력 1995-03-27 21:00:00
이윤성 앵어 :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에 3차 진료기관으로 가는 현행 의료전달 체계가 또 흔들리고 있습니다. 1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증거가 되는 진료의뢰서가 마구잡이로 시금 난발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정상보다는 꼭 편법으로 통하는 길이 없겠는가 부터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실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이재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재강 기자 :
서울 한 대학병원 근처에 있는 피부비뇨기과 개인의원입니다. 진료의뢰서를 요구하자 몇 마디를 물어보고는 곧바로 떼 줍니다. 의뢰서에는 피부비뇨기과와는 관계없는 내과계통의 질병이 적혀 있습니다. 오직 대학병원 내과를 가기 위한 용도의 의뢰서입니다.
아무데서나 끊을 수 있습니까?
“그럼요. 피부비뇨기과에서 산부인과 갈 때도 써줄 수 있고 다 써줄 수 있어요.”
또 다른 대학병원 옆에 있는 피부과 의원입니다. 이곳에서도 복통을 호소하자 곧바로 그에 맞춰서 진료의뢰서를 떼 줍니다. 진료는커녕 청진기 한번 데보지 않습니다. 대학병원 주변의 개인 의원들이 대개 이런 식입니다.
의사 :
의사 협회 회원 전부 그런 식으로 협조해 드리고 있거든요.
“다른데도 마찬가지란 말입니까?”
예, 1차 기관은 환자가 원하면 다 떼 드리고 있습니다.
이재강 기사 :
형식적으로는 1차 진료를 받은 것처럼 돼 있지만 실제는 3차 진료기관으로 바로 가는 것입니다. 3차 진료기관으로 직행하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바로 3차 진료기관에 설치돼 있는 가정의학과를 통한 편법입니다. 가정의학과 등 3차 진료기관의 5개 과는 진료의뢰서 없이도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점을 이용해서 일단 가정의학과에 접수를 시킨 뒤에 가정의학과 의사과 다른 과로 환자를 보내는 편법입니다.
병원 안내 :
가정의학과 들르세요. 여기가 3차 진료소거든요. 가정의학과가 동네병원 역할해서 거기서 보내드려요.
이재강 기자 :
이런 실태를 반영하듯 이 병원 가정의학과에 온 환자 중 40%가 다른 과로 옮겨갔습니다.
간호사 :
어제 54명중 22명 다른 과로 갔어요.
“22명은 다른 과 가기 위해 들른거죠?”
예.
이재강 기자 :
눈가림식 편법 속에서 우리의 의료전달 체계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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