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해방, 방황하는 수험생들

입력 2002.11.0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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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 아마 지금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해방감을 맛보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고3 재학생들은 학교에 가도 딱히 할 일이 없는 게 또 우리 교육 현실입니다.
오늘 이 문제를 원종진, 천희성 두 기자가 집중취재로 다뤄봤습니다.
⊙기자: 시험을 잘 봤건 못 봤건 공연장을 찾은 수험생의 마음은 날아갈 듯 가볍습니다.
그 동안 쌓인 긴장이 신나는 리듬에 일순간 풀어집니다.
⊙한가람(수험생): 공부한 것 때문에 스트레스 쌓이고 그랬는데 우선 기분 풀어져서 좋고요.
어쨌든 편한 것 같아요.
⊙기자: 수능이 끝나면 꼭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은 수험생도 많습니다.
⊙위주형(수험생): 영화도 볼 겸해서 같이, 엄마랑 같이 왔어요.
⊙기자: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잘못인 줄 알면서도 어른들 눈을 피해 술집을 찾았습니다.
⊙수험생: 수능을 봤는데요.
답안지를 밀려 써 가지고 기분 안 좋아 가지고 왔어요.
⊙기자: 유흥가에서는 밤 늦게까지 비틀거리는 수험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다가 어젯밤 경찰의 계도를 받은 수험생만도 3500만명에 이릅니다.
갑자기 주어진 시간은 많은데 딱히 할 일이 없는 수험생들은 방황하기 쉽습니다.
⊙수험생: 솔직히 지금은 시간을 정할 수 없는 거고, 내가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뭐가 필요한지 모르잖아요.
⊙기자: 그래서 들뜬 마음에 탈선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박용선(서울 YMCA 청소년 사업부): 자기가 하고 싶어했던 일, 평상시에 못 했던 것들을 준비하고 자기가 할 수 있다고 그러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될 자기 소질들을 개발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대학 입학까지는 앞으로 석 달.
지난 3년 못지않은 중요한 시기입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기자: 아직 점심시간도 안 됐지만 3학년 학생들은 벌써 집으로 향합니다.
수능시험이 끝나서 정상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동윤(수험생): 일단 다른 학교 애들 나오고 애들 다 나오니까 나오는 거죠.
제도가 그렇게 돼 있으니까요.
⊙기자: 3학년 2학기 학사일정은 내년 2월까지 잡혀 있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사실상 수업은 끝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특히 논술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지도교사: (학생들은)오전까지는 잡아보려고 하고 있고요.
오후까지는 잡아둘 수가 없어요.
진학을 위한 준비도 해야 되고...
⊙기자: 해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육청마다 일선 학교에 이 기간을 위한 특별 수업 계획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대부분 진학지도에 밀려서 형식적인 계획으로 그치기 마련입니다.
⊙장은숙(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장): 개인 학생이나 일선 교사에게 맡겨놓기보다는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어떤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 이 시기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수능 이후 수험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에 지역 사회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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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해방, 방황하는 수험생들
    • 입력 2002-11-0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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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 아마 지금쯤 큰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해방감을 맛보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고3 재학생들은 학교에 가도 딱히 할 일이 없는 게 또 우리 교육 현실입니다. 오늘 이 문제를 원종진, 천희성 두 기자가 집중취재로 다뤄봤습니다. ⊙기자: 시험을 잘 봤건 못 봤건 공연장을 찾은 수험생의 마음은 날아갈 듯 가볍습니다. 그 동안 쌓인 긴장이 신나는 리듬에 일순간 풀어집니다. ⊙한가람(수험생): 공부한 것 때문에 스트레스 쌓이고 그랬는데 우선 기분 풀어져서 좋고요. 어쨌든 편한 것 같아요. ⊙기자: 수능이 끝나면 꼭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은 수험생도 많습니다. ⊙위주형(수험생): 영화도 볼 겸해서 같이, 엄마랑 같이 왔어요. ⊙기자: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잘못인 줄 알면서도 어른들 눈을 피해 술집을 찾았습니다. ⊙수험생: 수능을 봤는데요. 답안지를 밀려 써 가지고 기분 안 좋아 가지고 왔어요. ⊙기자: 유흥가에서는 밤 늦게까지 비틀거리는 수험생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다가 어젯밤 경찰의 계도를 받은 수험생만도 3500만명에 이릅니다. 갑자기 주어진 시간은 많은데 딱히 할 일이 없는 수험생들은 방황하기 쉽습니다. ⊙수험생: 솔직히 지금은 시간을 정할 수 없는 거고, 내가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도 모르는데 뭐가 필요한지 모르잖아요. ⊙기자: 그래서 들뜬 마음에 탈선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박용선(서울 YMCA 청소년 사업부): 자기가 하고 싶어했던 일, 평상시에 못 했던 것들을 준비하고 자기가 할 수 있다고 그러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될 자기 소질들을 개발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대학 입학까지는 앞으로 석 달. 지난 3년 못지않은 중요한 시기입니다. KBS뉴스 원종진입니다. ⊙기자: 아직 점심시간도 안 됐지만 3학년 학생들은 벌써 집으로 향합니다. 수능시험이 끝나서 정상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동윤(수험생): 일단 다른 학교 애들 나오고 애들 다 나오니까 나오는 거죠. 제도가 그렇게 돼 있으니까요. ⊙기자: 3학년 2학기 학사일정은 내년 2월까지 잡혀 있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사실상 수업은 끝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특히 논술시험을 보지 않는 수험생들은 학교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지도교사: (학생들은)오전까지는 잡아보려고 하고 있고요. 오후까지는 잡아둘 수가 없어요. 진학을 위한 준비도 해야 되고... ⊙기자: 해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육청마다 일선 학교에 이 기간을 위한 특별 수업 계획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대부분 진학지도에 밀려서 형식적인 계획으로 그치기 마련입니다. ⊙장은숙(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장): 개인 학생이나 일선 교사에게 맡겨놓기보다는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어떤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 이 시기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수능 이후 수험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에 지역 사회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뉴스 천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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