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양심

입력 1995.07.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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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참혹한 사고현장에는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사랑의 손길을 펴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만, 그런가하면 사고 뒷수습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유족들을 또 한 번 울리는 파렴치한들도 적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게 우리의 다른 한쪽 모습이기도 합니다.

김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철민 기자 :

졸지에 당한 참사에 유족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사고 뒤처리로 모두가 어수선한 틈을 타 유족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울리는 얌체족들이 있습니다.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쓰고 옷가지에 보석. 골프채 등, 보이는 대로 주워 담기 바쁩니다.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들도 수난을 당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누군가 유리창을 깨고 카폰을 떼가 버렸습니다. 아예 카스테레오까지 훔쳐간 극성스런 도둑도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마다 빈 서랍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매장도 좀도둑들의 약탈로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백화점 지하 1층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입니다. 이 슈퍼마켓에 있는 13개 금고는 모두 이처럼 텅텅 비어있습니다. 심지어는 가짜로 유족행세를 하며 장례비를 쟁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세용 (실종자 가족) :

장례비 타 먹으려고 그러고 그런 거 노리는 사람이 여기 지금 별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요


김철민 기자 :

오토바이 가게 종업원인 김 모 군은 멀쩡히 살아있는 이모를 잃었다며 남의 시신 앞에 빈소까지 차려놓고 장례비를 받아 생겼습니다.


장례비 사기범 :

구경하러 갔다가 장례비 준다기에 (그 돈이 탐나)…….


김철민 기자 :

이웃들의 아픔을 짓밟는 부끄러운 모습들입니다.

KBS 뉴스, 김철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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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러운 양심
    • 입력 1995-07-04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참혹한 사고현장에는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사랑의 손길을 펴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만, 그런가하면 사고 뒷수습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서 유족들을 또 한 번 울리는 파렴치한들도 적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게 우리의 다른 한쪽 모습이기도 합니다.

김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철민 기자 :

졸지에 당한 참사에 유족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사고 뒤처리로 모두가 어수선한 틈을 타 유족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울리는 얌체족들이 있습니다. 작업복에 안전모까지 쓰고 옷가지에 보석. 골프채 등, 보이는 대로 주워 담기 바쁩니다.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들도 수난을 당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누군가 유리창을 깨고 카폰을 떼가 버렸습니다. 아예 카스테레오까지 훔쳐간 극성스런 도둑도 있습니다. 사무실 책상마다 빈 서랍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매장도 좀도둑들의 약탈로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백화점 지하 1층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입니다. 이 슈퍼마켓에 있는 13개 금고는 모두 이처럼 텅텅 비어있습니다. 심지어는 가짜로 유족행세를 하며 장례비를 쟁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세용 (실종자 가족) :

장례비 타 먹으려고 그러고 그런 거 노리는 사람이 여기 지금 별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요


김철민 기자 :

오토바이 가게 종업원인 김 모 군은 멀쩡히 살아있는 이모를 잃었다며 남의 시신 앞에 빈소까지 차려놓고 장례비를 받아 생겼습니다.


장례비 사기범 :

구경하러 갔다가 장례비 준다기에 (그 돈이 탐나)…….


김철민 기자 :

이웃들의 아픔을 짓밟는 부끄러운 모습들입니다.

KBS 뉴스, 김철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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