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떼먹기 관행

입력 1995.07.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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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서울시가 발주한 150억짜리 지하철 건설공사가 하청과정에서 무려 110억 원이 깎여 40억 공사로 둔갑했습니다. 110억이라는 엄청난 돈이 업자의 주머니로 빠져 나가고 부실공사는 불을 보듯 뻔 한데도 서울시는 그냥 앉아만 있습니다.

성창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성창경 기자 :

서울시 합정동 일대의 지하철 6호선 바닥 굴착공시를 말은 부산토건. 부산측은 이 공사를 서울시로부터 공동 낙찰 받은 임광토건과 성원건설로부터 지난해 42억 원에 하청 받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임광과 성원건설은 이 공사를 서울시로부터 154억 원에 낙찰 받았고 하청업체에게는 절반도 안 되는 60억 원에 공사를 말기겠다는 계약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서울시는 원청업체가 가만히 앉아서 백억 원 정도를 떼먹어도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부대입찰에서 하도급은 쌍방의 계약이기 때문에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김상철 (서울지하철 건설본부 파장) :

부실공사가 안 되도록 사전에 관리감독 하는 방법밖에 없지 이 금액을 더 올려줘라 이런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에…….


성창경 기자 :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 지하철 공사에서 원청업체가 낙찰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공사비를 떼먹고 대신 부실로 채우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강 건너 물 구경 하듯 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46억 공시는 28억 원으로 35억 공시는 20억 원 그리고 23억 공사는 13억 공사로 둔갑되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그저 바라만보고 있습니다.

원청업체의 공사비 떼먹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임광토건 등이 부산토건에 정작 공사를 줄 때에는 당초 계약금액 60억 원에서 18억 원을 뗀 42억 원에 하청 줬습니다. 부산토건은 공정 56%인 현재 77억 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가 벌써 3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면서도 이 사실을 쉬쉬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체 현장관계자 :

억울하고 서러운 게 많지만 실제가서 원청들한테 항의하면 공사기성도 제대로 물어주지도 않고 다음 공사로 자기들끼리 소문 다 내가지고 공사 물량도 안주고 하니까…….


성창경 기자 :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짓는 지하철 공사. 이 공사대금의 반 이상이 실제 공사에 쓰이지 않고 업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놀라운 사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부실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부실공사 추방은 이제 허울 좋은 구호가 아니라 올바론 하도급 관행정착에 달려있습니다.

KBS 뉴스, 성창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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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비 떼먹기 관행
    • 입력 1995-07-06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서울시가 발주한 150억짜리 지하철 건설공사가 하청과정에서 무려 110억 원이 깎여 40억 공사로 둔갑했습니다. 110억이라는 엄청난 돈이 업자의 주머니로 빠져 나가고 부실공사는 불을 보듯 뻔 한데도 서울시는 그냥 앉아만 있습니다.

성창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성창경 기자 :

서울시 합정동 일대의 지하철 6호선 바닥 굴착공시를 말은 부산토건. 부산측은 이 공사를 서울시로부터 공동 낙찰 받은 임광토건과 성원건설로부터 지난해 42억 원에 하청 받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임광과 성원건설은 이 공사를 서울시로부터 154억 원에 낙찰 받았고 하청업체에게는 절반도 안 되는 60억 원에 공사를 말기겠다는 계약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습니다. 서울시는 원청업체가 가만히 앉아서 백억 원 정도를 떼먹어도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부대입찰에서 하도급은 쌍방의 계약이기 때문에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김상철 (서울지하철 건설본부 파장) :

부실공사가 안 되도록 사전에 관리감독 하는 방법밖에 없지 이 금액을 더 올려줘라 이런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에…….


성창경 기자 :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 지하철 공사에서 원청업체가 낙찰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공사비를 떼먹고 대신 부실로 채우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강 건너 물 구경 하듯 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46억 공시는 28억 원으로 35억 공시는 20억 원 그리고 23억 공사는 13억 공사로 둔갑되고 있는데도 서울시는 그저 바라만보고 있습니다.

원청업체의 공사비 떼먹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임광토건 등이 부산토건에 정작 공사를 줄 때에는 당초 계약금액 60억 원에서 18억 원을 뗀 42억 원에 하청 줬습니다. 부산토건은 공정 56%인 현재 77억 원이 넘는 공사비가 들어가 벌써 35억 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면서도 이 사실을 쉬쉬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체 현장관계자 :

억울하고 서러운 게 많지만 실제가서 원청들한테 항의하면 공사기성도 제대로 물어주지도 않고 다음 공사로 자기들끼리 소문 다 내가지고 공사 물량도 안주고 하니까…….


성창경 기자 :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짓는 지하철 공사. 이 공사대금의 반 이상이 실제 공사에 쓰이지 않고 업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놀라운 사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부실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부실공사 추방은 이제 허울 좋은 구호가 아니라 올바론 하도급 관행정착에 달려있습니다.

KBS 뉴스, 성창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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