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길도 불안하다

입력 1995.07.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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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 앵커 :

건물의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도로의 안전입니다. 특히, 고가도로와 터널 같은 시설물은 한 치의 빈틈없이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사정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김종진 앵커 :

잇따른 대형사고로 시설물 안전관리와 보수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하고 있는 서울시의 안이한 자세를 꼬집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강덕 기자의 취재입니다.


이강덕 기자 :

밀려드는 차량들로 청계고가도로는 하루 종일 붐빕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차량들은 하루 평균 10만여 대. 소형차들만 다니도록 통제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하자가 늘고 있습니다.

고가도로 상판의 밑 부분입니다. 스며든 물로 콘크리트와 철판이 썩어있습니다. 상판을 받쳐주는 받침대인 주영보마저 녹이 슬대로 슬어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는 작은 충격에도 힘없이 부서집니다. 강도측정기로도 상판의 약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콘크리트는 270강도 이상인데 비해 고가도로에서 나은 것은 대부분 200강도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8km에 이르는 상판과 주영보가 약간씩은 차이나 있지만 이미 힘을 잃은 상태입니다. 물론,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작업은 상판 등, 주로 보이는 곳에 치중되고 있습니다.


이성래 (청계고가 보수공사 감리단장) :

하부는 부분적으로 보수하고 상판 트러브는 청계4가까지 전면보수를 실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강덕 기자 :

교각 가운데는 이미 상태가 위험한 곳도 있습니다.


안삼현 (두산엔지니어링 과장) :

두께가 3cm이상 되게 돼 있는데 지금 그게 이거 보면 한 1cm정도밖에 안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게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철근은 완전히 녹슬었군요?”


예. 지금 녹슬어서 이상태보면 반절정도가 없어진 상태입니다.


이강덕 기자 :

균열이 발견된 교각만 해도 40여 개를 넘지만 위험진단만 이뤄진 상태고 복개천 아래 부분은 이런 진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현고가도로도 지어진지 20년이 넘어서 곳곳에 하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들이 교각 여기저기에 얹혀 있습니다. 고가도로 전체를 지탱해주는 교각의 균열이 이미 심각한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교각 속에 빗물이 스며들어서 콘크리트 강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이른바 백화현상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화현상은 이제 장마철 비로 더 심해지겠지만 그러나 보수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터널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천장과 벽에 균열이 생겨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벽면일부는 손바닥 두께만큼 튀어나와 있습니다.


조주성 (대호건설 현장소장) :

벽체를 타고 물이 새니까요 그거 갖다가 막는 거 그것이 중요 합니다. 그게 한 50여군대가 있거든요.


이강덕 기자 :

앞으로 교통을 통제하고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라지만 배수공사에 치중할 예정이어서 안전도를 얼마나 높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터널 중에서 차량통행이 가장 많은 이 남산3호 터널도 성치 못합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몇 차례 내부세척과 방수공사를 했지만 터널 벽에서는 여전히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조주성 (서울 용산구청 터널관리담당) :

안전진단을 저희가 매년마다 받고 있고 현재까지는 이상 없습니다.


이강덕 기자 :

서울에 있는 16개 터널가운데 많은 수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병환 (서울대 교수) :

일상적으로 항상 유지관리가 이루어져야 되기 때문에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조직, 인원, 예산이 과감히 확충이 되어서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강덕 기자 :

새로운 시설의 건설 못지않게 기존시설의 관리 유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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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찻길도 불안하다
    • 입력 1995-07-09 21:00:00
    뉴스 9

유정아 앵커 :

건물의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도로의 안전입니다. 특히, 고가도로와 터널 같은 시설물은 한 치의 빈틈없이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사정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김종진 앵커 :

잇따른 대형사고로 시설물 안전관리와 보수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하고 있는 서울시의 안이한 자세를 꼬집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강덕 기자의 취재입니다.


이강덕 기자 :

밀려드는 차량들로 청계고가도로는 하루 종일 붐빕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차량들은 하루 평균 10만여 대. 소형차들만 다니도록 통제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하자가 늘고 있습니다.

고가도로 상판의 밑 부분입니다. 스며든 물로 콘크리트와 철판이 썩어있습니다. 상판을 받쳐주는 받침대인 주영보마저 녹이 슬대로 슬어서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는 작은 충격에도 힘없이 부서집니다. 강도측정기로도 상판의 약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콘크리트는 270강도 이상인데 비해 고가도로에서 나은 것은 대부분 200강도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8km에 이르는 상판과 주영보가 약간씩은 차이나 있지만 이미 힘을 잃은 상태입니다. 물론,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수작업은 상판 등, 주로 보이는 곳에 치중되고 있습니다.


이성래 (청계고가 보수공사 감리단장) :

하부는 부분적으로 보수하고 상판 트러브는 청계4가까지 전면보수를 실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강덕 기자 :

교각 가운데는 이미 상태가 위험한 곳도 있습니다.


안삼현 (두산엔지니어링 과장) :

두께가 3cm이상 되게 돼 있는데 지금 그게 이거 보면 한 1cm정도밖에 안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게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철근은 완전히 녹슬었군요?”


예. 지금 녹슬어서 이상태보면 반절정도가 없어진 상태입니다.


이강덕 기자 :

균열이 발견된 교각만 해도 40여 개를 넘지만 위험진단만 이뤄진 상태고 복개천 아래 부분은 이런 진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현고가도로도 지어진지 20년이 넘어서 곳곳에 하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들이 교각 여기저기에 얹혀 있습니다. 고가도로 전체를 지탱해주는 교각의 균열이 이미 심각한 상태입니다. 콘크리트 교각 속에 빗물이 스며들어서 콘크리트 강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이른바 백화현상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화현상은 이제 장마철 비로 더 심해지겠지만 그러나 보수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터널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천장과 벽에 균열이 생겨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벽면일부는 손바닥 두께만큼 튀어나와 있습니다.


조주성 (대호건설 현장소장) :

벽체를 타고 물이 새니까요 그거 갖다가 막는 거 그것이 중요 합니다. 그게 한 50여군대가 있거든요.


이강덕 기자 :

앞으로 교통을 통제하고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일 계획이라지만 배수공사에 치중할 예정이어서 안전도를 얼마나 높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터널 중에서 차량통행이 가장 많은 이 남산3호 터널도 성치 못합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몇 차례 내부세척과 방수공사를 했지만 터널 벽에서는 여전히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조주성 (서울 용산구청 터널관리담당) :

안전진단을 저희가 매년마다 받고 있고 현재까지는 이상 없습니다.


이강덕 기자 :

서울에 있는 16개 터널가운데 많은 수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병환 (서울대 교수) :

일상적으로 항상 유지관리가 이루어져야 되기 때문에 유지관리를 할 수 있는 조직, 인원, 예산이 과감히 확충이 되어서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강덕 기자 :

새로운 시설의 건설 못지않게 기존시설의 관리 유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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