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군사 쿠데타 사형수 8인의 최후

입력 1995.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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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5.16군사 쿠데타 후 혁명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자유당정권의 최인규 내무장관과 정치깡패 두목 이정재 씨 등 사형수 8명의 최후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이 사진들에는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의 뒤늦은 후회와 체념 등이 생생하게 나타나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준희 기자 :

자유당 말기 내무장관을 지낸 최인규 씨 당시 3.15부정선거 책임자로 지목돼 61년 12월 21일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승만 박사의 재당선은 자신의 소신이라고 밝힐 만큼 최후진술을 하는 모습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자유당 말기 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권세를 누렸던 경무대 경호관 곽영주 경무대앞 시위대에게 발포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정치깡패의 대명사였던 이정재 마지막까지 자신의 죽음을 몰랐던 그는 얼굴에 보자기가 씌워지고 온몸에 오탓줄이 걸쳐지자 두려움에 두주 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사형수는 이곳에서 모든 준비가 끝나면 교수대에 앉혀지고 마룻바닥이 꺼지면서 사형이 집행됩니다. 역시 정치깡패로 자유당시절 영화계를 한손에 쥐고 주무르던 임화수 4.18고려대생 습격사건으로 사형이 확정된 뒤 최후진술에서 특히 어머니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좌익사건인 이른바 민족일보 사건으로 불과 32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그리고 당시 진보적인 사회당 간부였던 최백근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이밖에 폭력배 신정식 씨는 사형장에서 뒤늦은 후회의 모습을 보였으며 밀수범 한필국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억울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형이 집행된 장소는 벽돌담으로 둘러싸인 15평정도의 목조건물로 지하실에서 바라본 형장은 인과응보의 섬뜩함을 느끼게 합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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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6 군사 쿠데타 사형수 8인의 최후
    • 입력 1995-09-18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5.16군사 쿠데타 후 혁명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자유당정권의 최인규 내무장관과 정치깡패 두목 이정재 씨 등 사형수 8명의 최후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이 사진들에는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의 뒤늦은 후회와 체념 등이 생생하게 나타나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준희 기자 :

자유당 말기 내무장관을 지낸 최인규 씨 당시 3.15부정선거 책임자로 지목돼 61년 12월 21일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승만 박사의 재당선은 자신의 소신이라고 밝힐 만큼 최후진술을 하는 모습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자유당 말기 부통령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권세를 누렸던 경무대 경호관 곽영주 경무대앞 시위대에게 발포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정치깡패의 대명사였던 이정재 마지막까지 자신의 죽음을 몰랐던 그는 얼굴에 보자기가 씌워지고 온몸에 오탓줄이 걸쳐지자 두려움에 두주 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사형수는 이곳에서 모든 준비가 끝나면 교수대에 앉혀지고 마룻바닥이 꺼지면서 사형이 집행됩니다. 역시 정치깡패로 자유당시절 영화계를 한손에 쥐고 주무르던 임화수 4.18고려대생 습격사건으로 사형이 확정된 뒤 최후진술에서 특히 어머니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좌익사건인 이른바 민족일보 사건으로 불과 32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그리고 당시 진보적인 사회당 간부였던 최백근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습니다. 이밖에 폭력배 신정식 씨는 사형장에서 뒤늦은 후회의 모습을 보였으며 밀수범 한필국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억울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형이 집행된 장소는 벽돌담으로 둘러싸인 15평정도의 목조건물로 지하실에서 바라본 형장은 인과응보의 섬뜩함을 느끼게 합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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