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일씨 망명, 북한상층부 동요가 원인

입력 1996.0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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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오늘 귀국한 현성일씨는 그의 아버지가 함경남도 당책임 비서겸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입니다. 또 작은아버지는 인민군 대장으로 군수물자를 총괄하고 있는 후방 총국장입니다. 북한사회에서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고위간부 집안 출신인 현씨 부부가 망명한데는 체제붕괴 위기를 느끼고 있는 북한 상층부의 심리적인 동요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황상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황상무 기자 :

지아비를 홀로 남겨두고 사선을 넘었던 탈출극은 보름만에 해피엔딩으로 극적인 막을 내렸습니다. 최수봉씨 탈출뒤 대사 김흥성과 남편 현씨에게 내려진 평양 소환명령이 비행기삯조차 부족한 현지 공관 사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마침내 기회가 온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남한측에 납치라고 주장했던 현씨의 행적, 무시할 수 없는 그의 가문배경이 감시를 소홀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버지 현철규와 숙부 현철해는 김정일과 같은 만경대 혁명유자녀학원 출신으로 모두 북한 권력서열 70위권내에 드는 이른바 혁명2세대들 입니다. 덕분에 그는 북한의 최고엘리트만 가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다녔고 여기서 그의 부인을 만났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한뒤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만하던 현씨가 갑자기 해외공관으로 파견된 것은 최근 심각해진 경제난으로 북한 고위층들이 벌이고 있는 자녀들의 해외 빼돌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수봉씨의 망명이 있기 사흘전 시아버지 현철규는 이례적으로 공식행사에서 사라져 신변에 변화가 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때를 대비한 자녀 빼돌리기가 결국 망명으로 이어진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고위층 자녀의 해외도피 중심처는 바로 잠비아 대사관으로 지난번 귀순한 차성근씨 역시 북한의 이름있는 집안의 자제였습니다.

현성일씨의 망명을 계기로 파산지경에 이른 북한 해외공관들의 경비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경우 자체 경비조달을 위해서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는 상아와 코뿔소 뿔까지 밀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벌목공에서 최고 엘리트까지 최근의 북한 인사들의 망명은 북한체제 내부에 심각한 동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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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성일씨 망명, 북한상층부 동요가 원인
    • 입력 1996-01-30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오늘 귀국한 현성일씨는 그의 아버지가 함경남도 당책임 비서겸 중앙인민위원회 위원입니다. 또 작은아버지는 인민군 대장으로 군수물자를 총괄하고 있는 후방 총국장입니다. 북한사회에서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고위간부 집안 출신인 현씨 부부가 망명한데는 체제붕괴 위기를 느끼고 있는 북한 상층부의 심리적인 동요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황상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황상무 기자 :

지아비를 홀로 남겨두고 사선을 넘었던 탈출극은 보름만에 해피엔딩으로 극적인 막을 내렸습니다. 최수봉씨 탈출뒤 대사 김흥성과 남편 현씨에게 내려진 평양 소환명령이 비행기삯조차 부족한 현지 공관 사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마침내 기회가 온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자청해 남한측에 납치라고 주장했던 현씨의 행적, 무시할 수 없는 그의 가문배경이 감시를 소홀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버지 현철규와 숙부 현철해는 김정일과 같은 만경대 혁명유자녀학원 출신으로 모두 북한 권력서열 70위권내에 드는 이른바 혁명2세대들 입니다. 덕분에 그는 북한의 최고엘리트만 가는 김일성 종합대학을 다녔고 여기서 그의 부인을 만났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한뒤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만하던 현씨가 갑자기 해외공관으로 파견된 것은 최근 심각해진 경제난으로 북한 고위층들이 벌이고 있는 자녀들의 해외 빼돌리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수봉씨의 망명이 있기 사흘전 시아버지 현철규는 이례적으로 공식행사에서 사라져 신변에 변화가 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런때를 대비한 자녀 빼돌리기가 결국 망명으로 이어진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고위층 자녀의 해외도피 중심처는 바로 잠비아 대사관으로 지난번 귀순한 차성근씨 역시 북한의 이름있는 집안의 자제였습니다.

현성일씨의 망명을 계기로 파산지경에 이른 북한 해외공관들의 경비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경우 자체 경비조달을 위해서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는 상아와 코뿔소 뿔까지 밀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벌목공에서 최고 엘리트까지 최근의 북한 인사들의 망명은 북한체제 내부에 심각한 동요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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