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 왕도없다

⊙류근찬 앵커 :

재판부가 이처럼 강제구인을 결정한 것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커다란 질곡이었던 12.12와 5.18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엄정한 법집행에 예외일 수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강석훈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강석훈 기자 :

12.12 5.18 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으로 결정된 직후 권성 부장판사의 첫마디 말은 재판에 왕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고 원리원칙대로 공판을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 3번이나 소환장을 보낸뒤 끝내 강제구인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러한 재판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차 소환장을 보낼 때는 재판장이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 법정 증언을 간곡히 요청하는 개인편지까지 동봉했지만 증언을 거부 당했습니다. 지난 4일 공판에서는 2차 소환을 거부한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 10만원의 과태료까지 부과하면서 법정 출두를 독촉했지만 오늘 열린 공판에서도 최규하 전 대통령측은 법정증언을 거부했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기간중의 통치행위로 증언을 하는 것이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논리를 폈지만 재판부는 국익 논리를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며 강제구인 결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역시 증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창 (최규하 전 대통령 법률고문) :

그 어른의 소신 때문에 증언을 하지 않으실 것으로 봅니다.

⊙강석훈 기자 :

최규하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끝까지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는 것 외에 다른 법적 제재 수단은 없습니다. 결국 12.12 5.18 사건의 진실규명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 역사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KBS 뉴스, 강석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