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두루미떼 서식

입력 1996.11.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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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이런 희귀동물들이 갈곳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전남 순천만 일대에는 희귀철새인 흑두리미떼가 찾아왔습니다만 이 지역에 최근 골재채취 허가가 나는 바람에 철새들이 갈곳을 잃게 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김명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명섭 기자 :

전세계적으로 몇천마리 밖에 남지 않은 흑두루미떼 50마리가 짝을 이뤄 순천만 갯벌 논에서 벼 이삭을 먹고 있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머리쪽을 제외한 온몸이 검고 크기가 1미터나 되는 흑두루미떼는 매년 겨울철이면 150마리 가량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데 남해안 일대에서 이렇게 많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취재진이 접근하자 경계를 서고 있던 4마리의 흑두루미가 신호를 보내 50마리가 일제히 하늘로 올라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지난주 한국 교원대 김수희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이곳 순천만엔 흑두루미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새와 저어새 재두루미들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관석 (순천만 지키기 시민위원) :

거의 황새가 멸종상태인걸로 알고 있었었는데 황새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배안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는 바람에 배가 하마트면 뒤집힐뻔 했습니다.


⊙김명섭 기자 :

이렇게 세계적으로 휘귀한 철새들이 이곳에서 함께 발견되고 있는 것은 이곳 순천만이 동천 강물과 바다가 합류해 발달된 습지여서 먹이가 풍부해 야생동물들이 살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천혜의 철새 도래지가 무분별한 골재 채취와 갈대숲 훼손으로 파괴될 위험에 놓이게 됐습니다. 순천시가 하천 정비사업으로 지난 9월에 골재채취 허가를 내줬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을숙도가 훼손된뒤 철새떼들이 이곳으로 몰려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순천만 갈대숲마저 사라지면 희귀철새들이 갈곳을 잃게 된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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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두루미떼 서식
    • 입력 1996-11-20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이런 희귀동물들이 갈곳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전남 순천만 일대에는 희귀철새인 흑두리미떼가 찾아왔습니다만 이 지역에 최근 골재채취 허가가 나는 바람에 철새들이 갈곳을 잃게 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김명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명섭 기자 :

전세계적으로 몇천마리 밖에 남지 않은 흑두루미떼 50마리가 짝을 이뤄 순천만 갯벌 논에서 벼 이삭을 먹고 있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머리쪽을 제외한 온몸이 검고 크기가 1미터나 되는 흑두루미떼는 매년 겨울철이면 150마리 가량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데 남해안 일대에서 이렇게 많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취재진이 접근하자 경계를 서고 있던 4마리의 흑두루미가 신호를 보내 50마리가 일제히 하늘로 올라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지난주 한국 교원대 김수희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이곳 순천만엔 흑두루미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새와 저어새 재두루미들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관석 (순천만 지키기 시민위원) :

거의 황새가 멸종상태인걸로 알고 있었었는데 황새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배안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는 바람에 배가 하마트면 뒤집힐뻔 했습니다.


⊙김명섭 기자 :

이렇게 세계적으로 휘귀한 철새들이 이곳에서 함께 발견되고 있는 것은 이곳 순천만이 동천 강물과 바다가 합류해 발달된 습지여서 먹이가 풍부해 야생동물들이 살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천혜의 철새 도래지가 무분별한 골재 채취와 갈대숲 훼손으로 파괴될 위험에 놓이게 됐습니다. 순천시가 하천 정비사업으로 지난 9월에 골재채취 허가를 내줬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을숙도가 훼손된뒤 철새떼들이 이곳으로 몰려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순천만 갈대숲마저 사라지면 희귀철새들이 갈곳을 잃게 된다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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