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호텔건물 27층서 30대 남자 정치인 빗대어 370만원 살포

입력 1997.05.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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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맨앞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오늘 낮 서울에서는 호텔건물 27층에서 한 30대 남자가 3백만원이 넘는 돈을 창밖으로 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돈을 뿌리면서 외친 말은 정치인들아 내돈도 먹어봐라였다고 그럽니다. 오늘 이 일대가 엉망이 됐던건 두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서영준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서영준 기자 :

하늘에서 돈이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벌떼같이 몰려듭니다. 일대는 돈을 줍는 시민들로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돈을 주운뒤 정신없이 달아나는 사람에다 몸싸움도 예사로이 일어납니다. 단돈 천원에 몸이 다치는 위험까지도 감수합니다. 한편의 영화같은 이 장면은 그러나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오늘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지난 20년간 건설현장 노무자로 일해온 올해 37살의 김남식氏입니다. 김氏는 어제 밤 이 호텔에 투숙한 뒤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청소를 위해 직원이 문을 열어놓은 사이 27층 객실로 몰래 숨어들어가 이같은 소동을 벌였습니다. 경찰의 접근을 거부한 채 40여분간 계속되던 김氏의 오늘 소동은 취재진의 설득으로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호텔직원.김남식氏 협상 :

여기 기자분하고 카메라 기자 있지 두분만 들어가시고...


⊙서영준 기자 :

문을 연 김氏가 본사 취재진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힌뒤 경찰에 곧 연행됐습니다.


"여기 왜 올라오셨어요?"


⊙김남식 (오늘 돈뿌린 사람, 서울 성내동) :

아, 돈이 그렇게 절실하게 필요한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내돈이라도 보태줄려고...


⊙서영준 기자 :

오늘 벌어진 이 소동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최근의 국민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두현 (직장인) :

국민들의 어떤 마음속에 있는 정서를 더 대변할 수 있을 정도의 어떤 강렬한 메세지를...


⊙이영하 (직장인) :

그 사람 한사람이 용감하게 대표되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영준 기자 :

김氏가 오늘 뿌린 돈은 천원과 만원짜리 370만원 그러나 돌아온 돈은 단돈 8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경찰은 김氏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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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내 호텔건물 27층서 30대 남자 정치인 빗대어 370만원 살포
    • 입력 1997-05-27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맨앞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오늘 낮 서울에서는 호텔건물 27층에서 한 30대 남자가 3백만원이 넘는 돈을 창밖으로 뿌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돈을 뿌리면서 외친 말은 정치인들아 내돈도 먹어봐라였다고 그럽니다. 오늘 이 일대가 엉망이 됐던건 두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서영준 기자가 그 현장 취재했습니다.


⊙서영준 기자 :

하늘에서 돈이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벌떼같이 몰려듭니다. 일대는 돈을 줍는 시민들로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돈을 주운뒤 정신없이 달아나는 사람에다 몸싸움도 예사로이 일어납니다. 단돈 천원에 몸이 다치는 위험까지도 감수합니다. 한편의 영화같은 이 장면은 그러나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오늘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지난 20년간 건설현장 노무자로 일해온 올해 37살의 김남식氏입니다. 김氏는 어제 밤 이 호텔에 투숙한 뒤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청소를 위해 직원이 문을 열어놓은 사이 27층 객실로 몰래 숨어들어가 이같은 소동을 벌였습니다. 경찰의 접근을 거부한 채 40여분간 계속되던 김氏의 오늘 소동은 취재진의 설득으로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호텔직원.김남식氏 협상 :

여기 기자분하고 카메라 기자 있지 두분만 들어가시고...


⊙서영준 기자 :

문을 연 김氏가 본사 취재진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힌뒤 경찰에 곧 연행됐습니다.


"여기 왜 올라오셨어요?"


⊙김남식 (오늘 돈뿌린 사람, 서울 성내동) :

아, 돈이 그렇게 절실하게 필요한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에 내돈이라도 보태줄려고...


⊙서영준 기자 :

오늘 벌어진 이 소동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최근의 국민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두현 (직장인) :

국민들의 어떤 마음속에 있는 정서를 더 대변할 수 있을 정도의 어떤 강렬한 메세지를...


⊙이영하 (직장인) :

그 사람 한사람이 용감하게 대표되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영준 기자 :

김氏가 오늘 뿌린 돈은 천원과 만원짜리 370만원 그러나 돌아온 돈은 단돈 8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경찰은 김氏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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