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 중국 접경지대로 국경넘어 식량구걸

입력 1997.06.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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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최근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대인 연변에서는 두만강을 건너 이곳으로 오는 북한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서 비참한 북한의 지금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올들어 식량난이 더욱 심해지면서 이제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군인들까지도 스스로 국경을 넘어와서 구걸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저희 KBS 북한 취재반의 설명입니다.


⊙북한 취재반 :

중국 접경지대의 두만강을 따라 초소를 지키고 있는 북한의 경비병들, 이 경비병들도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수시로 두만강을 넘고 있다고 이곳 주민들은 말합니다.


"쌀도 가져가고, 옷도 가져가고, 먹기도 하고..."


지난달 25일밤 12시, 북한의 양강도 산장과 마주하고 있는 연변 화룡시 승선지내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한 북한군 병사가 넘어왔습니다. 올해 나이 20살, 아직 앳띤 소년의 티를 벗지못한 이 병사는 하루 5백그램의 보리가 배급의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보리)껍질 두번만 벗겨, 목구멍 깔깔해."


이 어린 병사가 초소를 빠져나온 것은 24일밤 10시, 폭 50미터에 불과한 두만강을 건너는 일이 쉬웠지만 고개 두개를 넘어 십리나 되는 산길을 오르는데는 두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이 병사는 17살에 입대해 4년 동안 군복무를 했지만 아직 한번도 휴가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북조선 죽는 사람 많다, 부모 사망증명 있어야 집에 갈 수 있어."


이 병사는 김정일이 오는 7월 김일성의 삼년상이 끝나면 전쟁을 할 것이라고 전군에 공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7월달에 전쟁한다. 전쟁하면 김정일이 누군가 보여줄 것."


"전쟁은 무엇하러 하나?"


"조국을 통일해야 하지 않나?"


키가 150cm나 될까말까한 왜소한 체구에 상처투성이인 이 군인이 가져온 물건은 강아지 한마리와 가짜 물소뿔, 이 병사는 새벽 2시 쌀 반말과 중국돈 2백원을 받아 되돌아갔습니다. 체제의 보호를 하는 군인들마저 국경을 넘어 구걸과 암거래를 할 정도로 북한은 지금 최대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고 연변 사람들은 말합니다.

지금까지 북한 취재반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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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주민들, 중국 접경지대로 국경넘어 식량구걸
    • 입력 1997-06-16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최근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대인 연변에서는 두만강을 건너 이곳으로 오는 북한주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서 비참한 북한의 지금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올들어 식량난이 더욱 심해지면서 이제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군인들까지도 스스로 국경을 넘어와서 구걸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저희 KBS 북한 취재반의 설명입니다.


⊙북한 취재반 :

중국 접경지대의 두만강을 따라 초소를 지키고 있는 북한의 경비병들, 이 경비병들도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수시로 두만강을 넘고 있다고 이곳 주민들은 말합니다.


"쌀도 가져가고, 옷도 가져가고, 먹기도 하고..."


지난달 25일밤 12시, 북한의 양강도 산장과 마주하고 있는 연변 화룡시 승선지내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한 북한군 병사가 넘어왔습니다. 올해 나이 20살, 아직 앳띤 소년의 티를 벗지못한 이 병사는 하루 5백그램의 보리가 배급의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보리)껍질 두번만 벗겨, 목구멍 깔깔해."


이 어린 병사가 초소를 빠져나온 것은 24일밤 10시, 폭 50미터에 불과한 두만강을 건너는 일이 쉬웠지만 고개 두개를 넘어 십리나 되는 산길을 오르는데는 두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이 병사는 17살에 입대해 4년 동안 군복무를 했지만 아직 한번도 휴가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북조선 죽는 사람 많다, 부모 사망증명 있어야 집에 갈 수 있어."


이 병사는 김정일이 오는 7월 김일성의 삼년상이 끝나면 전쟁을 할 것이라고 전군에 공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7월달에 전쟁한다. 전쟁하면 김정일이 누군가 보여줄 것."


"전쟁은 무엇하러 하나?"


"조국을 통일해야 하지 않나?"


키가 150cm나 될까말까한 왜소한 체구에 상처투성이인 이 군인이 가져온 물건은 강아지 한마리와 가짜 물소뿔, 이 병사는 새벽 2시 쌀 반말과 중국돈 2백원을 받아 되돌아갔습니다. 체제의 보호를 하는 군인들마저 국경을 넘어 구걸과 암거래를 할 정도로 북한은 지금 최대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고 연변 사람들은 말합니다.

지금까지 북한 취재반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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