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탑 흔들린다

⊙ 김종진 앵커 :

수출 전진기지라 할 수 있는 각 지방의 공단들이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의 호기를 구가하지 못한 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수입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지난달에만 휴폐업 업체수가 백군데를 넘어섰고 총생산액도 34%나 줄어드는 등 IMF체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에 전종철 기자입니다.

⊙ 전종철 기자 :

남동공단 곳곳이 폐허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한 중견 가구업체 한때는 휴일에도 기계소리가 멈출지 몰랐지만 이제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연매출 5백억원대로 업계 10위권을 고수하더 이 회사는 원자재값의 폭등과 내수침체를 견디다 못해 결국 지난 19일 부도를 냈습니다.

⊙ 경비원 :

전에는 일요일날 근처 회사들이 모두 일했었지만 요즘은 안해요.

⊙ 전종철 기자 :

근근히 버텨나가는 기업들도 답답한 속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이 도금공장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니켈과 아연 등 수입원자재 값이 최고 150%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 윤광석 (일진도금단지 총무차장) :

가동율은 50% 이하로 떨어졌구요 수돗물값을 보면 기존 8백만원을 내던게 지난달에는 310만원을 냈습니다.

⊙ 전종철 기자 :

목재와 조립금속업 등 수입원자재 의존도가 특히 높은 남동공단은 IMF 한파의 최대 피해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남동공단의 총생산액은 2천4백여억원으로 지난해 2월의 2/3 수준에도 못 미쳤고 불과 한달사이에 무려 107개 업체가 휴업하거나 문을 닫았습니다.

⊙ 장기풍 (한국 산업단지공단 부장) :

이러한 어려움은 외환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전종철 기자 :

단지가 조성된지 10년 그동안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쌓아올린 공든탑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