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불통배상 유명무실

⊙ 백운기 앵커 :

이동전화 이용자치고 통화불편을 겪어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입니다. 팔기에만 급급하고 충분한 기지국을 세워놓지 않아서인데 이럴 경우 이용자는 손해배상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건은 너무나 까다롭고 심지어 그 보상금도 불과 몇백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승환 기자 :

충남 금산군의 한 이동전화회사 기지국입니다. 지난 20일 이곳에서 광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가 일어나 이 일대 이동전화가 6시간 넘게 먹통이 됐습니다. 인근의 논산시 기지국이 있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 이 지역 일대가 기지국 고장 때문에 불통이...

⊙ 가입자 (논산시 벌곡) :

여기도 그렇고 저기 벌곡, 도산 쪽도 그렇고.

⊙ 이승환 기자 :

이동전화 가입자 송 모씨는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가 어이없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한나절 가까이 불편을 겪은 데 대한 보상금액이 고작 642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가입자 :

하루 6백원 보상 얘기를 듣고 너무 어이없어 손해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은 것 아닌지 이걸로 끝날 수 있는지.

⊙ 이승환 기자 :

이동전화 회사측은 보상금액이 비록 얼마 안되기는 하지만 이것도 원칙적으로 손해배상해야 할 책임이 없는데도 보상해 준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하루 천통화가 넘는 기지국 사고인데도 몇백원의 보상금이라도 받은 고객은 송씨 한명 뿐이었습니다.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회사측은 보상관계를 쉬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SK텔레콤 관계자 :

불통 전화 올 때마다 원인 모르는데 일일이 보상관계 설명 어려워.

⊙ 이승환 기자 :

지난해 9월 인천과 부천에서 또 다른 이동전화 회사의 기지국 사고로 지역 가입자 20여만명이 다섯 시간 넘게 불편을 겪었지만 보상을 받은 고객은 전체의 500분의 1인 400명 선 보상금액은 역시 몇백원 씩이었습니다.

- 대체로 이런 기지국 사고라든지 불통 사고에 대해서 쉬쉬하고...

⊙ 이동전화회사 관계자 :

아, 물론이지요,

- 그럼 고객 입장에서는 왜 통화가 안되는지를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겠네요?

그렇죠.

⊙ 이승환 기자 :

심지어 한 PCS 업체는 기지국 이전 때문에 두달넘게 불통사고를 겪은 고객에게 약관에 따른 손해배상은 커녕 요금만 받아 챙겼다가 항의를 받았습니다.

⊙ 이동전화 가입자 :

제일 말이 안되는 것은 통화가 안된 시간동안 요금을 왜 빼갔냐는 거예요. 말이 안 돼요. 제가 소비자 보호센터에 고발을 하니까 바로 전화 와 가지고 할인해 주겠다고 이렇게 나오니까.

⊙ 이승환 기자 :

문제는 아무리 오랫동안 통화가 안되더라도 신고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불편을 겪다가 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최소한 8시간 이상 중단될 때만 손해배상을 해 주도록 약관이 규정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게다가 이동전화 사업자 대부분이 이용계약서에 이런 손해배상 조항조차 누락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 통신위원회 사무국장 :

(8시간 이하 사고도)사업자가 해줘야 (약관이) 너무 한정돼있고 유연성 없어

⊙ 이승환 기자 :

전화 불통으로 생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아예 나 몰라라 하거나 보상을 해줄 경우 몇백원을 보상금으로 내놓고 책임을 면하려는 이동전화 회사는 손해배상 문제에 관한한 고객보다는 자기들 위주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KBS 뉴스, 이승환입니다.